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공유에 이별을 고하며...

으히히힉 작성일 12.11.19 23: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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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풋내기 시절부터 춤추는 마징가를 보며 짱공유에 들락날락

네오폴더 썬폴더 폴더플러스...? 기타 등등 짱공유의 장삿속에도 코인 충전하며

짱공유와 함께 하던 내 청춘이여

당나귀의 등장과 커뮤니티 사이트로 변해가는 과도기에 나도 함께 2차 성징을 겪었고

대학을 안가고 재수하며, 재수시절 외도하고, 다시 대학에 들어오는 모든 과정에 짱공유가 있었고

인터넷에서는 네이버와 구글 서핑, 짱공유밖에 없었는데

짱공유에는 디씨도 있고 오유도 있고 기타 등등 여러 사이트와 블로그가 함께 공존하고,

최신 뉴스와 사회 문제도 있고 패션, 운동, 자동차 등 여러 취미에 관련된 글도 있어서 참 좋았는데

최근의 나는 집에 와서 인터넷을 켜고 네이버의 자극적인 뉴스, 관심가는 뉴스만 훑어본 뒤

짱공유에 와서 밀린 게시물들 탐독하고,

인터넷을 끄고 노래 듣다가 다시 짱공유를 켜서 새 게시물 올라왔나 확인하고,

짱공유 중독이 되었구나

그러는 와중에 짱공유 관리자들은 짱공유의 덩치를 키우려는 건지, 디씨나 기타 대형 사이트들같이 되고 싶은건지

유저들이 달라졌나, 내가 젊은이들에 뒤쳐진 27살이 되었나,

이렇게 이별을 고하지만, 달라진 짱공유에 삐져서, 토라져서 홧김에 나가는 건 아니고

짱공유에 집착하는 나를 바꾸고 싶어라.

집착은 사랑이 아니라는 윤민수 형님의 말처럼(윤민수, 2006,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SG워너비 3집)

나는 더이상 짱공유를 사랑하지 않나보다.

그저 습관처럼, 저녁이 되면 의무감으로 전화를 하는 것 처럼,

아니, 곁에 있을 땐 모르는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싶은 것일까,

나의 청춘이여, 흙에서 피어오르는 배추꽃이여, 아이여 니가 속한 세상에 넌 그렇게,

이 글을 쓰고 나서도 파블로프의 개처럼 익스플로러를 클릭하면 짱공유 주소를 클릭하겠지

하지만 주소창에 짱공유 주소를 지우고,

여러분이 내 게시물을 인기게시물로 만들어주면,

혹시, 만에 하나, 설사, 비코그린, 짱공유에 다시 들어와도

인기게시물 목록에 내 글을 보며 얼굴이 붉어져 다시 나갈 수 있으리라

정들었던 내 짱공유

여자친구와 헤어질 때도 열없이 겁이 많아 연락을 끊기만 했던 내가,

그대와 헤어질 땐 당당히 이별을 고하노라

만남은 언제나 이별로 끝이나기에,

이 글에 한두개의 댓글이 달리겠지, 궁금하기도 하겠지만,

나 꾹 참고 프로스트처럼 가지 않은 길을 걸으리, 포 아이어

 

마지막으로, 그동안 진심으로, 정말, 내 반평생, 고맙고 즐거웠어요 짱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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