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을 버린 프랑스가 스몰 라인업으로 ‘월드 챔피언’ 독일을 꺾었다.
프랑스는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24 파리올림픽 남자농구 4강전에서 73-69로 승리, 결승에 진출했다.
프랑스 농구 역사상 올림픽 2회 연속 결승 진출은 처음이다. 그들은 1948 런던올림픽에서 처음 결승에 올랐고 2000 시드니올림픽, 그리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했다. 그러나 3번 모두 미국에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만큼은 다른 듯한 프랑스다. 올림픽 대비 평가전 4연패, 그리고 조별리그 내내 부진하면서 우려의 시선이 깊었으나 결국 우승 후보로 꼽힌 캐나다, 독일을 연달아 잡아냈다.
가장 돋보이는 건 ‘에펠탑’ 루디 고베어를 철저하게 외면한 것이 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캐나다, 독일을 상대로 고베어를 전력 외 선수로 취급했고 스몰 라인업을 선택, 스피드로 상대를 제압했다. 고베어는 이날 5분 9초 출전에 그쳤다.
프랑스는 게르숀 야부셀레가 17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이사야 코르디니에가 16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원투 펀치 역할을 해냈다.
‘신인류’ 빅터 웸반야마는 11점을 기록, 공격에선 여전히 부진했지만 7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록슛을 더하며 승리에 일조했다.
독일은 데니스 슈로더가 18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에이스 프란츠 바그너가 10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1쿼터 시작은 좋지 않았다. 독일의 공세에 밀리며 2-12, 10점차 열세에 놓였다. 반격을 알린 건 코르디니에였다. 적극적인 림 어택을 통해 독일 수비를 공략했다. 이후 레소트의 저돌적인 돌파, 코르디니에의 3점슛이 림을 가르며 16-18까지 쫓았다. 다시 독일에 밀리는 듯했지만 1쿼터를 18-25, 7점차로 마무리했다.
프랑스는 2쿼터 초반, 코르디니에의 돌파를 시작으로 1쿼터 내내 부진했던 웸반야마의 각성이 이뤄지며 대추격전을 펼쳤다. 웸반야마는 미드레인지 점퍼와 함께 림 어택, 앤드원 플레이로 분위기를 바꿨다. 타이스의 앨리웁 덩크마저 블록슛, 확실히 살아났다.
야부셀레와 바툼의 연속 득점, 그리고 웸반야마의 인 유어 페이스까지 이어진 2쿼터, 프랑스는 33-33 동점을 만들며 후반을 맞이했다.
흐름은 바뀌었다. 프랑스는 3쿼터 바툼의 3점포로 출발을 알렸다. 이후 야부셀레의 멋진 덩크와 돌파 및 점퍼가 이어지면서 리드하기 시작했다. 슈로더의 연속 3점포로 잠시 쫓기는 듯했으나 야부셀레가 다시 앤드원 플레이를 해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바툼의 앤드원 플레이, 코르디니에의 연속 3점슛까지 더하며 3쿼터를 56-50으로 끝냈다.
4쿼터, 프랑스는 타이스를 앞세운 독일의 높이에 고전했다. 그럼에도 닐리키나의 풋백 및 3점슛이 이어지며 격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문제는 4쿼터 막판 집중력 저하였다. 69-60, 9점차로 앞선 프랑스는 옵스트의 3점슛, 슈로더의 돌파에 69-65로 쫓겼다. 그리고 프란츠 바그너의 3점슛까지 림을 가르며 70-68, 턱밑까지 쫓겼다.
레소트가 불안한 자유투로 분위기를 깬 상황, 그러나 프란츠 바그너가 리바운드 과정에서 혼자 넘어지며 프랑스에 공격권을 내줬다. 웸반야마는 독일의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를 1개만 성공했다. 이후 독일의 3점 플레이를 막기 위해 역으로 파울 작전을 펼쳤고 고베어를 투입, 리바운드 변수를 지웠다.
결국 프랑스는 코르디니에가 자유투를 놓치지 않으며 73-69, 4점차로 격차를 벌렸다. 남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결국 독일을 꺾으며 당당히 결승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