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에 와이프의 조산기와 관련되어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40주는 바라지도 않고 35주까지만 채우기를 간절히 바랬으나 저번주 월요일 34주 5일로 입원 5주만에 출산을 했습니다.
조산 방지약(라보파, 트렉토실) 투약을 중지하고 10분뒤 진통이 시작되어 출산까지 딱 1시간 30분정도 걸린것 같네요.
너무 정신없이 빠르게 진행되어 아이가 울음을 터트릴때까지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멍하니 있었네요.
아이는 태어난 직후 산소호흡기를달고 인큐베이터에 옮겨져 신생아 중환자실로 들어갔습니다.
왼쪽 폐 하나가 전혀 펴지지 않은 상태고 오른쪽 폐도 폐포가 완전히 펴지지 않아 호흡곤란증세가 심하다고 하시더군요.
심잡음이 있어서 몇일뒤에 본 심초음파에는 심방중결결손증과 동맥관개존증 소견이 나왔고,
뇌 초음파에서는 백질손상 소견이 있어서 2~3주 뒤에 호흡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상태가 호전되면 뇌 MRI를 찍기로 했습니다.
영양분중에 체내 인 수치가 너무 높아 저인분유를 먹이고 있으나 그마저도 호흡과 먹는것을 동시에 하지못해 한번에 30cc이상은 먹지를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심장은 호전이 없을경우 수술로 어느정도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알고있는데 무호흡증상과 백질손상이 너무 걱정되네요.
단순히 분유를 먹는방법을 몰라서 호흡을 동시에 하지 못하는 것이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고 뇌손상으로 인해서 호흡에 문제가 있는것이면 심각한 일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뇌초음파에서 나온 백질손상소견이 MRI를 찍어본 결과 백질연화증으로 나오게되면 뇌성마비나 지능저하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네요.
미숙아이기때문에 이상이 있을것은 예상하면서도 뇌만은 제발 정상이기를 바랬는데, 우리가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하니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겠네요.
출산때 정신이 없어서 제대혈보관을 잊고있었는데 뇌성마비의 유일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억장이 무너지고 자책만 하고 있습니다.
와이프한테는 강한모습을 보이면서 절대 그럴일 없고 확률적으로도 낮다고 안심시켜주고는 있지만 혼자있을때면 심장이 터져버릴거 같네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과거를 곱씹을때마다 너무 후회되고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만 들고 있어요.
내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이런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매 시간이 고통스럽네요.
아무런 이상없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든것을 포기하고서라도 할 수 있을것같은데 지금으로서는 그냥 보고있을 수 밖에 없는 사실이 너무 힘듭니다.
주변에서 많은분들이 위로를 해주고있지만 아무래도 그분들과는 많이 동떨어진 상황이라 위로가 되기보다는 부러움인지 질투인지 정확히 알수없는 미묘한 감정이 들어서 짱공에 주저리 주저리 써봅니다.
임신한 와이프를 두고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약간의 이상함이 느껴진다고 하시면 와이프가 무슨말을 하든 바로 병원을 찾아가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뭐 이정도가지고, 아프지도 않은데, 조금있으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생각하지마시고 병원에 확인받지 않은 모든 증상을 이상증상으로 여기고 관리하세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짱공의 모든 분들은 부디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