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울버햄프턴)을 “성룡(재키 찬)”이라고 부르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이탈리아 프로축구단 2부리그에서 뛰는 수비수 마르코 쿠르토(이탈리아)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FIFA 대변인은 8일 BBC에 “쿠르토가 차별적 행동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돼 징계가 불가피했다”며 “10경기 중 5경기는 2년간 유예받았고 사회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7월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린 평가전 후반에 발생했다. 당시 황희찬의 팀 동료인 다니엘 포덴스가 이 사건 때문에 주먹을 휘둘러 퇴장당했다.
울버햄프턴은 이탈리아 축구협회와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적으로 항의했으나, 연맹은 해당 경기가 연맹 주관 경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가 황희찬을 대표해 FIFA에 이 사건을 보고했고, 이를 바탕으로 쿠르토에 대한 징계가 내려졌다. 쿠르토는 울버햄프턴과 평가전 이후 세리에 B 구단 코모를 떠나 체세나로 임대됐다.
울버햄프턴 구단 운영 및 행정 책임자 매트 와일드는 “이 징계는 축구와 사회에서 인종차별과 차별적 행동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결과는 FIFA가 심각한 행동에 대해 의미 있는 결과를 보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 구단은 인종차별과 모든 형태의 차별에 단호히 반대하며, 모든 사람들이 존중받고 포함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코모 구단은 쿠르토 발언이 “성룡”이라는 단순한 농담일 뿐이며, 인종차별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