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서 우리의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에 상당히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 듭니다.
특히 산업현장에 있어서 가장 바닥중 바닥이고 그렇다고 없으면 아쉬운 영세 가내수공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겐 더욱 그 느낌이 남다를수밖에 없으리라 느낍니다.
흔히 마찌꼬바라 불리는 이러한 영세공장과 종사자들이 느끼는 위기감과 정부나 일반이 느끼는 위기감의 괴리가 상상이상을 크다고 느껴지는건 본인만이 아니라 봅니다.
상위 업체와 철저한 갑과 을의 상하관계가 명확한 구조적 한계와 소규모 난립한 업체간의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악화되는 수익성과 더불어 장기간 침체로 전체적인 물량축소로 도산직전에 물린 공장이 즐비합니다.
이러한 업체들이 특징이 고도로 숙련된 기술자와 소수의 숙련공 위주로 최소한 인원으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일감이 많을땐 밤낮없고 반대일땐 출근해서 신문이나 펼치고 멍때려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일이 없다고 구하기 힘든 숙련공들을 내보낼수도 없고 일이 많다고 더 뽑기에도 힘든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작게는 사장혼자인 일인공장부터 10인이하의 소규모 공장들이 대부분이고 그렇게 해당 종사 노동자들은 필연적으로 보편적인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됩니다.
당연히 시행된지 십수년이 훌쩍넘은 주5일제같은 보편적인 출근환경이 어렵고 업무의 강도와 육체적 피로와 의외로 적은 월급등 신규인원 유입이 전무해지며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산업이라 할수있습니다.
이미 평균연령이 50중반이고 특히 이분들이 주력이고 그 다음이 60에서 70까지 삼촌분들이 포진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보니 이분들의 은퇴시점에서 아마도 이 계통이 종말을 고할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특히 40대인 경우 고민이 많아지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이 바닥에서 젊은층인 40대이지만 사실상 20대와 30대의 유입이 전무하고 향후에도 그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는 상황에서 과연 이 바닥에서 정년까지 버틸수있을지가 관건이라 느낍니다.
아마도 정부나 대중들에겐 제조업의 위기가 티비에서 보여지는 대기업 공장이나 양산형 업종이다 보니 이러한 소규모 제조업엔 무관심하거나 존재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욱 많으리라 봅니다.
즉 이번 세대를 끝으로 사라질 산업이고 사라질 운명인 사람이기에 현실적으로 다들 받아드리는 분위기입니다.
지금 주력인원인 50에서 70까지의 사람들이 은퇴한뒤에 과연 소수의 현재 40대인원으로 추가적인 인원보충없이 업종자체를 유지 가능할지 생각하면 불가능에 가깝다는것은 자명합니다.
기술이라고 티비에 보여지는 그런 첨단기술만이 있는것이 아니라 기계가 대체할수없거나 양산하기 힘든부분을 커버하는 단편적인 부분도 포함되기에 그 수많은 숙련공 모두가 많은 임금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결국 어느 한 시점에선 물량자체를 처리할 최소한 인원조차 유지못하는 상황속에 그나마 남아있는 숙련공들은 허공에 붕 뜨는 상황이 벌어질테고 이 부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실정입니다.
누군가 당신 세대에서 기술과 노하우가 단절되는것이 아쉽지 않냐고 물어본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호하게 전혀 아쉽지않다, 아쉬운건 당신들이지 우리가 아니다.
결국 모두가 하고싶지않은 그리고 누군가 했으면 하는 일을 우리가 했을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말로는 기술자니 뭐니 추켜세우는듯 하지만 평생을 흔히 말하는 철공쟁이, 가다쟁이,같은 편견과 무시어린 시선과 냉대속에 살아온 사람들이 정말 기술이라는것에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만 있는건 아닙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시며 허름한 작업복과 낡은 안전화를 신고 버스에 올라 마지막 버스때가 되어서야 다시금 퇴근하는 생활로 20대를 보낼땐 정말 당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죄지은것도 아니고 먹고살자고 배운짓이지만 언젠가 사회도 변화할거라는 착각이 있던 어린나이였으니 말입니다.
결국 아무것도 변화지 않을것을 알고있고 그렇게 조용히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을 분명히 직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생각하는 제조업의 위기속 이러한 업종과 종사자들이 당연히 수렴되지 않을것이고 향후 불투명한 미래속에 남겨질 사람들이 겪게될 고난이 어느정도일지 두려움만 커지는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