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Camino 순례길 4~5일 차

도리돌2 작성일 13.02.18 23: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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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플로냐라는 대도시를 빠져나오는 순례길은 외곽의 한 대학교를 가로지릅니다.

대학교를 지나 걷다보니 넷째날 해가 떠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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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벗어나 이미 추수가 끝난 밭들 사이로 힘겹게 걸어갑니다.

그렇지 않아도 건조한 나라인데 저런 장면을 보고 걷자니 갈증이 더 심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나쁘거나 싫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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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일행들 보다 한참을 앞선 덕에 저 조각이 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이 '용서의 언덕'이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걷는 대책 없는 인간은 저밖에 없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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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산 반대편으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앞에 저 네명의 걸음 속도가 느려서 환장하겠더라구요ㅠㅠ

이 사진을 찍기 전까진 두어사람 간신히 지나가고 경사가 심해 괜히 앞지르기 하다 위험할 수도 있어서 사진 찍은 뒤에 후다닥 앞지르기 했답니다.

움... 빨리 걷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닌데.. 제 경우는 되지 못하게 걸음이 빨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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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무덤..

걷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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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든 터널입니다.

이 숲길 앞에 커다란 호두 나무가 있어서 간단히 아침 요기를 했습니다.

호두나무는 감나무처럼 다들 알아보는 건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조금 당황하기도 했네요^^;;

(제가 촌놈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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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묵은 알베르게 입니다.

Puente La Reina뿌엔테 라 레이나 라는 마을입니다.

'여왕의 다리'였나?? 아무튼 유명한 다리가 있는데 아쉽게도 그 사진은 없네요ㅠㅠ

여기 주인이 저희를 보고 굉장히 반가워하고 방도 따로 주더라구요.(한국인 일행이 7명이었는데 8인실을 떡~)

자기 여자친구가 영국에 있는데 한국 사람이래요^^ 한국 노래도 틀어주는 센스쟁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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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위해 장을 보러 슈퍼마켓을 찾아가는 길에 찍었답니다.

한국인 일행 중에 아주머니가 한 분 계셨는데 그 분이 요리를 해 주셨죠.

이날 마지막 담배를 태웠습니다.ㅠㅠ

한국에서 사 간 담배를 다 태우면 다신 사서 피우지 않으리란 다짐을 했었죠.

담배 한 갑 가격이면 2~3일치 식사비(제 기준입니다.)니 못 사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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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처음으로 만난 마을입니다.

해가 막 떠오르네요~

멀어서 잘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마을 중심엔 항상 성당이 있습니다.

종교국가다운 모습이네요.

제 종교도 가톨릭이기 때문에 성당을 만나는 건 참 반가운 일이지만 비종교인들도 문이 열린 성당이라면 꼭 들어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시골의 작은 성당도 참 예쁘더라구요

(개인적으론 시골의 소박한 성당이 대도시의 유명한 성당보다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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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때까지는 한국사람처럼 보이네요-_-

날이 갈수록 점점 외국인이 되어갑니다.ㅋㅋㅋㅋㅋ
(그 마음 십분 이해가지만 욕은 자제바랍니다;;;; 저렇게 생겼어도 저도 사람입니다. 상처 받아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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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포도포도>_<

구경하며 사진찍으니까 포도를 그냥 주네요^^

순례자들에게 굉장히 호의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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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걸었던 한국인 친구(아직 군대도 안 다녀왔는데 잘 걷네요^^)입니다.

왼쪽에 녹색 나무들이 다 포도나무입니다. (옆길에서 걷는 건 누군지 모르겠네요..ㅋㅋㅋ)

한국과 달리 나무가 굉장히 짧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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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째 묵은 Estella(에스떼야/ 에스뗄라 - 지역에 따라 읽는 방법이 달라서 잘 모르겠네요^^;; )

여기도 꽤 큰 도시입니다. 이건 장 보러 가면서 찍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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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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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축제가 있더군요.

사진을 보시기 불편하겠지만 2층에서 할머니가 공을 던지고 있습니다.

동네 꼬마들이 그 공을 받으려고 아래 모여있구요.

받는 아이가 갖는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하고 응원하고 축하해 주는 모습이 아주 멋져요.

녹색 십자가는 약국 표시인데 그 아래 전광판 보이시죠? 온도입니다.

9월에도 한낮엔 40도를 넘기더군요;;;;

 

넷째 날부터 스탬프(알베르게 등에서 순례자 여권에 찍어줍니다. 이 사진은 나중에 따로 올릴게요. 찍은 게 없어서;;;ㅋ) 욕심이 생겨서 알베르게라고 써 있으면 무조건 들어가 문 두드리고 "스탬프?" 라고 말하니 친절하게 찍어주시더라구요.

이틀동안 열 몇개를 받았더니 앞으로 걱정을 하는 수준까지 됐었네요^^;;; 욕심은 버려야 하는 곳이에요.ㅋㅋㅋㅋ

 

오늘도 허접한 글과 사진을 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진을 돌리지 않은 점은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해요ㅠㅠ

근데 이젠 짱공유도 좀... 사진을 올리면서 간단한 편집 정도는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네요.

회전만이라도 어떻게 안 될까요ㅠㅠ

 

부엔카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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