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 세번째 사진이 바르반이라는 불가리아 택시기사입니다. 전날, 아침 일곱시에 그리스 테살로니키로 넘어가는 기차를 예약해놓고, 다음날, 아침 여섯시에 소피아 기차역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웬걸 눈앞에서 기차가 출발 하고 있지 뭡니까? 멍청하게도 타임라인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기차가 눈앞에서 사라지는데 정말 돌아버리겠더군요. 다음열차는 12시간 후에나 있고요... 정말 고민하다가 타임테이블을 뒤지니 금방 떠난 기차가 11시쯤 국경을 지나더군요. 지도로 열차가 지나는 국경역 까지의 거리를 통밥으로 계산해보니 잘하면 택시로 따라잡을 것도 같고 아주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저놈이 내게 다가왔습니다. 뭔일이냐고 묻더군요. 내가 열심히 설명했죠. 그럼 좋다 120유로ㅜㅜ에 내가 국경역까지 따라잡아 주겠다. 오케이? 그러더군요. 한 10분정도 갈등하다가 녀석차에 올라 탓습니다.
결론부터 말씁씀드리면 정말 간발의 차이로 열차를 눈앞에서 놓쳤습니다. 그리고 녀석은 나를 그냥 국경에 내려놓고 사라졌고요.
크허헝! 정말 죽겠더군요. 또 거기서 12시간을 죽때릴 자신도 없었구요... 그래서 거기서 다시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150유로에 테살로니키 역까지 데려다 주겠노라는 택시기사의 말을 믿고...
컥!바로 국경역에서 검문 당했습니다. 차로 이동하는 국경 검문은 정말로 까다롭습니다. 열차 검문은 명함도 못내밉니다. 또 못사는 나라와 잘사는 나라간의 국경이 접해있을 때, 잘사는 나라 쪽으로 넘어가는 것이 훨씬 어렵고요...
택시를 탄지 2분만에 검문에 걸려서 짐검사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비닐 봉다리에 든 세제와 제약회사 다니는 친구가 여행기간동안 먹으라고 준 영양제(하이치올씨)가 화근이 되어 끌려가서 두시간 동안 취조 당했습니다. 이 거지같은 영양제! 나는 이게 비타민제라고 말했는데, 영양제 성분에 비타민이란 말이 안 써있는 겁니다. 돌아버리겠더군요. 세제야 물에 타서 증명하니까 믿었는데 말입니다. 자꾸만 같은말 묻고, 나는 이거 비타민 영향제다. 같은 말 대답하고. 나중에는 내가 봐도 그 투명한 병에 들어있는 영양제가 이상한 약처럼 느껴지더군요.ㅋㅋㅋ 어떻게 풀려났는지 압니까? 제가 영양제 한번에 열 알 먹어보이고, 두시간 후에 멀쩡한 거 증명하고 풀려났습니다. 개같은 경우였죠...
나오니까 택시는, 선불로 준 내 생돈 70유로만 먹고 발라버렸습니다. 크흐흑!
국경을 넘어-참 라인 하나두고 국경이라는 게 정말 골때립니다.- 그리스 바닥에 그렇게 떨어졌습니다.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도로 국경이 꼭 고속도로 톨게이트 처럼 되어있습니다. 다만 불가리아 쪽에 한군데, 그리고 라인, 그리스 쪽 한군데... 몇미터를 사이에 두고 이런식으로 검문을 두번 당해야 국경이 넘어지는 겁니다. 저는 불가리아 넘고 그리스에서 걸린거죠... ㅋㅋ
지금 생각하면 웃기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만, 그때는 정말 죽고 싶더군요.
그러니까 저는 공짜로 기차로 타고 넘어도 되는 구간을 택시를 총 세번을 타고 넘었습니다. 택시비만 300유로 날리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