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외롭게 살다 가신 분입니다. 왕성하게 활동하신 때도 있었지만 한 번 넘어지신 후 다시 일어서시지 못하셨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로서의 정은 충분히 나누어주셨습니다.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였지만 가족들에게 항상 고맙다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실 이렇게 빨리 가실만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수술도 잘 마치시고 회복도 잘 하시던 상황이었는데 감기가 폐렴으로 심해져 버티질 못하셨습니다. 코로나 검진결다를 기다리시느라 차가운 병실에서 대여섯시간을 벌벌 떠시다 버티실 힘을 다 써버리셨나 봅니다. 큰 산은 잘 넘으시고 돌부리에 넘어지셨네요.
너무 급히 돌아가시는 바람에 평생에 한 번도 제대로 사랑한단 말씀을 못드렸습니다. 그것이 가장 아쉽고.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희 아버지 가시는 길 명복을 빌어주신 덕분에 조금은 마음이 가볍습니다. 분명히 아버지께서도 고마워 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어쩌면 벌써 좋은 집에 사랑받을 아이로 다시 태어나셨을 지도 모릅니다.
향불을 지키며 외로우셨던 저희 아버지 더 많은 분 만나보시라고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이글 읽어주시는 분들 오늘 부터는 매일 더 행복해지시길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