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길고양이의 인간 적응기2

딥러닝 작성일 19.04.07 10: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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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길고양이의 인간 적응기2

서론: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시간 없으신 분은 그림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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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길고양이의 잠자는 방법의 변화과정입니다.  지금은 야외에서 진짜 고양이로 생활합니다.]

 

**창밖을 바라보며 바깥세상을 동경하던 고양이를 풀어주던 날**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혼자 잠을 자도록 거실에 두면 같이 자자고 울며 침대에 올라오던 녀석이 밖에서 잠은 잘 잘까...

할아버지(저희 아버지입니다^^)가 주시는 끼니는 잘 챙겨 먹게 될까...

혹시나 어디 돌아다니다가 차에 치이거나 나쁜 아저씨 만나서 사고라도 당하지 않을까...

낯선 곳에 홀로 버려졌다고 생각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지는 않을까...

차라리 더 살기 좋은 곳이 있다면 가는 것이 더 좋겠지...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정도 들었는데... 가버린다면 보고싶을꺼야...'

 

사료와 고양이집, 발톱깍기, 털손질용솔 등 그동안 키우면서 알게 모르게 늘어난 물건들을 할아버지께 애써 전달하고는

자주 찾아올테니 걱정 말라는 말을 남긴채, 고양이를 두고 돌아왔습니다.

고양이가 알아듣든 말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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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핸드폰을 봤더니 아기 때, 젖먹고 나서 찍은 사진이 있더군요^^]

 

 차로 15분거리 정도밖에 되지않는 거리지만, 매일같이 보던 녀석을 이제 매일 못보게 되었다는 생각에 섭섭하더군요.

고양이도 '나를 왜 혼자 두고 자기들끼리 사라지나...'라는 생각에 슬퍼하거나 배신감이 치밀어 올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아무도 없는 집안에 갇혀 하루종일 혼자 쓸쓸히 지내다가 겨우 저녁이 되어서야 식구를 만나는 생활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어 모험을 해야만 했습니다.

 

지금에서야 말이지만, 저희 집은 실은 네가족입니다.  저는 와이프도 있고 고딩, 중딩 아들을 둔 아빠입니다. 

고양이 이야기이므로 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아뭏든 고양이를 떠나보낸 첫날 밤 섭섭한 마음에 우리 가족은 모두 기분이 추욱~ 쳐져 방구석에 각자 찌그러져 있었어요.  

그때였습니다... 적막을 깨는 전화벨 소리와 함께 와이프의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네? 아버님.. 행복이가 없어졌다구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아... 결국 걱정하던 일이 생겨버린건가...' 급하게 와이프와 함께 차를 몰아 도착했더니 정말 아무데도 없는 겁니다...

와이프와 함께 고양이를 소리쳐 불려보았습니다... '행복아~ 행복아~'

그렇게 소리치기를 몇차례했나요... 어디선가 '아~옹~ 아~옹~'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니 지붕 위더라구요.

어찌나 반갑던지 고양이도 우리를 보더니 뛰쳐내려오고 저희도 계단을 통해 올라가다가 중간에서 만나 얼싸 안았어요.

고양이는 좋아하는 표현을 강아지처럼 겉으로 잘 못하는 거 아시죠~

막~ 바지가랭이를 머리로 몸으로 비비며 그르렁하는 모습이 얼마나 반갑다고 느껴지던지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기쁜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왜 고양이가 지붕에 올라가서 할아버지가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있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말못하는 짐승이라 혹시나 싶어 우선 온몸을 살펴봤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몸에 상처가 있더라구요~ 뒷다리에 이빨자국이 있고 자세히 보니 절룩거리는게 아니겠어요...

분명 어딘가에 있는 다른 동물이 그랬을 거라는 생각에 갑자기 화가 나면서 찾으면 가만 두지 않을 것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키워주던 부모같은 냥반들이 자기를 버리고 가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에 처음 보는 무섭고 나쁜 녀석들의 등장은 우리 고양이에겐 정말 소름 돋는 일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바깥세상에서의 시작은 그냥 외로움을 견디는 연습을 하다보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생각지 못한 상황이 생긴겁니다.

마을 주변에 사는 길고양이들이 갑자기 나타난 어린 고양이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예상 했겠어요.

그렇다고 포기하고 다시 방안에 홀로 남겨지는 생활로 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기에 무작정 부딪치기로 했습니다.

우선 안전을 위해 집안 외창문과 내창문 사이의 틈에 집과 화장실을 옮겨주고 창문을 우리 고양이만 들어가기 좋게 열어두고 거기서 지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안전장치는 생각보다 안전하게 우리 고양이를 잘 지켜주게 되었습니다.  

 집안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길고양이는 절대로 사람이 있는 집으로 들어오지 않을테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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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과 창문사이 틈이 화분을 놓기위해 사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꽤나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첫날을 그렇게 호되게 당했으니, 울 고양이 입장에서는 그 이후의 날들이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이렇게 무서운 곳에 남겨두고 자기들끼리 간 나쁜 집사(? 아마 우릴 부모로 여겼을겁니다. 당시에는요.)들에 대한 배신감에 점점 강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날 찾아가서 만났을 때는 이미 우리 고양이가 아니더라구요~  

 이젠 할아버지가 가는 곳은 강아지처럼 어디든 따라다니는 동네사람들도 고양이 맞냐는 듯이 놀라워하는 할아버지의 강아지가 되어있었습니다.

 새로운 집사의 탄생인 거죠~ ㅋ

 저희가 찾아가도 '응~ 왔냐옹~ 알아서 일봐~' 뭐 이정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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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은 할아버지와 적응한지 3개월쯤 지난 모습입니다. 혼자 남겨두고 온 첫날은 정말 엄청 긴장한 상태였어요.]

 

 

그나마 저희집 둘째아들이 가면 그릉그릉 대면서 반기더군요.

 

 

글을 한번에 올리려고 했더니 용량이 부족하다면서 한번에 안올라가는군요... 


2편은 여기까지입니다.

더 길지 않게 3편으로 글을 적당히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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