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부진에 따른 하라의 '3가지 대비책'
이승엽(33, 요미우리)의 타격 슬럼프가 깊고도 길다.
이승엽은 지난 10일 오릭스전서도 볼넷 하나만 건졌을 뿐, 나머지 3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앞선 경기(8일 라쿠텐전)에서 36타석 만에 안타를 쳐 슬럼프 탈출 기미를 보이는가 했으나 반등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시즌 타율은 2할4푼2리까지 떨어졌다.
이승엽의 부진 속에서도 요미우리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센트럴리그 '붙박이' 선두 요미우리는 최근 5연승을 내달리며 34승6무15패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요미우리의 선두 독주는 하라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기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부진한 이승엽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비책도 포함돼 있다.
하라 감독은 이승엽을 포함한 몇몇 타자들이 부진했던 4월 하순부터 '플래툰 시스템'을 도입, 맞춤형 타순으로 팀을 꾸려간 것이 재미를 보며 선두 채비를 갖춘 바 있다. 5월 한때 타격감을 되찾았던 이승엽이 5월말부터 다시 슬럼프에 빠져 35타석 동안 안타 하나 치지 못하자 이번에는 대략 3가지 정도의 대처 방안으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해나가고 있다.
이승엽은 다시 '플래툰 시스템'으로 내몰렸다. 최근 5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선발 출장을 하지 못했다. 하라 감독은 이승엽 없이 치르는 경기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해보고 있다.
첫번째는 그동한 주로 대타로 기용되던 베테랑 오미치의 1루수 투입이다. 우타자 오미치는 플래툰 시스템 하에서 이승엽의 새로운 짝이라 할 수 있다. 지난 5일 니혼햄전서 오미치는 1루수로 선발 출장, 이승엽과 교체될 때까지 1루 수비를 충실히 소화하며 2타수 1안타로 괜찮은 활약을 했다.
두번째는 오가사와라를 1루수로 돌리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지난해 이승엽이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을 때 종종 시도된 바 있다. 이럴 경우 3루수에는 다른 야수가 투입되는데, 하라 감독은 지난 8일 라쿠텐전서 오가사와라를 1루에 배치하는 대신 3루수에는 신인 나카이를 기용했다. 나카이는 프로데뷔 첫 안타를 때려내 가능성을 알렸다.
마지막은 올 시즌 타격감에 물이 오른 가메이의 1루수 전향이다. 요미우리는 외야수에 주전급 요원이 넘쳐나 가메이를 아예 1루에 기용하고 발빠르고 타격이 매서운 다른 외야수를 폭넓게 활용하겠다는 하라 감독의 복안이다. 가메이는 실제로 지난 5일 하라 감독의 지시로 1루 수비연습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라 감독은 "위기 관리를 위한 여러가지 전략들 중에 (가메이의 1루수 전향)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이승엽과 가메이를 경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가메이는 10일 현재 타격 랭킹 2위(.314)에 올라 있을 정도로 최고조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8일 라쿠텐전에선 2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장타력도 과시하고 있다. 가메이가 1루수로 전향한다면 이승엽은 가장 강력한 팀내 라이벌이 생기는 셈이다.
[기사 조이뉴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