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납요금 40원

LaZeta 작성일 13.11.30 14: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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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말 황당한 일이 있어 글을 올립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습니다.

저는 폰없이 인터넷 전화로만 4년동안 쓰다가, 최근 제가 에버그린 모바일에 개통을 하기 위해 신청을 했습니다. 

다음 날, 전화가 왔습니다.

직원 : 고객님은 미납요금이 4천원 있어서 그걸 납부하셔야만 가입이 됩니다.

나 : 폰 안쓴지가 4년이 넘었는데 미납금이라뇨?

직원 : 재차 확인했지만, 역시 미납금이 있으시네요. 납부하시고 다시 신청해주세요.


저는 예전에 SKT만 썻던지라 미납금은 거기 밖에 있을 곳이 없었습니다. 헌데, 분명 4년 전 해지를 하면서 확실하게 금액 완납을 하고 나왔던지라 미납금이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납금이 있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내어 대리점을 방문했습니다. 여기 대리점은 직원이 무성의 하기로 악명이 자자한 곳이라 개인적으로 굉장히 가기 싫어하는 곳 이었습니다. 다시 올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런일로 다시 끌려오게(?) 되어 기분이 조금 언짢았습니다.

먼저, 선빵을 때렸습니다.


나 : 혹시 미납금이 있어도 계약해지가 되나요?

직원 : 안됩니다.


일단, 제가 유리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전 해지가 된 상황이니, 적어도 '미납금이 없다'라는 전제가 성립되고, 만약 미납금이 제 앞으로 존재한다면 100% SKT과실이 됩니다.


나 : (신분증을 주며) 이 주민번호 앞으로 미납금이 있는지 확인해 주시겠어요?

직원 : 잠시만요(검색한다), 고객님, 40원 미납금이 있으시네요.


순간 제 귀에 도청장치가 설치된 줄 알았습니다. 40원? 보청기가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인가? 벌써?

되물었습니다.


나 : 40원요? 40원요?? 레알 40원?

직원 :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네, 40원요.


황당함이 지나치니 급속도로 피가 거꾸로 솟아올랐습니다. 표정은 웃지만 입꼬리가 씰룩거렸습니다. 대략 하회탈 표정을 연상시키면 될 것 같습니다.


나 : 근데, 좀 전에 미납금이 있으면 해지가 안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제 앞으로 미납금이 있으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직원 : (한심하다는 듯) 고객님, 폰 해지하실때 30분 전의 요금은 청구가 안되세요. 그 요금이죠. 

         (너 같은 놈 하나,둘이 아니라는 표정으로) 지금 내실거예요?

나 : (굉장히 빡쳐있음) 만약 안내면 어떻게 되요?

직원 : (문둥병 환자보듯) 그럼, 어쩔 수 없죠. 안내셔도 되요. 대신 앞으로 폰 개통은 못하시겠네요. 


결국, 100원 내고, 60원 거슬러 받고 영수증도 받아왔습니다. 영수증에 이렇게 써 있군요.


* 해지전 30분 동안 사용요금(정보이용료 포함) 및 해지 당원 사용한 국내외 수신자 부담요금, 데이큼국제전화요금, 국제로밍요금 등은 익월에 청구됩니다.


저는 지난 4년동안, 40원 납부하라는 청구서를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말은 청구서 지로를 보내기도 아까운 금액이란 말아닌가요? 전 4년만에 처음 알았어요. 제가 미납자 리스트에 올라있다는 것을. 검색하면 나오는 미납자 리스트가 있더군요.


모두 저처럼 안되려면 아셔야되요. 통신사를 해지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지로나 언질도 없이 님들도 리스트에 올라갈 수 있어요. 조심하세요.


괜히 기분 꿀꿀한 주말이 되었네요. 

이상 40원 신용불량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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