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에 독설 기성용, 조만간 입장 밝힐 듯 아버지는 대한축구협회에 사과

돼지왕 작성일 13.07.05 1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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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해 2월 비공개로 쓴 글 일부 노출

“월드컵 예선전 못나가 충격먹어”

최감독-해외파 갈등의 골 드러나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중핵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페이스북 글이 노출되면서, 최강희 감독 시절 대표팀 내 분란이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 감독과 선수 사이의 갈등은 늘 있는 것이지만, 자칫 새로 선임된 홍명호 감독의 대표팀 구성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내 매뉴얼에 SNS는 없다”며 팀 내 트위트나 페이스북을 통한 내부 사정 공개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도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선수의 사생활인 페이스북 계정 노출이 자칫 네티즌의 마녀사냥식 여론몰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 기성용의 과격한 감정 한 축구 칼럼니스트가 4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트에 기성용의 비공개 페이스북 글이라며 공개한 내용을 보면,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에 대한 불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지난해 2월29일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예선 뒤 페이스북에 “전반부터 나가지 못해 정말 충격 먹고 실망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느꼈을 거다. 해외파의 필요성을. 가만히 있었던 우리를 건들지 말았어야 되고 다음부턴 그 오만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란다. 그러다 다친다”는 글을 남겼다. 기성용이 선발에 나가지 못해서 충격을 받았고, 다른 해외파 선수들도 배척감을 느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성용은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3경기에도 뽑히지 않았는데, 지난달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건 리더의 자격이 없다”는 트위터 글을 올린 뒤 논란이 되자 교회에서 들은 설교 내용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축구팬들은 대표팀 내 선수-감독 간 이견은 예상했지만, 4일 공개된 내용처럼 갈등의 골이 깊게 난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 최강희 감독의 팀 장악 실패 2011년 말 조광래 감독 후임으로 부임한 최강희 감독은 첫 일성으로 “해외파라도 컨디션이 나쁘면 기용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전임 조광래 감독이 견지한 ‘해외파 프리미엄’과는 다른 방침이었다. 당시 해외파 에이전트들은 “해외파를 너무 무시한다. 멀리서 오는 것도 힘든데 사기를 죽이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해외파가 느끼는 불만도 비슷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과정에서 기성용이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이 부상 등의 이유로 대표팀에서 빠질 때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선수들은 크게 실망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이 해외파보다 국내파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꾸리면서 갈등이 더욱 심화됐을 수도 있다. 최강희 감독이 최근 “혈액형으로 (대표팀) 수비수를 얼추 판단할 수 있다. O형은 성격은 좋지만 덜렁거리고 종종 집중력을 잃는다”는 발언도 문제가 됐다. 역시 해외파인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은 “2012 올림픽 동메달-윤석영, 김영권, 김창수, 그리고 아쉽게 빠진 홍정호. 이상 모두 O형. 그 외 최고의 수비력 박지성 O형”이란 글을 띄웠다가 4일 트위터로 사과했다.

■ 축구 전문가들 “갈등 털어내야” 축구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한 해설위원은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선수들은 스스로 ‘탈락’이라고 표현하며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감정이 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해설위원은 “해외파는 이미 검증된 선수들이다. K리그와의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현역 프로팀 감독은 “대표선수는 공인이다. 모범이 돼야 하고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선수나 감독이나 깊이 생각해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명의 전문가들은 모두 홍명보 감독의 차기 대표팀을 위해서라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논란이 더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역 프로팀 감독은 “기성용이 나서서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하겠다는 사과를 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 기성용 조만간 입장 밝힐 듯 비공개 페이스북 공개로 난처해진 기성용 쪽에서는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공식적인 사과 발표는 하나의 방안이다. 이에 따라 기성용 에이전시 쪽에서는 소속팀 스완지시티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기성용과 연락을 취해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기성용의 아버지인 기영옥 광주축구협회장도 5일 급거 상경해 대한축구협회 쪽에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인 출신이기 때문에 일단 아들의 경솔한 행위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전시의 하나인 아이비스포츠 쪽 관계자는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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