[앵커]
'자발적 거리두기'만을 강조했던 스웨덴이 결국, 부분 봉쇄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정부 차원의 강제 조치가 없던 스웨덴에서 야간 주류 판매 금지 정책에 이어 공공장소 모임 인원 제한까지 대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이나 다른 봉쇄 조치는 이뤄지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현지 소식을 이키아라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전면 봉쇄에 나선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인 스톡홀름 중심가.
여전히 시민의 자율적 방역에 맡기는 스웨덴에서는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이런 상황에 최근 스웨덴의 일일 신규확진자 수는 상반기 최고치보다 2~3배 넘는 규모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루카스 홀크비스트 / 스웨덴 스톡홀름 : 처음에는 스웨덴 문화에 맞는 스웨덴 방역 방식이 좋았어요. 하지만 반년 정도 지나고 성적표(확진·사망 통계)를 받고 보니 좋은 방식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병원마다 환자가 몰리면서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는 환자는 일주일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끝 모를 재확산 분위기에 시민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애경 / 스웨덴 스톡홀름 : 불가피하게 이동이 필요한 상황이 있을 수 있겠죠. 그러나 저는 (전면) 봉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각심 없이 자율에 맡기다 보니까 이동하면서 확진자가 더 늘어났고요.]
결국, 스웨덴은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부분 봉쇄에 나섰습니다.
스테판 뢰벤 총리는 '지난봄과 같은 상황에 빠질 위험'이 있다면서 석 달 동안 야간에 주류 판매를 금지한데 이어 공공장소에서 8명까지만 모이도록 강제력을 동원했습니다.
[스테판 뢰벤 / 스웨덴 총리 : 이건 스웨덴 전체를 위한 새 규범입니다. 체육관에도 도서관에도 가지 말고 파티도 하지 마세요. 취소하십시오.]
하지만 이번 봉쇄 조치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민이 적지 않습니다.
[미카엘 존슨 / 스웨덴 스톡홀름 : 자율적 거리 두기 방식은 계속 이어갈 수 있어요. 봉쇄 상황은 지속할 수 없고 오히려 자발적인 거리 두기를 할 수 없게 강제합니다.]
[수 알레만 / 캐롤린스카 대학병원 감염병 수석 연구원 : 벨기에는 강력 봉쇄를 취하고도 치명률이 높았습니다. 만약 스웨덴이 봉쇄정책을 택했다면 벨기에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수도 스톡홀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에게 다중 시설 방문 자제와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유럽 각국이 앞다퉈 봉쇄에 나서던 지난 1차 확산 때도 시민의 자발적인 거리 두기를 유지하던 스웨덴이 결국, 부분 봉쇄에 나선 것은 현재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YTN 월드 이키아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