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 29살이며, 현재 어릴적부터 주욱 부모님과 함께 살아 왔습니다.
저희 형은 10년째 타지에서 살고 있으며, 현재 독립해서 타지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형이 수년전쯤 의대생활을 끝내고 병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저희 집에 갖다놓은 물건이 꽤 있습니다.
좀 이런 식입니다. 자기 물건이지만 필요없으면 귀찮다는듯이 그냥 집에만 보내고 물건의 처리나 정리에는
전혀 나몰라라 합니다. 그리고 정리가 잘 안되어 있거나 함부로 버리면 탓하고 심하게 욕하는 성격입니다.
집에 수십권의 책, 수십개의 형 옷들(수년째 형이 건들지도 않고 신경도 안쓰는 물건입니다.), 온갖 자잘구레한 물건들이
제 방 뿐만 아니라, 다른 남는 방의 옷장이며 책장을 전부 차지하고 거기도 모자라 제 책상 밑 등에 쑤셔넣어 있습니다.
정작 이 집에 살고 사용하는 저는 옷을 둘 데도 없고 너무 힘드네요.
그 중에 약간 커다란 스피커가 있는데, 총 세 개의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왼쪽 스피커, 오른쪽 스피커, 우퍼 스피커. 문제는 덩치가 꽤 큽니다.
높이 30센티미터에 폭 20센티미터짜리가 3개 있고 이들이 케이블들로 연결되어 있으며,
제 책상 아래 한쪽에 넣어뒀는데 자꾸 발에 걸려서 발도 못 펴고 불편하네요.
그뿐만 아니라, 형이 쓰던 컴퓨터 본체(쓰는 사람이 없어서 제 방 한쪽에 두었습니다.), 수십권의 책들(의학서적만 해도 수십권이고 커다란 책꽂이(폭 1미터, 높이 2미터짜리) 두개 이상을 차지합니다.
책들이야, 책꽂이에 넣어두면 되고, 형의 공부 추억이 서린 것이니 버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형의 컴퓨터 본체와 스피커는 영 애물단지네요.
본체까지는 어떻게 감수한다고 쳐도, 아무도 몇 년 째 안 쓰는 스피커가 차지하는 공간 때문에 너무 불편합니다.
(집에 온 이후로 한번도 컴퓨터에 연결조차 되어 본 적이 없습니다. 쓸모가 없습니다.
저는 기존의 조그마한 스피커가 간편하고 책상을 차지안해서 사용합니다. 또 우퍼 스피커는 아랫집에 시끄러워서
사용할 수도 없구요.)
스피커 가격은 대략 4만~5만원 가량 되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전화해서 물어보자니 친절하게 듣고 대답해주는 성격의 소유자도 아니고,
바빠서 연락도 되질 않습니다. 그만큼 빡센 곳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하는 것 같습니다.
(실상을 보지 않으니 모르지만, 부모님의 말씀을 듣자면 그러합니다.)
그래서 물어볼 수도 없고 한데, 그냥 버려도 타당한 일일까요?
제 나이에 이딴 문제로 고민하는 게 우스워 미치겠지만,
또 형의 물건인데 제 맘대로 갖다 버리기도 그렇고.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형이 자신의 물건을 매번 처리하거나, 어떤 식으로 정리하라고 말도 해주지 않고,
자기 일에만 집중하고 이사가거나 필요없을 때 집에 택배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귀찮아서 집에 던져두듯이 보내기만 하고 처리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쓰니 미치겠네요...
이 뿐만 아니라, 온갖 자잘 구레한 물건들을 부모님 대신 제가 나서서 정리할 때도
온갖 사진이니 머니 종이 봉투에 담아서 형거 물건이라고 이름 쓰고 한쪽 창고에 정리해두는 것도
영 피곤하네요. 함부로 버렸다가 나중에 욕먹을 수도 있고 이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