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학교 야구팀이 특별한 기기로 화제를 모았다.
‘CBS스포츠‘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야구 명문 중 하나인 밴더빌트 대학교 학생들이 ‘피치 시그널링 기기(Pitch-signaling Device)‘를 착용하고 대학 야구 시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밴더빌트 뿐 아니라 다른 대학교도 이 기기를 시험 착용했다.
피치 시그널링 기기는 말 그대로 코칭스태프의 투구 신호를 받는 것. 방송사 캐스터 맥스 허츠는 "NCAA 용어로는 전자 디스플레이 보드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NCAA(미국대학야구연맹)는 지난해부터 이 기기 사용을 승인했고 올해부터는 투수 사용도 허용됐다.
스캇 브라운 밴더빌트 대학교 투수코치가 콘트롤러에 구종을 숫자로 입력한다. 그러면 그라운드의 모든 야수들이 이 구종을 손목에 찬 기기로 받는다. 공을 던져야 하는 투수 뿐 아니라 야수들도 구종 정보를 기기로 전달받아 이에 대비하면서 수비 위치를 잡는다.
이 기기는 복잡한 사인 교환과 상대팀의 사인 훔치기를 막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위 매체는 "메이저리그는 수 년간 사인 훔치기에 대해 피해망상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 10년 가까이 포수들은 주자가 없을 때조차 복잡한 사인을 냈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스캔들은 팀들의 욕망을 보여줬다. 이제는 말로만 막을 게 아니라 기계 장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이 기기가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느냐다. 위 매체는 "대학에서는 코치들이 사인을 내지만 프로는 포수가 사인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그아웃의 코치 대신 경기 중인 포수가 사인을 입력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 이 기기를 사용하느라 경기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 선수노조도 사용에 동의해야 한다. 다만 대학 리그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본다면 메이저리그도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