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군대에서 겪은 일입니다.
해군 출신인데, 경상도 출신 분들이 해군을 많이 가죵.
저는 생활기반이 서울경기 지방에 한정되어있고, 경상도에는 연고가 없어서
진해에 있는 해군 훈련소에서 난생 처음 生으로 듣는 경상도 사투리의 향연은 처음엔 다소 이질적으로도 느꼈지만
들을수록 재미있고 신기했습니다. 어설프게 따라하기도 했고요.
아무튼,
어느날 짬좀 먹고 주말에 내무실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창원에서 온 맏후임이 진지하게 사투리 교정하는 것좀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갑자기 그딴걸 왜하냐, 그게 뭐냐고 하니까
전역후 서울 올라가서 취직을 할 생각인데, 경남 사투리가 장애가 된다고 그러더군요.
경남지역 사람들 중에서는 부산으로 가서 돈을 주고 '사투리 교정 학원'에 다닌다고...
그녀석 에게 경상도 사투리 존나 남자답고 멋있는데, 그냥 당당하게 쓰면 안되냐고 물었더니,
그게 경상도 내에서는 전혀 문제가 안되는데, 서울에서 그러면 사람들이 쳐다보고, 면접을 보면 감점 요인이 된다나..ㅡㅡ;
'헐 뭐 이런 병1신같은게 다있지?'
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니다.
서울에서 타지역 말을 들으면 신기해서 쳐다보는건 있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직장 면접이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사투리때문에 감점이라는게 말이 됩니까?
그딴회사 때려 치우라고 말한마디 했습니다. 무슨 씨발 외계어 쓰는것도 아니고 말이죠.
하지만 그 후임은 실제로 서울에서 경상도 말을 쓰면, 그 말투가 '외계어' 취급을 받는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서울로 진출하고자 하는 경상도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라고 하더군요.
소위 무식한 이미지랍니다. 하지만 제 귀로는 경상도 말도 낭랑하게 쓰면 참 듣기좋던데..
결국 저는 마침 할 일도 없던 찰나.. 한 3개월정도 넘게 '제가 쓰는 서울 억양'을 가르쳐 줬습니다.
당연히... 고쳐지진 않았죠...ㅎㅎ
지금도 뉴스, TV자막을 보면 인프라(기반시설),인센티브(추가수당,장려책),비지니스 프렌들리(親사업적?)이란 말은
충분히 우리말로 순화해서 쓰일 수 있는데도 그대로 쓰이는 반면,
사투리로 인터뷰 하는 장면을 자막으로 표시할때, 그 자막은 표준어로 고쳐서 나오죠.
참, 대한민국이란 나라 사투리 촌시럽고 싫어합니다. 그쵸?
하지만 저는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경상도,전라도,충청도,제주도,강원도,황해도.평안도,함경도 사투리여
서울 사투리에게 기죽지 말고 개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