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감각 이상으로 온다고 오신분
어쨌든 뇌쪽 문제 감별위해 MRI 를 찍었고
일단은 뇌는 정상인거 같다고, 이제는 척추 MRI 를 찍어야 할것 같다고 이야기를 함
근데 조영제를 사용해서 이게 빠져나가는데 24시간이 걸린다네요
그래서 다음 척추 MRI 는 응급실에서 24시간 체류 후에 찍어야됨.
환자 과거력상 감각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게 하나 있지만
그걸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색안경을 끼고 환자를 보는거고,
그 소리 들으면 환자는 화낼께 분명하니 걍 입 다물고
팩트만 설명함
근데 환자가
자기 증상이 호전 되면 그때 집에 갈수는 있을까요? 물어봄..
나는, 내 몸이 마음대로 작동하지 않다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면
그래도 와 ㅅㅅㅂ 이거 ㅈ댄건가.. 생각 들면서 무조건 MRI 찍고 갈텐데
아;;이 환자 머리속에는 걍 먼저 집에 갈 계획부터 세웠구나.. 본인은 알고 있구나..
뭐 그래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접근해야죠
일시적 허혈 증상일수 있으니 감별위해 찍어야 하고,
허혈 증상이 아니더라도 이걸 일으킨 다른 원인 감별위해 찍어야 하고
지금 이걸 안찍고 집에 갔다가 증상 재발하거나 다른곳에 영향 끼칠수 있고
치료 남으면 영구적 장애 위험하니 찍어야 합니다.
근데 환자는 응급실 체류하기 불편하다고 집에 감
하지만
3일 뒤에 다시 찾아 오는데
내눈을 의심함..
이거 그때 그분 아니겠지?
편견을 지우고 차트를 보니 익숙한 이름..
환자 정보 열어보니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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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다른부위의 마비로 옴
나 : 전에 했던 검사 다시 해야되염 머리 MRI 부터 해서요
환자 : 그때 mri 찍었는데 정상이였는데 또 찍어염?
나 : 그때는 다른쪽 마비였잔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응급실 체류의 불편함과
자기를 얼마나 무시한것에 대한 썰과 불만을 쏟아냄
그러면서 자기는 MRI 안찍고 집에 갈꺼라고 협박함
ㅠㅠ
나는 저렇식으로 말하면 안되니깐
응급실에서 있었던 불편한 점에 대해서 사과 하고
뭐 살살 달래면서
야이, 검사 하기 싫으면 걍 집에가 ㅅㅂ
그거 안한다고 내 월급 깍이는거 아니니깐..
를 머리속에서 동시에 돌림
결국 집에 간다고 뛰쳐 나가길래
자리와서 환자와 대화 차트에 길게 남기는데
옆에서: 야그딴환자한테시간쓰지말고 다른환자나빨리봐
…
욕먹은건 저였구여…
응급실이 안바빴으면 뒷방가서 욕먹었을듯 ㅋㅋㅋ
응급실 태움이 병동보다 적은 이유가 바빠서 그런게 아닌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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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니
걍 MRI 찍어야 합니다 그럼 여기 계세요
하고 휙 하고 돌아 나왔어야 함
검사의 목적, 비용, 부작용, 하지 않았을때 발생 할 수 있는 위험성 뭐 이런거 다 설명 해야 하는데
생각해보니 이거 설명 안했다고 소송 당하는것보다
저 환자 신경쓰다가 다른 진짜 위급한 환자 놓치면 발생하는 문제가 더 크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