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가장 좋아하고 재밌게 본 영화는 닥나(다크나이트)였습니다.
그렇기에 덩달아 놀란감독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번기회에 놀란감독의 과대평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고,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닥나를 감상 해 볼 생각입니다.
나또한 분위기에 휩쓸려 알맹이 없는 영화의 예찬론자가 되었던건 아닌가 하고 말이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영화 내내 이게 어쩌다 요즘 가장 핫한 영화가 됐을까 원인만 분석하고 있었네요.
영화제작을 위한 작가의 기반지식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만, 저처럼 어느정도 상대성이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기대했던건, 과연 학자들의 가설을 놀란은 어떤식으로 풀이 해 줄 것인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컨택트에서 보았던 단순히 신비로워만보이는 CG처리나 스타트랙에서의 외계의 함선같은 스케일 등이 아닌 보다 설득력 있는 감독의 신선한 관점을 바랬던건.. 좀 무리였을까요. 물론 블랙홀의 시각적 표현은 충분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영화적인(?)관점에서 보더라도 실망입니다.
1. 대체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생활을 하는지는 대사 몇마디가 전부요,
2. 가족을 위해 떠나는 가장의 모습도 지극히 미국적 사고인데다, 너무 쉽게(급하게) 우주행을 결정하는 모습.
여기까진, 앞으로 보여줄게 많아 초반전개가 좀 거칠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3. 차원이동 중에 브랜든과 맞닿는 대상과, the ghost의 정체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영화를 좀 본다는 사람들에겐 너무 뻔한 트릭 아니었나요?
(주변 몇몇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아~!', 나는 그들을 보며 '이정도에...?!')
4. 아빠와 딸이 공유했던 매개체(시계)는 초반설정에 비해 너무 초라하고 부수적으로 마무리됩니다. 시간여행의 키워드가 될 수도 있었던 매개체를 너무 소소한 소재로 마무리 하네요.
5. 전혀 밝혀지지 않은 쿠퍼의 발견 과정.
이 부분을 통해 차원과 시간의 경계에 대한 깜짝 놀랄만큼의 놀란의 아이디어를 기대했는데.. 영화는 그저 흔한 과학잡지 몇 권 분량의 이론을 보여주는걸로 3시간을 소비했더군요.
6. 전반적으로 보더라도.. 기승전결의 흐름을 타지 못했던건, 제 잘못이었을까요. 억지로 우겨넣은 듯, 중간중간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은 인과없는 뜬금포로만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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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생각 한 영화는 보통 세 번 이상을 봅니다. 숨겨진 트릭 찾는 재미도 있고, 자막보다는 원어대사에 더 집중 하게 되고..(닥나는 한 스무번은 본 듯). 아마 이것도 두어번 더 감상은 하겠지만 극장을 나오며 들었던 느낌은.. 딱히 또 보고 싶다는 느낌은 없었다는겁니다. (전문 평론가가 아니기에, 사실 위에 나열한 항목 보다는 그냥 느낌에 많이 기대는 편입니다.) 뭐랄까, 이 정도의 영화라면 놀란이 아니었어도 충분히 연출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저 소재의 신선함만으로 관객몰이를 하는건 아닐까 생각도 해 봤습니다.
적어도 소수의 관심사였던 상대성이론의 대중화는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보이니 말이죠. 오히려 과학지식이 전무한 채로 보는게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 같습니다.ㅎㅎ
모바일 작성이라 고치고 또 고쳐도 글이 매끄러워보이지가 않네요.
재밌게 봤다는 사람 김 빼고 싶은 의도는 없었구요, 그저 저처럼 재미없게 보신 분들은 안계신지, 그 이유는 어떤게 있을지 의견 나누고자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