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순례길 '콤포스텔라'

도리돌2 작성일 13.01.22 03: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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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Saint-Jean-Pied-de-Port(쌩장삐드데뽀트 - 보통 생장이라 합니다.)에서부터 스페인 북서부의 '산티아고'까지 약 800km 정도의 순례길이 있습니다.

콤포스텔라, 카미노 등으로 불리우며, 매년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 등으로 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검색 ㄱㄱ)

 

2011년 9월 19일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바욘역을 거쳐 타시 '생장'으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사전 지식 부족으로 10유로가 넘는 교통비 손해를 맛 봐야했죠ㅠㅠ

한국에서 이 길에 관한 아주 짧은 지식만 듣고 유럽에 왔다가 우연에 우연을 거듭해 걷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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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엘'을 만들 수 있는 등록소 입니다.

테이블 끝에 앉은 친절한 누님께 안내를 받아서 여권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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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시를 조금 넘겨 출발했는데 마을을 벗어나서 조금 걷자니 안개가 자욱하더군요.

막 밝아올 무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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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도 안 걸었는데 땀이 나고 더워서 바람막이 점퍼를 벗고 잠시 쉬었습니다.

이 길에서 만나는 수 많은 사람들 중 단 한 명이라도 태극기가 한국의 깃발이길 기억해 주면 성공이다 싶어 배낭에 저렇게 메고 다녔습니다.(의외로 알아보는 외국인이 많아서 흐믓한 경우도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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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피레네 라는 산을 통해 국경을 넘게 됩니다.

스페인의 론세스바우스까지 가는데 산을 다 오르기 전 프랑스 쪽 전경입니다.

실력과 카메라 성능이 부족해 제대로 담지 못했지만 안개의 바다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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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다음 생애는 이곳의 소나 양으로 태어나고 싶다더라구요.

너무 편안해 보인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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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이 참 사람 기분을 상쾌하게 해줍니다.

페레네 산을 넘을 때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가끔 위험한 사고도 일어난다고 하는데 제가 걸은 날은 구름 한 점 없었어요^^

파란색 네모 안에 들어간 노란색문양(가리비입니다.)이 순례길의 상징입니다. 표식은 순례길을 나타내는데

중간 펫말을 보시면 Roncesvalles라고 써 있죠? 그리고 아래 사진을 보시면 Roncevaux라고 써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스페인과 프랑스의 표기 차이 같습니다.(아마 맞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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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십자가는 이 길을 걷던 누군가의 무덤입니다.

오랜 시간 이 길을 걷던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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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노란색 화살표는 길 바닥 구조물 담벼락 등 여러 곳에 그려져 있습니다.

이... 못 배운 유럽놈들은 이런 곳에까지 낙서를 하네??

라며 욕을 하고 있었는데 저게 길을 알려주는 표식이라고 하네요;;;;(저만 모르고 있더군요;;)

가리비 문양과 함께 카미노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표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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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을 보기도 하고, 시원한 숲 길을 걷기도 합니다.

산 반대편은 한참동안 이보다 더 울창하고,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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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묵었던 알베르게(순례자용 숙소-크레덴시알이 있어야 합니다.)

처음엔 수도원이나 성당인줄 알았는데 사람들 따라 들어가 보니 알베르게 더군요.

시설은 제가 본 알베르게 중 최고였습니다.(가격이 비싸지만요ㅠㅠ 10유로, 우리 돈으로 만오천원 정도지만 일반적인 공립알베르게가 5유로 정도 하는 걸 생각하면 후덜덜 하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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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 사진 입니다.

지은지 얼마 안 되어 굉장히 깔끔하더라구요.

 

이 길에 들어설 때 제 주머니엔 약 270유로 정도가 있었습니다.

한국인들이 말하길 1km에 1유로씩 총 800km를 걷는 동안 약 800유로 정도면 된다고 하더군요.

전 200유로 미만으로 걷고, 남은 돈으로 마드리드에 갈 생각이었습니다.(마드리드 아웃이라서요;;ㅋㅋ)

결국 꼬박 30일을 걸어 산티아고에 도착했고, 400유로 정도 썼던 것 같네요^^;;;

(굶고, 물로 배 채우고, 바게트 하나로 하루 버티기에, 산에서 열매 등 따먹으며;;;;;)

다른 분들껜 추천해 드리고 싶지 않은 방법입니다.

 

 

제겐 또 다른 고향 같달까요?

어떻게 생각하면 첫사랑의 느낌과도 비슷합니다.

평생동안 저 길 위에서 사는 게 소망이지만 쉽지 않네요^^

모쪼록 허접한 사진과 글을 또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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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카미노!

'부엔'이 '좋다'라는 의미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

뻬레그리노(순례자)들에게 혹은 그들끼리 주고 받는 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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