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언젠가 루키즘을 주장하던 글을 본 적이 있네요.
제가 그 글을 잘못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사회 전반에 깔려 아무리 성적 좋은 운동선수도 '예쁘지 않다면' 스타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걸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제가 삐딱해선지 그 글을 보고 사회가 예쁜 얼굴만을 추구하는 외모 지상주의의 문제보단
'인류 역사상, 아니 문명이 생기기 전부터 인간이 그러지 않았던 적이 있었냐?'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봤습니다.
시대마다 미의 기준에 차이는 있지만 고대 문학 내지 역사에서 흔히 나온 내용 중 하나가 바로 경국지색이었고, 클레오파트라, 양귀비같은 인물은 얼굴(혹은 매력) 하나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인물들이었습니다.
이집트 왕족이나 신라시대의 화랑들은 기록에도 자주 등장할 정도로 화장을 즐겨했던 것으로 유명했고, 헬레니즘~로마 시대 당시엔 남자의 최고의 연애 상대는 미소녀가 아니라 미소년(진짜 남자) 이외 소설에도 안능무판 봉신연의, 나관중 삼국지 등 당시 문화의 대세였던 송 시대에도 화장하고 전장에 등장하는 장수들이 나옵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건 여자만의 영역이 아니었단 소리죠.
이 밖에도 수많은 예가 있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한게 어느 날부터 갑자기 생긴 기현상은 아니라는 소립니다. 매스컴의 발달로 쏠림 현상이 심해진게 문제라면 모를까 말입니다만, 우리가 흔히 유머로 이야기하지만 소개팅을 받아도 얼굴부터 물어보는게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이 이상해져서 묻는 질문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외모를 추구하는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예쁜 얼굴에 눈길이 더 가는게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조차도 스스로 속물이라 칭하는 어떤 개똥철학 때문에 기현상이라 매도되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떡이 어떤 떡이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란 속담도 갑자기 미쳐버린 사람이 혼자 이야기 했던 속담은 아닙니다. 방법의 문제라면 모를까 자본주의 시대에 외모를 무기로 돈을 버는게 잘못됐다 하면 그것도 할 말이 없습니다.
제가 얼굴이 잘나서 이런 글을 써제끼냐 묻는다면 제가 울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