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같이 운동 하는 동생이 거미를 키운다길래,
구경이나 해보자며 찾아갔는데 나올 때 웜 수십마리와 거미 두마리가 손에 들려 있었죠.
딸이 좋아할 듯 싶어 한번 키워보자하고 들고왔는데,
자꾸 가족이 늘어납니다.
번식은 아니고 그 동생이 열과 성을 다해서 키우는 저의 모습에 반했다며
블리딩(번식)할 때 마다 두어마리씩 주는데 벌써 열마리가 다 되어 가네요.
중간에 탈출해서 사체로 발견된 녀석도 있고,
허물을 벗다가 껍데기가 벗겨지지 않아서 팔다리가 뜯겨서 죽은 녀석도 있고,
겨울에 춥다고 스티로폼 박스에 스텐드 켜놓고 밀폐시켜 놓았다가
온도가 50도까지 올라가버려 죽기도 했습니다.
개체마다 공격성이 다른데 제가 키우는 종은 대체로 사납고 공격성이 강해
딸아이 때문에 뚜껑을 열려고 하면
굉장한 완력이 필요한 케이스를 이용합니다.
공격성이 강한 녀석에게 아직 물려본 적은 없지만,
물려본 사람의 말로는 주사를 10방정도 맞은 기분이라고 합니다.
제가 키우는 종 중에사람에게 치명적이거나 위험한 녀석은 없습니다.
매력이라면,
주는 먹이를 한방에 꽂아서 서서히 빨아먹는 그 모습....
넋놓고 보고는 있는데 징그럽기도 하고 신기하고도 그렇습니다.
주 먹이는 밀웜(고소애), 귀뚜라미 등이며 인터넷을 통하여 구매합니다.
수컷 귀뚜라미는 울음소리가 너무 커서 날개를 절단합니다.
핑크 셀먼 버드이터라는 종입니다.
버드이터라느 말 답게 거미줄을 쳐 놓고 새가 걸려도 잡아먹을 정도로 커집니다.
순한편이며 먹성이 좋습니다.
털이 많아서 알러지가 있으신 분들은 망신창이가 될 수 있습니다.
요새 부쩍 잘먹고 커지기 시작하면서 정이 많이 붙었지만
허물 벗고 나니 사진과 같이 털이 갑자기 많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털들이 뿜어져 나오는데,
털 알러지 없는 저도 몸이 살짝 간지럽습니다.
딸아이의 건강 때문에 내일 입양 보낼 예정입니다 TT
오렌지 어셈 바분이라는 종입니다.
색상이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아주 사납습니다.
먹이주려고 핀셋이라도 들이대면 독니로 "콱!"찍어누르는데 그 충격이 무엇인가로 후려치는 느낌이 납니다.
성체의 크기는 대략적으로 성인 남자 손바닥 크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거미줄을 많이 치는 종이고 "바분"이라는 특성상 땅속에 버로우를 하기도 합니다.
집에 같은 종이 네마리나 있네요.
싸가지가 좀 없습니다.
요놈이 첫 사진 핑크 셀먼 버드이터가 새끼일 때 모습입니다.
내일 같이 입양을 갑니다 TT
얘는 정말 기대하고 있는 종 중에 하나인
"골덴니"라는 종입니다.
영문자 그대로 금색 다리를 가지고 있는 녀석인데 성체가 되면 정말 멋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털 날리면 입양가겠지요.
최근 일주일 동안 엄청 먹어대고 있습니다.
타란튤라가 열대기후에서 생활하는 녀석들이라 추위에 약해서
한국의 4계절 중에 2.5절기는 실내에서 키워야 합니다.
성체가 되면 수족관처럼 케이스를 멋지게 꾸며서 관상용으로
거실 장식장 가운데에 멋지게 진열할 예정입니다.
저도 제가 이딴 절지동물 따위를 키우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키우다 보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안부부터 묻는 사이가 되었지요.
비록 주인도 못알아보는 녀석들이긴 해도,
확실히 매력은 있습니다.
-추가=
딸이 이제 다섯살인데, 어린이집 갈 때
일어나서 새롭게 벗은 거미 허물이 있으면 작은 케이스에 담아서 들고 갑니다;;;
당연히 선생님은 혼비백산이고 친구들은 좋아하거나 울거나 둘 중 하나 입니다.
가끔 용기 있는 선생님이 친구들 보여준다고 가져오라고 하면,
보기 좋고 이쁜 녀석 케이스를 말끔히 청소해서, 먹이와 함께 보내줍니다.
그러면 선생님이 인터넷을 통해 거미의 허물벗는 모습과 습성등을 설명해 주십니다.
거미의 영향인지 딸은 웜을 맨손으로 만지며 가지고 놀기도하고,
어린이집 체험학습 때 가져온 장수풍뎅이 애벌레라든지 기타 벌레들을
다른 친구들보다 잘 가지고 놉니다.
요즘은 선생님들이 오히려 가져오라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