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00판은 넘긴것 같은데요. 이런저런 깨달음을 얻은것 같습니다.
1. 팀플은 정말 좋은 사람과 만나서 최적화하는게 제일 좋다. 그게 안될경우 나머지는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해야한다.
:우리편에 아주 조금이라도 기대는 마음을 가지면 크게 실패하게 되더군요.
내가 플토이면 우리 저그에게 오보로드를 기대한다거나, 내가 저그이면 우리편이 포토캐논 적게 짓고 물량이 시원하게 나오길 기대한다거나.
이런건 그나마 귀족적인 기대구요.
내가 다 끝내는 동안 우리편은 열심히 멀티만 늘리고 있다면 나중에 캐리어로 뒷통수 치는 상황까지도 생각해서 플레이 해야 합니다.
우리편에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아야 함을 배웠습니다.
2. 팀을 위해 헌신하며, 대가는 거의 못받는다고 보면 된다.
: 저는 저그를 주로 고르는데요. 저그는 스타1에서 가장 강한 종족이죠. 프로리그에서도 투저그 삼저그 초이스가 금지되었던 시기에, 저그 랜덤을 해서 어떻게든 투저그를 만드려고 했을 정도로 저그는 너무 강력합니다.
일차적으로 우리편이 하나라도 저그가 있어서 투저그인 경우는 거의 없죠.
반대로 상대팀은 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저그 원테란 투저그 원플토 조합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경우, 저는 최상의 경우에 투저그의 저글링이 올것을 예측하고 기다려서 유도해서 8저글링으로 12저글링까지 다 잡아본적이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주로 우리편은 포토캐논이 세개이상 올라가게 됩니다. 저의 공로는 우리편의 안정감으로 돌아간셈이죠.
그럼 포토를 올린 우리편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나에게는 오지도 않는데, 저그에게 갈것이 뻔하지 않는가? 왜 성큰을 많이 안짓는 병신같은 짓을 하는가?" 하는 말을 주로하더라구요.
성큰 1개만 짓는것은 팀을 위한 배려이죠. 투저그에 원플토까지 있고 투게이트라면 당연히 성큰을 하나나 둘 늘리겠습니다만, 저그가 위축되면 그 병력 뭉탱이가 커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길수가 없으니까요.
제가 주로 털리게 되는 타이밍은 투저그 발업저글 3부대+ 7~8질럿 정도가 들어오는 타이밍으로 보이는데요.
이것도 70%정도는 가까스로 막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걸 다 막으면 우리편은 포토짓다가 몇마리나오지도 않은 질럿으로 상대 저그 빈집 들어갔다가 성큰이랑 키스하고 죽는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더 웃긴건, 자기 맘대로 캐논같은거 몰래 러시 가다가, 걸리면 헬프오라고 난리치는 경우죠.
겨우겨우 막다가 짜낸 병력이라 가기도 어렵고, 상대가 이미눈치채서 병력가봐야 꼴아박는 것이라 들어가진 못하고 근처에서 추가병력이나 끊고 있으면. 욕을 하죠. 병신같은애랑 팀먹어서 힘들다고.
제가 여기서 배운것은, 정말 사람이랑 아무나 친해지면 안된다는걸 배웠습니다. 제가 부끄러운 경우는 "오보풀을 하셨으면서도 6저글링으로 8저글링에 달려드신게 성급하셨다" 는 등으로 말씀해주신다면 부끄럽습니다만.
하지만 반대로, 그렇다고 나도 그럼 다 죽자는 식으로 9투햇~ 12풀 정도 하면서 성큰 도배로 버티는 식으로 간다면, 그 결과는 너무 불행할것이 뻔하기 때문에, (알기 쉽게 플토 입구랑 제 입구에 캐논-벙커만 지어버려도 아무것도 못하게 되겠죠)
팀을 위해 물량을 계속 찍어줍니다. 라바는 거의 안쉬는 편입니다.
그래도 잘 막다보면 상대 병력이 많이 소진 되기때문에 빈집이 성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그런 경우, 같은 편이 저그라면 2햇에서 레어 뮤탈이나 러커, 심지어 히드라같은거 너무 자주갑니다.
상대 테란이나 플토가 한방 꾹 모으고 있을때에도, 그딴거 관심없고 정찰도 없이 무조건 간다고 보면 될것 같아요.
그러니, 저는 저글링을 계속 찍을수 밖에 없습니다.
간혹 우리편이 저를 잘 이해해 주는 경우엔 센터 마인이라던가, 충분한 질럿-드라군 양으로 잠시의 호흡을 주지만.
그런 경우는 다섯경기에 한경기 있을까 말까니까. (이런 경우 저그의 물량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런식으로 되면 항상 거의 점수 1~2등 선에서 병력 순환 자신있습니다. 물론 아마 초고수준의 친구들만큼은 못합니다만...)
저글링을 찍어서 털리는 곳을 지원가는 역할을 계속합니다. 더불어 어떻게든 한두기 찌르거나 오보를 넣어서 정찰정보를 얻어내죠.
우리편 물량이 후달리는 경우 본진에 4해처리가 갈때까지도 온리 저글링 밖에 못하는 경우도 의외로 자주 생깁니다.
제가 이렇게 저글링이 4~5부대 이상 갖추어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의 병력이 함부로 못 달려드는 것인데.
막상 레어테크탄 저그나 템플러까지 올라간 토스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내가 다크가서 이겼고, 뮤탈가서 승리를 잡았다."
더군요. 그들은 다크나 뮤탈등에서 유리하기때문에, 멀티를 가져갈수 있고. 그들이 멀티가져가는 시간은 약점이기 때문에 저는 저글을 계속 누르죠.
멀티를 먹으니 병력이 계속 나오는 것인데, 나는 그 시간동안 상대를 서포트 하면.
나중에는 배신+ 끝까지 모은 병력으로 털리는 것이나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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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도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말 만나고 싶은 친구. 좋은 친구 몇몇은 서로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고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만.
아무렇게나 만나게된 인맥에게 헌신하는것만큼 멍청한 일도 없는것 같습니다.
조직에 호구가 많을수록 조직은 잘 굴러가겠구요. 저도 그런 부분 어느정도 애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막상 호구 입장이 되면 정말 불쌍하더군요.
상대의 입장을 다 이해하고 병력을 찍어서 우리편을 수비해주는 사람은,
나중에 지혼자 포토도배하고 3멀티 먹고 그 시간 벌어준 것을 배신으로 갚는 사람에게 죽는 쪽이 되는 것 같습니다.
스타를 통해 그 누구에게도 기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나의 피지컬과 운영능력이 좋아야, 정말 좋은 친구의 운영과 피지컬을 알아볼수 있다는 것 두가지를 배웠습니다.
그런 소수의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해야겠습니다.
스타를 좋아하시는 짱공유님들에게도 평안이 가득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