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aid=0005854748&mid=shm&oid=001&sid1=100&nh=20121006085531
오늘자 네이버 뉴스입니다. 휴가나온 장병이 군대에서 괴롭힘에 대한 유서를 쓰고 자살을 했다는군요.
애꿎은 젊은 청춘이 사그러갔습니다. 슬픈일이에요. 전 군생활하면서도 절대로 이해할수 없는게 왜 자기가 겪으면서 싫었던 괴롭힘이 대물림되는지, 알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지금 적고싶은건 다른게 아니라 네티즌 덧글을 보면 군대랑 사회를 혼동하는사람이 너무나 많네요. 내무 부조리등이 발생하는건 절대로 안되는 일입니다만, 군대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가 아예 틀린분들이 많네요.
리플들을 보다보면 "남의집 귀한자식을..", "징병제 폐지.", "찌질한 ..." 등등의 말이 나오는데, 군대에서 왜 개인의 사정을 봐줘야만 하는건지, 그걸 알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장병 그 누구 한명도 귀하지 않은 자식이 없을 뿐더러, 전쟁중에 귀한자식이라고 총알이 피해가거나, 적군이 눈감아주는일은 절대로 없는데 말입니다. 가장 고귀한 자리에 올랐던 여성 '명성황후'조차 적병을 피해갈수 없었습니다. 그게 바로 전쟁이고, 우리가 항상 염두에 둬야할 현실인데 말입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절대로 전쟁이 나지않는다, 전쟁은 다른나라이야기다 하시는분은 월급이랑 전재산 뽑아서 외국계 기업 주식이나 사세요. 외국계 기업은 경영이 탄탄하고 실무에 밝아서 손해나는일은 거의 없습니다. 단! 북한에서 위협을하여 우리나라 안보에 위기가 오면 싹-빠져나가겠죠. 하지만 전쟁날일 없고, 안전하면 빠져나갈일 없으니까. 안전한 투자처입니다?
군대에서는 각 개인의 사정, 특기, 성향, 취미등 그 모든걸 인정하지 않아야 합니다. 군대에서 요구하는 장병1은 부품1과 동급이며, 그 장병이 자리를 비울경우 바로 다음사람이 메워넣을수 있어야만 합니다. 군대는 국민의 영토와 재산, 신체의 안전을 보장하며 보호할것을 제1원칙으로삼고있으며(약간 차이가 있을수 있습니다만 대충 이런 뉘앙스였습니다), 육/해/공 각군 모두 각가의 범위에서 우리나라 영토를 빈틈없이 지킬 작전을 세우고있습니다. 이런 우리나라 군에서 뛰어난 병사가 있다고 그 병사에게 많은 역할을 부여했다가 그 병사가 자리를 비울경우에는 국가의 안전에'구멍'이 생겨버립니다. 이 빈자리는 같은 재능을 가진 병사가 나오기 전에는 메워지지 않을것이며, 또한 전국적으로 수많은 구멍이 생기겠죠. 그렇기 때문에 군대는 입대할만한 자격을 가진 모든 장병이 수행할수 있는 작전을 입안하여 국토를 수호하고있고, 이를 위해서 항상 훈련하고있습니다. 개인이 특이하고, 특출나더라도, 군대에 있는이상 군대가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시켜야하지 본인의 요구를 군대에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 물론 일과중/작전중에 한하는 이야기입니다. 일과후 본인의 시간에서는 모든 행동을 자신의 희망대로 할수있는 권리는 국군은 보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싶은말은 이겁니다. 군대라는 특수 사회에 있는이상 자신의 특이점을 강조할 수 없다. 라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는거지요. (강조해야만 하는 특이점을 가진사람은 애초에 입대가 안됩니다.)
----------------- 이까지는 리플 단 사람들 중 일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
이제 군인들에 대한 이야기.
