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1선발 클로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베네수엘라)가 또 불꽃 투혼 역투를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지난 1, 2차전을 내리 내줬던 LG는 기사회생에 성공, 승부를 4차전까지 끌고 갔다.
더 이상 뒤가 없었던 LG는 최고로 믿을 수 있는 카드인 '선발 임찬규+불펜 에르난데스' 카드로 끝냈다. LG 선발 임찬규가 5⅓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뒤 6회 1사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 뒤를 이어받은 투수는 바로 에르난데스였다.
그리고 에르난데스는 3⅔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한 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투구 수는 60개였다. 올해 포스트시즌 6경기에 등판, 계속해서 기적처럼 평균자책점 '0'을 유지하고 있는 에르난데스다.
경기 후 에르난데스는 취재진과 기자회견에서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이겨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마운드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마음가짐이 승리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만약 경기가 연장전에 돌입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에르난데스는 "연장전에 갔더라도 저는 마운드에 올라갔을 것이다. 1, 2차전을 내줬기에 3차전은 반드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였다"고 되돌아봤다.
18일 4차전이 우천 취소가 유력한 가운데, 에르난데스는 19일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의 어깨 상태에 대해 "지금은 괜찮은데 내일 어떤지 봐야 할 것 같다. 정신적으로는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투혼을 보여줬다.
에르난데스는 가장 기억에 남는 승부에 대해 "모든 타석이 다 기억에 남는다. 1구, 1구마다 집중해서 던졌다"고 답했다.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5경기)에 출장한 뒤 플레이오프에서는 1경기에 나서 60구를 뿌렸다. 투혼의 아이콘 그 자체. 그의 모습을 보면서 팬들은 과거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 고(故) 최동원을 떠올리고 있다. LG 팬들은 '엘동원(엘지+최동원)'이라 부른다. 에르난데스는 "영광이다. 감사하다"며 인사했다.
에르난데스를 내년에도 LG에서 볼 수 있을까. 그는 "내년 재계약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제가 야구를 하는 이유는 저희를 챙겨주시는 구단 직원들과 코칭스태프, 동료들, 그리고 성원해주시는 팬 분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다. 그런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