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살아온 경북을 등지고 부산으로 홀로 떠난 개념1호...
그는 삼성 라이온즈의 팬이었으니...
당연히 삼성의 경기가 열리는 사직으로 향했다
첫날은 태풍 덴무의 질투심 때문에 이기고 있던 삼성은 노게임으로 게임을 날려버렸고
둘째날 구름은 가득 끼었지만 경기는 열리게 되었다..
개념1호는 홀로자취방이 지하철 사상역 근처라 덕천에서 환승하고 사직까지 근 30분이 걸렸다
6시 퇴근해서 집에왔다 씻고 야구장으로 고고
사직역에 지하철이 도착하자 웅얼 웅얼 강민호가 뭐라 뭐라 그런다
부산에서 다 같이 부산갈메기를 부르며 어쩌고 저쩌고..
이왕 피쳐링 할꺼면 좀 또박또박 하던가 ㅡㅡ;;
여튼 사직역으로 기어 나오고 감동의 기념촬영...
사진도 못 찍고
130만 화소 껑자폰 폰카라서 화질 조낸 구려도 이해해주길 바람(이해 안할꺼면 어쩔껀데?)
내리기전에 왠지 강민호 한테 낚이는거 같아
다음역인 종합 운동장역에 내릴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냥 내려서 1번 출구로 기어나와
무조건 다짜고짜 직진한다음 나온 횡단보도에서 어느 부산 시민(졷중딩으로 보였음)에게
"저기요 야구장이 어딘교?"
"길건너가 오른쪽으로 쭉 가면 되니더"
"아~예 고맙심데이~"
신나게 신호를 받아 건널목을 건너고 우회전해서 쭉쭉 올라갔었는데 횡단보도가 또 하나나온다...
저멀리 사직구장은 보여오고....(사실 횡단보도 안건너고 자이언츠 생고기 어쩌고 식당에서 우회전해서 쭉 올라가서
사직구장 앞에서 길건너는게 더 빠름 ㅡㅡ;; 나를 낚다니... 내가 삼성팬인걸 알아본건가...)
감동의 사직구장... 근데 기분나쁘게 꼴리스터 얼굴이 젤 처음 보인다..
그리고... 왜인지 불안하게..
이대호!! 이대호!! 이대호!!!
홍성흔 홍성흔
가르시아 의 연호가 계속 울리고..........
도착해 보니... 로나쌩의 배영구 군은 어디로 갔는지...
스코어는 이미 7대 떡....otl
과연 나는 삼댄남이 되는건가...
사직구장 직관을 오면 안되는건가.. 하는 자괴감에 빠졌다..
하지만 내가 오기 전에 점수가 났으므로 패스~
홀로 셀카를 찍을순 없었지만..
어차피 지는경기.. 감동의 사직구장을 느껴보고자
야구덕후처럼 혼자 로떼뤼아 불고기버거 2개와 맥스 긴거 하나사서 쳐묵쳐묵하면서
야구 보면서 이죽이죽 혼자 웃고 있었다... 것도
자유석에 혼자 앉아서....
(위에 사진은 7회가 끝나면 나눠주는 로떼 봉다리를 애기들이 쓴게 귀여워 *한거)
요거슨 내앞의 남매와부모님 4가족이 오순도순 로떼를 응원하는걸 *한것...
조낸 조낸 조낸 부러웠음.....
커플끼리 야구보러오는것도 그렇지만... 4가족이 다 야구를 보러오다니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내 아들을 놓으면 세뇌를 시켜서라도 야구를 좋아하게 만들테다!!!
이건 그다음날 팀레딩이 몸풀러 1이닝 던질때 찍은건데..
똥폰카라서... 팀레딩인지 크루세탄지 알수가 없음 ㅡㅡ;;
요것은 인증.....
차우찬이 선발로 나온 목요일은 허겁지겁 뛰어가 지데로 야구 보겠다고
무려 1만원 투자해서 지정석을 달라고 햇는데
대구구장이랑 헷갈려서... 1루(대구구장은 1루가 원정이고 3루가 홈 그래서 1루 달랫다가...)
표파는 아가씨가 "1루쪽 괜찮으시겠으예?" '뭐야 삼성팬이 지정석 앉아서 기분나쁘냐?' 라고 생각하고
"예 주소~"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삼성은 3루쪽이 응원석이고 ........난 왓다 갔다 땀질지리질지리지맂리질 흘리며
1루쪽으로 가서 내자리를 멀리서 내다봤는데...
이런 낭패가...
이미 긴~~~~~~~~~~~~~의자의 숲속에 내자리는 고립무원이었고..
커플과 술짜린 아저씨들을 파헤치고 들어갈 용기가 안났다..
그럼에도 철판깔고 들어가다 드디어 3개의 의자만 남은 상태에서
말로만 듣던 무개념 꼴리건을 만났다..
분명 내자린데...
"여기 자리 있니더 여 아이니더 "
"제 자리 맞는데요 m58열" 그 아저씨 3총사는 나란히 발밑에 회 접시를 깔아놓고 쳐묵쳐묵하고잇었고
내가 지나가면 먼지라도 떨어질까... 나의 1만원 야구사랑 투자를 무시하고
자리 내주기를 고사했다..
이런 호놀룰루와이키키빠나나같은 아저씨 ㅡㅡ;;;
더 말해봤자 싸움 날꺼 같고
빨리 야구 보고싶어서 다시 뒤돌아 죄송합니다를 연신 외치고..
쓸쓸히 자유석쪽으로 걸어가... 또 덕후처럼
케밥과 새우버거를 쳐묵쳐묵하며...
나도모르게 홍성흔~~~ 홍성흔~~을 외치고 있었다.....
부산 사람들이 왜 야구를 좋아하는지 마음으로 느껴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