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심을 하였다.

경종 작성일 12.06.04 23: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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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의 사고가 온갖 걱정으로 분열되어,

온몸이 사방군데로 분리되는 것 같다.

 

그러나, 난 안심을 하였다.

어떤 길이든 어떤 답이든 우리 마음먹기에 따라

우리의 현실 역시 변화하게 된다.

 

마치 조선시대

억울한 누명으로 팔, 다리 사지를 소에 묶인 채,

사지가 뜯겨나가는 능지처참을 당했던 희생자도,

죽는 순간에는 체념의 마음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조금만 뜨거운 물에 살을 데여도 아파죽는다.

그런데, 고대 이집트에서 뜨거운 솥 속에 삶아져 죽었던 사형수,

뜨거운 사막 태양 아래에서 피라미드 노동을 하다 목마름과 채찍질에 죽었던 노예,

고대 중국에서 주인이 죽자 순장풍습에 따라 젊은 생을 산 채로 흙속에 묻혀 죽어야 했던 소녀들,

그들이 죽는 순간의 고통은

우리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이는 고통보다 정말 수천억배로 컸던 것일까.

아니면 인간의 마음이 역동적으로 변화하여

고통을 없애고, 아니면 심지어 쾌락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하였을까.

 

우리는 신체에 종속되어 있다.

그리고 현실에 종속되어 있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도

대뇌의 물리 화학적 반응의 산물이다.

이러한 반응을 우리 멋대로 조절할 수 있는 미래가 온다면,

우리 팔다리가 찢기고,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순간에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삶은 무슨 의미인가?

마약의 희열에 빠져 죽은 마약쟁이들.

그들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행복하고 가치로운 삶이 아니었을까?

 

아무리 훌륭한 도덕 관념과 노력으로 명문가를 이룩하려 하더라도,

14세기 유럽에 몰아쳤던 흑사병에 죽은 사람들.

그들에게 있어서 삶은 단 한 순간이라도 마음껏 즐기는 것이었을 것이다.

 

죽음 앞에서 우리는 도리어 행복할 수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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