아니 도데체 지들이 겪으면서 힘들었던 일을 왜 대물림하는지를 알수가 없네요. 제 군생활중 남들에게 가장 떳떳하게 말할수 있는것 하나는 이등병때 후임병과 '우리는 절대로 괴롭히지 말자'라고 한 약속을 전역할때까지 지킨것입니다. 난 잊고 있었는데 전역할때 같이 약속한 후임이 말해주더군요. 반면에 옆 소대는 없어졌던 내무부조리를 다시 부활시켜서 후임들을 불편하게 하는일도 있었습니다. 아니 왜?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일/이병이 보는시점이랑, 상/병장이 보는시점이 매우 다릅니다. 같은 일에 소요하는 시간도 매우 차이가 나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같은걸 보고, 듣고, 먹고, 자는사람들끼리 왜 서로 갈궈야하고, 이해를 못해주는걸까요.
군생활 다 힘듭니다. 십년전에는 십년전의 생활이 있고, 지금은 지금의 생활이 있습니다만, 다 물어보면 자기가 제일 힘들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다 힘들었거든요. 편해졌어도 근본적으로 차단된 사회라는게 변하질 않으니 고되고 힘든 정도가 다를뿐 힘든건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이거는 시간적인 전/후만이 아니라 지역적으로, 계급적으로도 다 고되고 힘들어요. 그걸 극복하고 이겨내는힘을 길러야만 합니다. 덧글이야기는 그만 적으려 했는데 "자기가 견뎠다고, 다른사람까지 견디라는건 말도 안되는일이다"라는 내용의 덧글이 수십개는 있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군대에서 받을수 있는 모든 괴로움을 몰아서 받는다 하더라도, 앞으로 남성혹은 가장으로서 평생 짋어져야만 하는 모든 짐들에 비하면 과연 힘들다 할수 있을까 합니다. 군대에서는 고작 몇살 어린사람이 오라가라 하지만, 사회에서는 진짜로 아들뻘/손주뻘 되는 사람을 접대해야 되는 일 또한 있으며, 말도안되는 이유로 피해를 보고, 그 피해로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 모두 힘들어지는 경우도 빈번하기때문입니다. 군대는 거친 사회를 먼저 체험해 볼수 있는 (사회에 있는 모든 부조리가 군대안에 다 있어요.) 곳이지만, 반면에 그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살인등 인적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 책임에 본인에 국한되기때문에 사회와는 다른 생각을 바꾸면 더할나위 없는 예행연습장소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피해를 본다 생각하지 마시고, 미리 배운다는 자세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물론 부조리를 버티라는게 아니라, 피해상황을 보고, 선임, 혹은 부대 지휘관, 혹은 상급부대(or 헌병대)간부등에게 조언을 구하는 방법도 쓰시라는말입니다.(사회에서 피해를 보면 당연히 경찰 부르잖아요?)
잠시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울컥 치밀어 오르는게 있어서 비교적 길게 적어봣습니다.
부디 예비군인님들, 현역군인후배님들은 남들에게 '나 군생활 재밌게 잘하고왔다'라고 떳떳하게 말할수 있는 그런 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주말되시기를 바랍니다.
덧. 누구라도 댓글에 "그래서 너라면 군대 다시가라면 가겠냐?"하는분이 계시겠지만, 22살, 내가 군대로갔던 그 떄로만 돌려준다면 몇번이라도 다시 갈 수 있습니다.(지금 저한테 2년을 '더'가라고 하는건 제가 2년간 할수있는 다른 모든걸 포기하고 가야하기때문에 좀 힘이듭니다. 제 위치를 대신해주신다면 갈 수 있습니다.) 군대에서 여자친구한테 차이고, 몸에 흠집좀 생기고 손가락도 날라갈뻔 했지만 그래도 알차고 보람있게 했습니다.
덧2. 편한데서 나와서 그렇다고 하시면, 인사구호로 '필승'을 사용하는데서 철책쪽1년 후방1년 꽉 채우고 나왔습니다. 대한민국 1%급으로 힘들진 않아도 전에 올라온 힘든부대중 꽤 상위권에 속해있는곳에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