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들의 형체가 부르르 떤다.
짱공유
한켠 한켠에는
글들의 목록이 뜬다.
나는 묵묵히 하나하나 클릭해본다.
어떤 것은 형체가 있고
어떤 것은 형체가 없다.
다시 주위를 둘러보고 묻는다.
글자의 하나하나가 눈처럼 소복히 내려와서
글들로 쌓인다.
외로운 인생에,
내 혼이 담겼던 곳은 짱공유.
실제보다 진실할 수 있고
하고 싶던 배설을 마음껏 할 수 있던 추억의 히스토그램.
언젠가 짱공유도 사라질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의 추억은 어떻게 되는가.
20대 철없이 재수 시절 피시방에 가서
친구 녀석이 재밌다고 보여주던
짱공유의 코믹 동영상.
사우나 의자에 앉으면 벽이 뚫려
스키장을 날으던 영상.
지금은 사라진 망가 게시판을 한번씩 보러 침투했던
비밀의 공간.
풋풋한 시기가 지나고 30대가 되었다.
중년 나이가 되어도 짱공유가 함께 할까.
때로, 먼지묻은 음반을 뒤적거리듯,
짱공유에 우리의 역사가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