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에서 나는 장난소리가 아주 거슬리는 두 사람이 있었다. 식탁의 빵가루를 치우고 있는 미나와 마저 부족한 잠을 청하려는 두식이였다.
"이상하게 예나언니는 가위바위보를 잘한단 말이지... 읏차. 이제 행주만 빨고..." "야! 강미!" "헉! 깜짝이야. 갑자기 왜 그렇게 불러!" "왔어!" "뭐가?" "왔다니깐!" "아 그러니까 뭐가?" "난 아빠 깨우러 갈께~"
자기 할말만 해버리고 가버리는 저 어이없는 언니를 보며 유나와 미나는 아무 생각도 없이 한숨만 쉴뿐이였다.
"언니. 옆집 사람 짐 옮기고 있더라구." "뭐야... 그 소리였구나. 마침 정리도 끝났어. 인사드려야지." "... 뭐가 왔다는 거길레 피곤해 죽겠는데 자려고 하는 사람을 깨우고 나가는거냐. 니 큰 언니는." "아. 옆집 이사온다는 사람. 지금 막 왔나봐요. 짐을 옮기고 있데요." "아 그래? 인사드려야겠구나. 자 나가자." "잠깐 아빠." "왜?" "아래좀 봐요."
두식이가 아래를 보자 누렇게 때낀 나시에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 팬티가 보였다. 고개를 다시 들고 미나에게 히죽 웃은뒤 방에 들어가서 츄리닝으로 갈아입은뒤 다시 나왔다. 벌써부터 나갔던 예나는 쭈뼛쭈뼛 쥐약먹은 마냥 비비 꼰다.
'용달차를 끌고온 이 남자는 이 여자의 동생이였구나' 하며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는 두식이였다.
"먼저 제 소개부터 할께요. 전 유미화 라고 합니다. 피아노 강사에요. 자 아들들도 어서." "안녕하세요. 첫째 민정우 입니다." "전 둘째 지우입니다. 얘는 막내 종우에요."
키도 크고 낮선 아저씨를 만나서 인지 얼굴만 보며 헬렐레 하고 있는 종우를 대신해서 지우가 소개를 했다.
"아. 저는 강두식이라고 합니다. 작가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애가 첫째딸..." "예나입니다! 강예나입니다! 이 애는 강미나구요. 이 애가 귀여운 막내 강유나에요."
미나와 유나가 자신들의 어필할 기회를 송두리째 뺏기자 역시 어처구니 없는 눈길로 예나를 쏘아 붙였다. 그 시간 갑자기 두식이 머리로 스처지나간 것이 있었다.
"저기... 미화씨라고 하셨나요?" "네." "직업이 피아노 강사시라구요?" "네." "굉장히 예술적인 직업이시네요. 일하시던 학원이 서울로 옮겼나요?" "아니에요. 학원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다가 서울에서 혼자 일해보려구요."
두식이는 점점 초조해져갔다. 왠지 모르게 자신이 생각한 패턴대로 이야기가 나가는거 같자 무지 초초했다. 설마하는 기분으로 계속 이것 저것 물어봤다.
"아 그렇다면 원장님이 되는 셈이시네요." "에이 뭘요. 혼자서 일할껀데요." "어디서...?" "집이죠. 여기. 넓어서 좋던데요? 아이들도 많이 받을 수 있겠어요."
'쿠쿵!...'
두식이는 힘이 다 빠저 무표정이 되어갔고 미나는 눈치를 챘는지 미소를 머금고있었다. 예나는 부끄럽다며 피할 땐 언제고 또래 뻘인 정우에게 말을 걸고 있으며 유나는 아버지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머나. 그러고보니 작가라고 하셨죠? 무엇을 쓰는지 궁금하네요." "아. 네. 별거 아닙니다." "지금은 바빠서 다음에 뭘 쓰시는지 꼭 보여주세요. 짐 정리도 하고 떡도 돌려야겠구나! 그럼 수고하세요~"
옆집에 이사 온 가족들은 집에 들어갔고 예나도 날씨가 더워서 유나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 미나와 두식이만이 골목에 서있었다. 미나가 아빠의 엉덩이를 툭툭 쳤다.
"힘내." "웃지마!"
- End -
-------------------------------------------------------------- 제가 지금 어디선가 연재중인 소설입니다. 보다 많은분들의 소감과 질타를 받고 싶어서 이곳에도 올리게 되었습니다. 날카로운 눈으로 어디가 부족한지 어디가 문제점일지 지적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