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르첼러 감독 전술의 핵심은 윙어다.”
디 애슬레틱은 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의 파비안 휘르첼러(31) 감독이 구사하는 전술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 기사를 게재하며 이런 제목을 붙였다.
펩 과르디올라(53) 맨체스터시티 감독, 위르겐 클롭(57) 전 리버풀 감독 등 빅클럽의 명장을 주로 다뤘던 디 애슬레틱이 지난 시즌 11위 머무른 브라이턴의 31세 초짜 감독에 주목한 건 브라이턴이 올 시즌 초반 EPL 판도를 흔드는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7라운드가 끝난 현재 브라이턴(승점 12)은 3승 3무 1패로 6위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9위), 웨스트햄(1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4위)는 브라이턴보다 순위가 아래다.
돌풍의 중심엔 1993년생으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연소 감독인 휘르첼러가 있다. 지난 6월 만 31세 110일의 나이에 브라이턴 감독을 맡은 그는 손흥민(32·토트넘)보다도 한 살 어리다. 브라이턴엔 휘르첼러보다 나이가 많은 형님뻘 선수가 5명이나 있다. 하지만 휘르첼러의 리더십은 무시무시하다. 브라이턴을 맡자마자 ‘도깨비 팀’으로 바꿔 놓았다. 개막전에서 강호 에버턴을 3-0으로 물리친 데 이어 2라운드에선 명문 맨유를 2-1로 꺾었다. 덕분에 휘르첼러는 지난 8월 ‘이달의 감독상’을 받았다.
지난 7일 토트넘과의 7라운드 경기는 휘르첼러 지도력을 고스란히 보여준 한판이었다. 브라이턴은 전반 2골을 내줬지만, 후반에만 3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휘르첼러의 강점은 전통적인 포메이션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성이다. 그는 현역 시절 독일 하부 리그를 전전하다 19세에 은퇴했다. 대신 23세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 전술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거듭했다. 그 결과 수비수가 순간적으로 윙어로 변신하는 등 상대와 상황에 따라 포지션에 변화를 주는 ‘팔색조 전술’을 완성했다. 2022년 29세의 나이로 독일 2부 장크트 파울리 지휘봉을 잡았던 휘르첼러는 2023~24시즌엔 장크트 파울리를 2부 우승으로 이끌면서 분데스리가(1부)로 뛰어올랐다.
그 다음 맡은 팀이 브라이턴이다. 브라이턴 공격수 대니 웰벡(32)은 “휘르첼러 감독은 무척 유연하다. 어린 선수들의 롤모델”이라며 신임 감독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