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대만 유명 관광지에서 시비 끝에 대만인을 집단구타하는 사건이 발생, 양안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17일 중국 인터넷 포털 왕이(網易)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대만 아리산으로 여행을 간 중국 허난(河南)출신 관광객 21명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하다 이를 제지하고 나선 대만인 천(陳)모씨와 시비가 붙었다.
천씨는 중국인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해 온몸에 멍이 들고 가벼운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
천씨는 중국인들이 큰소리로 떠들고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함부로 침을 뱉는 등 공중도덕에 어긋나는 짓을 해 그러지 말라고 훈계하려 했는데 이들이 오히려 화를 내고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은 천씨가 "중국인들은 대만에서 꺼져라"라고 욕을 하는 등 먼저 도발했다고 반박했다.
중국인들은 세계 도처에서 빚어진 자국 관광객들의 '무례한' 행태로 이번 사건이 빚어졌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만인이 중국인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 흥분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또 '하나의 중국' 시선에서 대만을 바라보지만, 대만은 중국을 거부하는 정서가 높다는 점이 이번 사건을 통해 확인됐다고 섭섭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대만인들은 중국인이 대만에서 공중질서를 어기는 것은 물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이번 일도 이런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대만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중국 관광객들의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면서 이제 중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엔 가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홍콩과 대만은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들자 일종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런 불안감은 종종 반중국 정서로 표출된다고 이번 사태원인을 분석했다.
연합뉴스 입력 2013.09.1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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