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맘이 정리가 되질 않습니다.

v파르v 작성일 14.12.08 0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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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에 IT쪽 웹개발자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정신이 멍할때가 많아지고 안피우던 담배까지 피우게 되면서..

차라리 다른 일을 찾아볼까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요즘들어 프로그램 일하는게 굉장히 싫어졌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공공기관에 하청회사인데 사이트가 한 20개 넘습니다.

문제는 개발자 2명에 서버관리자 1명 인데.. 보통 이정도 인원이면 유지보수만 해도 벅찬데..

사이트 개발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기획자가 없는 관계로 대표님이 일 따오면 대충 설명듣고 설계 없이 무작정 코딩 들어가서

어떻게든 그 기간안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야근에 철야 주말출근은 당연시 되었습니다.


이번 두달이 제일 바빴는데.. 일한걸 생각해보니 대략 일주일에 75~100시간을 일을 한 것 같습니다.

최근 두달동안 혼자 개발 프로젝트 2개에 유지보수랑 서버가 망가져서 사이트 백업복구작업 일도 많아지다보니..

집에서 제대로 쉬는 날도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이번에 대표님과 크게 싸웠습니다..


이번에 개발 프로젝트 하나가 기간에 다 못맞출것 같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스크립트 구현 하나만 빼고

일단 사이트 먼저 오픈시키자고.. 나머지는 유지보수 하면서 구현을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그게 대표님이 두달 동안 뭐했으며 스크립트 구현도 안했으면 개발도 안된거 아니냐면서

어떻게 업무 파악도 제대로 못했냐며 아에 면박을 주시니까..

그때 제가 최근 두달동안 일어났던 일을 설명 드리면서..

저번에 급하게 들어온 개발 프로젝트 하나를 기간에 맞춰 끝냈으며..

서버실 전원이 나가.. 망가진 서버 복구때문에 몇칠 철야 작업한거랑

거기에 자잘한 유지보수에 대표님이 시키신 일때문에 야근 철야 주말 출근까지 했으니 이해 해달라고 부탁을 드려봤더니..

대표님이 그건 아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라고 말씀 하시니까..

그때부터 저도 빡치기 시작하면서 서로 핀트가 어긋나면서 제대로 회의도 못하고 끝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동안 일도 제대로 못하고 고민만 하다가..

대표님이 말씀한 스크립트 기간에 맞춰 구현 다 끝내드리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미친듯이 어떻게 뜯어고쳐서 기간에 맞추고.. 다음날 사이트 의뢰한 사장님이 오셔서 대략 사이트 어떻게

돌아가는지 시범 보여드리고 메뉴얼 작성해서 메일 보내드리고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제가 팀원들에게 제대로 말안하고 당일날 그만둔것과...

대표님께 쓸때없는 편지를 남긴게 문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회사 그만둔날 철야 때문에 피곤해서 집에서 이틀동안 잠만 푹 잔것 같습니다.

근데 푹쉬고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크게 잘못하고 회사를 나오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일단 같이 일했던 후임이 무작정 말도 없이 나간 저를 배신감을 느꼈는지 카톡이나 메신저를 보내도 말도 안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내 일만 끝나면 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던것 같습니다. 그만큼 후임과 많이 친하다보니 배신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표님께 쓴편지에.. 욕은 안했지만.. 써서 안될말까지 쓰면서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는 글을 써놨다 보니..

이제와서 계속해서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쉬다보니 현실성이 눈앞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원래 대표님이 그렇게 나쁜사람이 아닌데.. 어떻게든 일을 따와서 직원급여 주는분한데 너무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쓸때없이 대표님께 상처 준거 아닌가에 대한 죄책감이 쌓여서 괜히 우울증 같은게 생기고 감정기복이 심해지니까..

용기를 내서.. 회사에 찾아가 대표님께 죄송하다고 사과 드리고 복직을 희망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월요일에 회의시간에 직장동료들과 애기를 해보고 복직을 해주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다행이 대표님 맘이 풀린것 같아.. 어느정도 맘이 가벼워졌지만..

근데 이게 잘한짓인지 계속 고민하게 되면서.. 오늘 잠도 못자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과연 내가 이 회사를 계속 다니는게 맞는건지... 말이죠..

이번달만 넘기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계속 버텨오다가 터진거라서..

이 회사로 온지 7개월 좀 넘었지만.. 계속해서 제대로 된 일이 하나도 없다보니

이 일에 대한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우울증이라도 걸린건지..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요즘들어 감점기복이 심해져서 약을 먹어야 할지 고민 이고 아님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분명 저만 힘든게 아니고 일하는 모든 직장인들 힘드시겠지만

이런 상태에서 제가 일을 할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 이번에 깨달은게 하나 있다면.. 어느정도 정리를 하면서 시간을 가지고 그만두는것과..

함부로 편지 남기지 말것 이였습니다..

힘드네요 인생 사는게... 요즘 제가 왜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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