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에 대하여

새로운오후 작성일 14.09.02 10: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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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에 눈을 뜨고 화장실에 들어가면서 미끈~

'아 뭐야 큰일 날뻔 했잔아'

하루 일진이 안좋을것 같은 예감이 벌써 든다.


옷을 고르는데 입을만한게 별로 없음에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 말리고 대충 걸쳐입고

집 밖으로 나온다.


상쾌한 아침 날씨에 기분이 좋아지려고 하는데

차를 보니까 새똥이....

'이러언..-,.-'

속으로 유쾌하진 않지만 누굴 탓 하겠어.


시동 걸고 출발.

얼마 안돼서 신호가 풀렸는데 앞차는 도무지 갈생각을 안해.

' ~! 아니 저 차는 앞을 안보고 뭐하는 거야?'


사무실에 도착.  

고양이는 모래상자가 아닌곳에 변을 봐놨고

빗자루로 한대 후려 치려다 꾸욱 참고 치워 놓고 보니

밤새 고삘이들 빨아댄 담배 꽁초가 문앞에 수북하다.

'아놔 이 새끼덜이~'



저녁,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허심탄회를 빌미로 뱉어 놓는 말들이 귀에 거슬렸지만

딱히 화를 낼 상황도 아니고 그냥 묵히기로 한다.

'가만..지난 번 저 새끼와 술을 먹을때도  집에 올때면 뭔가 찝찝 했었잖아?'

하지만 오늘도 만났고 다음에 또 술 친구로 또 만날게 뻔하기 때문에  

화는 점점 쌓여갈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항상 즐겁 다가도 다른때 똑같은 행동으로  화가 나고 또 미움도 생긴다.

  

화라는게 딱히 이유가 없어도 생긴다.   

기승전결도 없고 기결, 승기, 기전, 결전승기 .종잡을 수가 없는데


화에 대한 개인적 정의는 미움이다.

미움 또한 동일하게 기승전결도 없지만

미워할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아침에 체유관에서 만난 저 사람은 인상을 쓰고 다녀서,

술 먹는데 흘끔흘끔 보는 옆 테이블 아저씨 생긴게 기분나빠서,

고속도로 달리는데 뒷차가 바짝 달라 붙어서,

맛도 없는 식당에 써빙이 불친절까지,

앞 차가 담배를 피고 꽁초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등등 등등등 

사실은 어쩔때 내가 하는 행동일 수도 있는 일상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마음이 생겼다고 꼭 화를 내거나 표현을 하진 않는다.

오히려 가식적 선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알수 없는 깊은 곳에 쌓여간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 가서 뭐라고 한다는 말 처럼

화가 날때는 정작 그게 뭔지 모르고 눅혔다가 뜬금없는 곳에서 터지는 부작용도 보이고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부분 그 사람이 준 피해가 없음에도 미워하는 경우가 많았고

또 미워하는 마음이 이미 생겼기 때문에 이제는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발견한다.


'난 끊임없이 그들을 좋아하려고 노력했지만 미워하는 원인은

그들이 그럴만한 이유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말이다.



요새 법륜 스님 말씀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데

마음에 어떤 미워하려는 시스템이 작동 하려고 할때  


'아! 내 마음이 또 미워하는 시동을 걸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먹으면 한결 가라 앉아 진다.


최근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화를 참으면 병이된다.

어떤 미움이 드는데 예수나 부처처럼 견딜 순 없는것이다.

 

다만 내 마음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원리를 깨우쳐야 화도 현명하게 낸다는것이다.

태안반도 기름 유출을 인해전술로 닦아내어 결국 제거해 버린것처럼


마음에서 스스로 만들고 유출시킨 오염원이 미움이라면

끝없는 반성의 수건으로 닦아야 어른으로 커나가는 것이다.


결국 미움은 누가 잘못해서 생기는 일이 아닌

내가 만들어낸 하나의 허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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