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싱병사 썰 2 (전거부터 읽으시는게..)

적당히변태 작성일 14.06.23 16: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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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꿀같이 편한 보직을 스스로 관두게 된 계기가 있음...

 

내가 맡던 분대원은 아닌데... 진짜 폭탄이 우리 캠프에 들어와 있었던 거였어.

 

한번은 내가 외부 일때문에 교육대장님 심부름하러 나간 사이, 분대장 회의가 있었거든?

분대장 회의라는게 뭐냐면, 그동안 자기 담당분대원들 관찰 및 상담하면서 알아내고 느낀 것들을 교육대장님께 보고하는? 그런 자리였어. 근데 하필 그날따라 내가 빠진거지.

근데 들어온지 얼마 안된 친구가 그날 보고를 한거야.

 

-4월 1일까지 전역시키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하는데... 생활은 잘하는 애고... 뭐 별 문제는 없습니다.

 

나는 당연히 그자리에 없었고 자살한다는 애가 한둘도 아니고 그냥 넘어갔는데 이게 문제가 된거야.

 

 

음... 어디서부터 말해야할까. 하필이면 그떄가 분대장들 좀 편하게 하겠다고 불침번에서 당직부관 체제로 바뀐지 얼마 안된 시점이었어.

그리고 마침 4월 1일에 내가 당직을 서게 되었지.

그리고 내가 하루키의 1Q84를 읽으면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한 녀석 (얼굴도 제대로 모르던 녀석인데)이 화장실 간데서 보내놓고 또 졸고 있었지.

 

근데 이게 내가 존나 아직도 존나 죄스럽고 스스로 자괴감 느끼는 부분인데,

 

원래 화장실 보내면 5분이내로 안올시 확인하는 것이 원칙인데 내가 깜빡 졸다가 시간을 못잰거야.

 

그리고 갑자기 외부에서 졸라 큰목소리로 아무나와봐!!!!!!! 하는거.

 

순간 딱 느낌이

.... 아 좆됐구나... 싶었지.

그때부터 존나 머리가 하얘져서 화장실로 일단 뛰어갔지.

 

아니나 다를까 화장실 3사로(칸을 사로라고 그래 군대에선) 바닥에 핏물이 진짜 엄청나게 흐르고 있고, 당직사관(사단본부 중 근무대랑, 군악대, 그리고 그린캠프가 한 생활관인 곳의 사관, 당시 군악대장)이 졸라 소리지르고 있는거야.

 

일단 업으라는 소리에 나는 그 새끼 업고서 앰뷸런스 소리나는데로 존나 뛰었다.

 

팔이 축쳐져있고 아무런 의식도 없는 새끼 업고 뛰는건 생각보다 존나 무섭더라.

나보다 키도 작고 몸무게도 안나가는 애였는데 업고가는 도중에 계속 팔을 타고 피가 뚝뚝 떨어지고...

아무튼 그땐 완전 패닉이었지...

 

그렇게 앰뷸런스 태우고 돌아와서 교육대장님께 전화드리고 화장실에 다시갔더니, 당직사관이 일단 저 피부터 치우라는거야.

 

나는 그렇게 피 비릿내가 심한 거란걸 처음 알았다.

 

맨 겉쪽 부터 얇게 막을 이루면서 응고되가는 피가 얼만큼 많았냐면, 두깨로 따지자면 1.5cm 될 정도로 정말 엄청나게 많은 피였어. 페트병 3개 분량 정도는 될만큼 많은 피... 그걸 청소하면서 화장실 사로로 들어갔는데

 

피가 온 벽에 다 튀어있더라 분수에 맞은 것 처럼.

 

나중에 들어보니 팔꿈치 반대쪽에 팔접히는 그 보들보들한 부분있지. 거기를 커터칼로 찔러서 동맥을 끊은 거래. 애는 과다출혈인지, 놀라서 그런건지 쇼크기절한거고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

 

뭐 그 뒤로 교육대장님 볼 낯도 없는데다가

나역시 사단장부터 내리갈굼 (이게 몇콤보인지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멘탈나간다. 아직도 롤하다가봐도 친구들이 존나 멘탈 세다고 할정도로 좋은 경험이었다.) 받느라 정신이 없었지.

 

그래서 뭐 이것저것 처리할게 많았는데.... 일단 중요한 이야기는 이 정도야.

 

내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전환점이었고, 삶과 죽음 그리고 의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지.

뭐 저 이후로 불침번 서는게 너무 무서워서 (다시 불침번으로 바뀌었거든) 나는 근무 더이상 못하겠다그러고 때려치긴 했지만, 아직도 저때의 경험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군대라는 곳이 마냥 시간만 버린 곳은 아니었어. 적어도 나에겐.

 

 

 

 

 

 

그리고 GOP에서 탈영한 친구 말이야. 아마 비전캠프나 그린캠프 같은 곳으로 미리 옮길 수 있었을 텐데, 근무 시간이 너무 빡센 GOP라 휴가 일정 맞춘다고 그러거나 인원 안맞아서 못보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어.

 

그린캠프에 오는 GOP 관심병사들은 수도 적은데, 이유가 졸라 티나는 행동 하지 않으면 잘 안보내려고 하는 그런게 있거든. 이건 내가 GOP생활해봐서 알아.

 

혹시 관심병사나 GOP생활에 관련되서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일단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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