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가 바뀌는 시점을 아세요?
양력 1월 1일? 음력 1월 1일??? 아쉽게도 둘다 아니랍니다.
띠는 입춘때 바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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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는 음력설을 기준으로 한다? 그렇지 않다. 엄밀하게 따져 음력설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음력설이 되면 해가 바뀌어 새해가 되지만 띠는 요지부동이다. 띠는 태양력도 아니고, 태음력도 아니다. 띠는 태양의 위치에 따라 정하는 절기력(節氣曆)을 기준으로 한다. 절기력은 태양의 황도(黃道, 태양이 움직이는 길)에 따라 매겨진다. 입춘(立春)을 시작으로 해서 대한(大寒)으로 끝나는 24절기는 정확히 양력 날짜와 일치하게 된다.
태양의 1년 변화 중에 가장 먼저 드는 절기가 입춘이다. 입춘은 봄에 해당한다. 봄은 1년 춘하추동(春夏秋冬) 사계절 중 첫 번째 계절로 음력 1월, 2월, 3월에 해당한다. 봄에 해당하는 절기는 입춘, 우수(雨水), 경칩(驚蟄), 춘분(春分)이다. 이 중 정월에 드는 절기가 입춘과 우수다. 종합하면 1년은 봄에서 시작하고, 봄은 정월에서 시작하고, 24절기는 정월의 입춘 절기에서 시작한다. 이런 이유로 입춘 일시가 띠를 구별하는 기준점이 된다.
김일권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띠는 태양의 위치를 따라 매기는 시간 요소여서 24절기 중 1년의 시작 절기인 입춘을 기준으로 따진다”고 말한다. 입춘은 정월에 드는 첫 번째 절기로 한 해의 시작을 알린다. 그래서 입춘이 띠의 시작점이 되는 것이다. 띠의 입장에서 보면 입춘이 설날인 셈이다. 보통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한다.
대문에 붙이는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글귀는 단순히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뜻 이상을 담고 있다. 즉 띠의 날인 입춘을 기리던 우리 풍속의 소중한 유산이다. 따라서 2012년 임진년(壬辰年)은 음력설(1월 23일)에 시작하지만, 2012년 용띠(60년 만에 돌아온 흑룡띠)는 입춘일(2월 4일)부터 카운트에 들어간다. 천간(天干)인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와 십이지지인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에서 임과 진이 만나는 해인 2012년을 특히 흑룡의 해라고 부르는 것은 색의 의미를 담은 음양오행설(木, 火, 土, 金, 水)을 덧붙인 결과다.
간지(干支, 천간과 지지를 일컫는 말)는 60년마다 돌아온다. 흔히 말하는 환갑(우리 나이로는 61세)이다. 환갑은 천간의 10개 기운이 갑(甲)으로 시작해 돌고, 지지의 12개 기운이 자(子)로 시작해 계속 돌아 다시 갑자(甲子)로 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즉 환갑은 육십갑자가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다.
24절기와 음력설은 항상 똑같은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다. 때로는 서로 엇바뀌어 움직인다. 이 경우에 음력설이 지난 뒤에 입춘이 들어오면 새해가 되어도 띠는 아직 바뀌지 않게 된다. 반대로 음력설이 되기 전에 입춘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띠는 이미 바뀐 상태가 된다. 2011년은 음력설과 입춘이 하루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2012년은 음력설과 입춘 사이에 12일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양력으로 2012년 1월 23일(음력설)부터 2월 3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음력 기준으로 1월 1일 이후라고 해도 띠는 용띠가 아닌 여전히 토끼띠라는 셈법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