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날 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픈 이후 늘 힘 없이 누워 있는건 똑같지만…
서 있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만질때마다 뜨겁게 느껴던 뱃살이 제 손보다 차가워 졌더군요.
나쁜 예감이들자 그간 충분히 울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터져나오는 오열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잠이 들 무렵 새벽에 고양이가 침대 위로 오르려 했습니다.
평소 힘이 없어 화장실도 못가 주저앉은 채 오줌 눌 정도로 기력이 없던 아이가 침대에 걸쳐 오르려 안간힘을 쓰더군요.
아이를 들어 침대로 올리자 늘 좋아하던 제 다리사이에 누었습니다.
다리로 느껴지는 따뜻한 아이의 감촉을 느끼며 다시 잠이 들었는데 새벽 2시 쯤 고양이의 괴로운 울음 소리에 깼습니다.
토하기 전에 내는 소리라는걸 알기에 토하기 쉽도록 들어줬고 위에 있는걸 토해내더군요.
양반다리 위에 이이를 누이고 입과 바닥에 쏟은 토를 닦아내는데 아이의 무게가 평소와 달리 너무나 가벼웠습니다.
숨도 고르지 않고 괴로운 기색이기에 진통제를 물에 타 주사기로 먹였죠.
그리고 녀석을 안고 가슴위에 올린채 침대에 같이 누웠습니다.
가슴위로 아이의 거친 호흡사이로 새어 나오는 신음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래 버티지 못할거란 직감이 들었고 아이가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게 마지막까지 체온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가 질질 짜느라 들썩이는 가슴이 방해될까 억지로 참으며 녀석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마지막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제 가슴 위가 녀석에게 불편했는지 아니면 또 숨으려는건지 침대밖으로 나가려했고 녀석을 붙잡아 다시 제 옆구리에 찼습니다.
새벽 5시에 다시 들리는 고양이의 울음소리
또 토하는구나 해서 급히 토하기 쉽게 들어줬고 먹은것도 없는 고양이는 물반 사료반의 그것을 토하고는 괴롭게 내쉬는 마지막 숨을 끝으로 축 늘어져 버렸습니다.
손에 들려있는 고양이의 늘어진 감촉이 생명이 빠져나갔음을 알겠더군요..
일주일을 못버틸거라던 녀석은 기특하게도 3주나 아픔을 견디며 저와 함께 해줬네요…
그렇게 포는 고통에서 해방되어 별이 되었습니다.
의외로 차분한 마음에 주변을 정리했습니다.
수건위에 옆으로 뉘우고 접은 수건으로 머리를 받치고 눈을 감기고 몸에 묻은 토를 물티슈로 닦아줬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기다렸다가 반려동물 장례업체에 전화를 걸고 픽업서비스 신청하고 지금은 기다리고 있네요…
…차분했다 생각했는데 이 글을 쓰는 동안에 또 엄청 울었습니다…
하도 울었더니 성대도 눌리고 눈도 빡빡하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난 이후로 이렇게 운건 처음인것 같네요…
곤히 자고 있는 모습에 실감이 가지 않아 쓰다듬었는데 점점 차게 딱딱하게 느껴지는 감촉이 현실을 자각하게 해주네요…
제가 사랑하던 고양이가 이젠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을…
포 고마워! 나와 함께 있어줘서!
너와 함께 있어 정말 행복했고
너도 나와 함께 있는 동안 행복했길 바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