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부터 휴가철이면 무조건 진주냉면을 먹으로 다섯시간을 운전해 내려갑니다. 올해도 무조건 출발하여 진주냉면집 하연옥에 도착해서 진주냉면을 시켰습니다. 아차 사진! 이라고 생각이 들었을때는 이미 빈그릇. 사진은 다른 분꺼 퍼서 올립니다. 원래 냉면을 조아라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먹는데 이 진주냉면은 본점의 위력을 알게해준 반전의 냉면입니다. 함흥이나 평양냉면 찾으러 다니다가 진주냉면 소문에 수원에 있는 티비 출연 집도 가보고 했는데 음..이런 맛이구나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5년전인가 휴가를 특별한 계획 없이 다니던 중 지리산에서 부산쪽으로 가다가 본점꺼 함 먹어볼까? 뭐 크게 차이 있겠어? 하고 핸들을 돌려 하연옥을 들렀지요. 하얀 한복을 입은 창업주 할머니께서 입구 안에서 아직도 손님을 맞이해주시더라고요. 올해는 별관서 먹어서 뵐 수 가 없었습니다. 혹시 건강에 이상이 있으신건 아닌지.
일단 나온 냉면에 들어있는 고명의 양에 놀랬고. 국물을 들이키는 순간 정말 에엥??? 어떻게 이런 맛이나지? 하고 놀랬습니다. 다른 분점격 진주냉면하고는 차원이 틀리더라고요. 흰 백선을 들고 관을 쓴 화려한 복장의 근엄한 양반이 어허! 내가 원조라니까.라고 위엄있게 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무겁고 화려하고 고기와 해산물의 조화가 이룬 육수가 정말 환상입니다.
그 뒤로 거리 때문에 자주는 못가고 매년 휴가때는 무조건 진주 냉면을 우선 먹는 게 일순위가 되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어디로 갈지를 결정하곤 했죠. 매번 바다가 쪽으로 동쪽 부산이나 서쪽 여수으로 갔었는데 이번에는 중앙을 타고 올라와 보자하여 삼대천왕에 나온 맛집 탐방으로 결정하고 운전 거리랑 시간을 고려해서 짯습니다. 그래서 두번째로 간 집은 비빔밥특집에서 나왔던 진주비빔밥 천황식당이었습니다. 육회비빔밥을 파는 곳이지요. 진주 중앙시장이라고 소위 진주 번화가 옆 옛 시장거리에 있더군요.
아침 열한시에 갔는데 저희까지 자리에 앉고 뒤로 딱 줄을 서시기 시작하더라고요. 저게 9000원짜리 육회 비빔밥이고 국물이 비계가 떠있는 선지국입니다. 결론은 명가허전이란 말을 새로 만들어야 할 맛이었습니다. 그냥 오래된 집이어서 가는 거지 양이 너무 적었고 맛도 그냥 저희 동네 프렌차이즈 육회집 7천원짜리 점심특선 육회비빔밥보다 나을 게 없었습니다. 아마도 블로그 쓰시는 분들도 오래걸려 가서 오래 기다려 먹은게 아까워서 혹평을 자제했을 뿐인거 같았습니다. 맛집이 아닌 곳이 맛집 소개프로그램에 나온다는 데 좀 빡친 상태로 고흥 외나로도로 출발했습니다.
몽돌해변에서 두시간 정도 해수욕을 했는데 지자체가 나서서 주차장과 샤워실 등을 운영해서인지 아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오는 길에 목적지인 고흥 삼겹살 백반집을 들렀습니다. 김영광 선수 이모할머니께서 하신다는 과역기사님 식당입니다. 식사시간이 아니어시인지 손님은 의외로 적었고 메뉴는 그저 하나였습니다. 몇분이세요? 하시더니 턱하고 반찬2인분을 차려주시고 삼겹살을 옆에 프라이팬에 부어주십니다.
7천원짜리 백반입니다. 철이라서 방송과는 달리 굴은 안나왔지만 그래도 이거저것 반찬이 많습니다. 삼겹살은 방송과는 달리 양파와 부추가 같이 나옵니다. 아마 적은 양을 늘려보이려는 듯합니다. 파김치 추가해서 그럭저럭 먹을 만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앞서 제가 평소 제 휴가 여행 스타일을 말씀드린 이유가 있습니다. 전라남도 쪽 사시거나 여행다니시는 분들 입장으로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솔찍히 저정도면 남도에서는 평범한 정도 아닌가요? 우연히 무등산 가다가 사람들이 좀 있어서 들렀던 기사식당에서의 7천원 백반보다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맛집이라고 일부러 가서 먹기에는 좀 부족합니다 맛집 소개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나올 정도 아닙니다. 이쯤에서 삼대천왕 피디와 작가들에 대한 신뢰가 화악 무너집니다. 뭐 연애인이야 가란대로 가서 맛있게 먹는 죄밖에 더 있겠습니까. 그래서 여기서 원래 계획을 다 접습니다. 함평으로 해서 전주로 가기로 했었는데 걍 다 접습니다. 좀 승질나서 가장 확실할 데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나주곰탕을 먹으로 갑니다.
나주로 가서 낡은 모텔서 일박을 하고 아침에 하얀집에 갑니다. 아침 열한시인데 줄이 서 있습니다. 하필 폭염주의보가 내린날입니다. 돼지 한마리 죽어갑니다. 다행히 테이블 회전이 무쟈게 빨라서 15분정도 기다린 다음에 별관 쪽 구석 자리에 쭈구리고 앉습니다. 곰탕이 나옵니다.사진이 잘 안나오는게 정말 아쉽습니다. 다시 명불허전이란 말로 돌아갑니다. 적당한 국물에 부드러운 고기가 계속 나옵니다. 고기 부드럽기가 잇몸만 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신김치와 신깎두기도 환상 궁합입니다. 저 조금 뿌려진 고춧가루도 국물 끝맛을 맛깔나게 합니다. 깍두기 국물 두숫가락 넣어서 국물을 쭉 들이키니 어우..하는 아재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다 먹고 나오면서 서로 번갈아가며 끓이므로 국물맛이 변함없다는 솥을 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