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를 설계하거나 기계부품을 제조하는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조언을 구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저는 20대 후반으로 수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석박통합과정)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제가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고자
박사과정을 포기, 석사 졸업을 하여 아버지 밑에서 기계부품을 만드는 것을 전수받고 나아가 회사를 운영하려고 하는데
이쪽 산업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것 때문입니다.
상황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아버지는 근 50년이 다되어 가도록 기계부품을 깎는 일을 하십니다.
거래처에서 도면을 주면 그걸 바탕으로 기계부품을 깎아 납품하는 아주 영세한 자영업자지요.
(혼자 일 하시다가 최근에야 직원 1인을 채용하여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술력을 인정받아 (사실상 현재까지는 국내에서 아버지밖에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큰 거래처의 발주를 받아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까지 일을 하시면서도 수년 내로 이를 접고 노후를 준비하려던 가운데,
일이 점점 커지고 거래처에서도 사활을 다하는 사업이 되어버려 결국 아버지도 사업을 확장하기로 마음 먹으셨습니다.
그 전 까지는 일을 찾지 못해 많이 힘든 생활을 해 왔고, 정직함과 기술력만을 무기로 일을 해 오셨지만 기술 개발을 하면
매번 뺏기는 일을 반복해왔던 터라, 환갑이 넘으신 아버지에게 이 일은 아버지 인생의 보상과도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제 아버지는 노쇠하시고, 일은 점점 많아져 개발을 마치고 양산에 돌입하는 시점이라 아버지가 일을 계속
해 나가시기 힘드신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재 상황에서 거래처와의 신뢰도 무시할 수 없을 뿐더러
최근에야 맺은 아버지가 맺은 열매를 여기서 잘라내어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일이었기 때문에
결국 제가 일을 이어받고자 하는 상황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학벌에 대한 욕심이 남다르셨어요. 중졸이 이 사업을 해 나가기는 사회가 너무 힘들게 했거든요.
부끄럽지만 지금 제가 그래도 명성이 있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터라, 두 분은 제가 꼭 박사를 하기를 원하셨고 같은 일을 하기를 원치 않으셨어요. 그런데 최근에 아버지가 너무 고되셔서 저에게 부탁을 하는군요.)
그런데 제가 그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나도 없습니다.
나름 주변에 비해 대외적인 활동을 많이 하였지만, 너무 이 일에 대해 문외한입니다.
문제는 아버지의 사업(곧 제 사업)이 거래가 끊기면 새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는데 직업 특성상(혹은 저희 가족이 알고있는 정도로는) 그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지금 하시는 일이 아깝지만 계속 공부를 강요했던 것도 추후에 이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인맥을 키우라는 의미도 있으셨죠. 지금 이 일을 잇기 전에 제 계획과 제 그림을 들어보시고 그래도 이 일이 장래성이 있다, 제 인생을 걸고 박사를 포기할 만큼의 준비성이 갖춰진다는 판단이 들어선 이후에야 기술을 전수해주시겠다고 합니다.
따라서 지금 제 목표는 제가 저희만의 제품을 만들든, 새 거래를 따오든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걱정은 바로 이것입니다.
1. 영업 : 제가 부모님께 듣기에 이 일은 인맥이 아주 중요합니다. 아버지 일 정도의 규모에서는 그냥 아는 사람들끼리 소일거리를 나누며 일을 해오셨거든요. 현재는 공고 출신의 기술자 분들 께서 어떠한 형태로 사업을 하시는 지 알 길이 전혀 없네요. 관련분야에 아는 지인도 없을 뿐더러.. 과연 작은 공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거래를 성사시키는지, 필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2. 개발 : 여건이 된다면 지금 하는 사업이 안정화되고 사업을 확장해 제가 공부를 이어가려 합니다. 수학이 아니라 이 일을 위한 경영/회계를 비롯해 필요하다면 기계공학 석박사를 말이죠. 그런데 말이 기계공학이지 제가 그 쪽 분야도 잘 알지 못하니 이 게 참 막막하네요. 사업을 따오기 힘들거나 혹은 회사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제가 어떠한 좋은 아이템을 가져야 할텐데, 그러기 위해 기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모해서 제가 개발을 하든 박사를 채용하든 우리 회사가 내세울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소설이지요.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기계공학을 공부한다면 제가 하는 일과 관련해서 사업을 발전시킬 방안이 조금 생길까요?
3. 현실성 : 만약 기계과에 들어가서 제 사업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제가 공부와 일을 병행할 수 있을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제가 수학을 전공하고 있지 기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데 그 문턱을 통과하는 것이 노력으로 가능할 지 모르겠네요.
카이스트나 다른 기계과 교수님들께 조언을 구해볼 작정이기는 합니다만, 사실 제게 가장 필요한 건 필드에 계신 분들의 현실적인 조언이네요.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는 것, 기계과에 진학하여 공부를 계속해 나가 회사를 계속해서 유지시켜나가는 것.
이를 위해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하... 제가 어떠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표현하는 것도 안되네요. 무얼 모르는 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ㅜㅜ
답답합니다... 형님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