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 [피아노, 괴물] Lesson . 1 도둑

루피3세 작성일 07.10.30 00: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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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하다...'

 

pc방 아르바이트 생이 모자를 푹 눌러쓰고 허름한 차림을 한

 

여학생이 들어오자 생각했다.

 

오랜 아르바이트 경험상 저런 식으로 들어오는 여자애들은

 

십중 팔구 가출한 여중생들이 라는걸 이 아르바이트 생은 잘 알고

 

있었다. 또한 그러한 애들은 대부분 돈을 내지 않고 화장실 가는 척

 

줄행랑을 친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화장실이 밖에 있는

 

이 pc방을 돈도 없는 가출 소녀들이 일부러 들어와 돈을 내지 않고

 

화장실을 가는척 도망가는 일이 잦았던 것이다. 아르바이트 생활에

 

잔뼈가 굵은 이 알바생은 벌써 눈치를 채고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 여자애가 자리에서 뜰때마다 유심히 지켜 보고 있었다.

 

'괜찮아. 도망가면 알수 있어'

 

아르바이트 생이 자신있어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입구의 정면에

 

있는 기둥에 사람이 입구로 나가면 화장실쪽으로 가는지

 

아니면 밖으로 나가는지 비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손님들은 예상도 못하는 알바생 끼리만 알고 있는

 

노하우 였던 것이다.

 

그것만 있으면 카운터에 앉아서도 얼마든지 감시 할수 있었다.

 

이 아르바이트 생은 그동안 일을 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믿고

 

안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아르바이트생이 모르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녀는 단순한 가출한 무전 취식범이 아닌 <도둑>이라는

 

것,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2시간이 지났을 무렵. 드디어 이 가출 소녀가 일어나 화장실을

 

가는듯이 입구로 나갔다. 그때 분명히 화장실은 왼쪽인데

 

오른쪽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바로 쫓아 갈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단순히 전화를 하러 가게 밖으로 나갈수도 있고

 

뭘 사러 앞에 있는 가게에 가는 것이라면 무작정 쫓아가

 

돈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도망자를 놓치는 것보다 더 낭패였다.

 

도망자가 아닌 단순한 손님에게 그런다면 그 손님이 가만 있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 아르바이트 생이 창문을 통해 계단을 내려가 길거리로 나가는

 

것을 확인 할 때 까지는 그저 지켜보기만 해야했다.

 

청년이 계속 지켜본 결과 확실히 도망자라는 결론이 섰다.

 

길거리로 나서자마자 이 여자애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도망자란걸 확신한 아르바이트 생은 바로 뛰어 내려갔다.

 

'내가 이 생활이 몇개월짼데 감히 도망을 가. '

 

알바생은 빠른 걸음으로 달려 도망자를 붙잡았다.

 

"이봐요! 돈도 안내고 그냥 가면 어떡합니까?"

 

보통 여기까지 오면 가출소녀들의 반응은 약속이나

 

한 듯 한결 같았다.

 

죄송하다며 돈이 없다고 자기가 가출했느니 어쩌니 하며

 

마치 자신이 불행하다고 자랑이라도 하듯 떠들어 대며 봐달라고

 

하는 것 이었다. 처음에는 이 아르바이트 생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순순히 보내 주었다.

 

뿐만 아니라 게임비마저 자신이 내주기 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애들이 한둘이 아니며 항상 똑같은

 

레퍼토리가 반복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냉정해 지기로 한것이다.

 

경찰서에 넘긴다고 말을 하면 돈이 없다고 *하던 불쌍한

 

소녀들은 한 순간에 지갑을 꺼내 돈을 주었다. 그리고는 돈 냈으니

 

까 됐지? 하는 식으로 언제 불쌍한척 했냐는 듯이 당당하게 가버리

 

는 것이었다. 심한경우는 당당히 거스름돈을 받으러 다시 pc방에

 

오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번에도 똑같을 거라 예상한

 

아르바이트 생의 생각은 빗나갔다. 그 도망자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깜빡잊었다며 2시간 정도 했으니 이정도면 충분할것이라고 순순히

 

3천원을 내밀었다. 아르바이트 생은 적잖이 당황을 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순히 돈을 내밀었기에 더 이상 뭐라고 할수가 없었다.

 

깜빡잊고 갔다는데 더 이상 할말이 없었던 것이다.

 

겜방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이 아르바이트 생은 미심쩍은

 

기분이 가시질 않았다. 그냥 넘어가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계산을 깜빡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질않았다. 그냥 재미삼아 도망가

 

보려 한것이리라 청년은 그렇게 생각하며 미심쩍은 마음을 덮으며

 

pc방으로 돌아 왔다. 청년이 받아온 돈을 넣기위해

 

금고를 열었을 때 청년의 눈에 들어온것은 텅빈 금고였다.

 

오늘 수익과 밑에 넣어둔 전날 수익까지 완벽히 털어 간것이다.

 

청년은 망연자실해 하며 근처에서 게임 중이던 단골 손님들에게

 

누가 카운터로 가는걸 * 못했냐고 했지만 게임에 거의

 

중독되다시피한 이 손님들은 모니터 말고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보았다고 해도 별 관심 없었으리라... 청년은 생각했다.

 

어차피 게임과 자기 자신말고는 관심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제서야 청년은 깨달았다. 사용자가 사라진 컴퓨터 한대.. 그 곳에

 

아까 가출 소녀로 보였던 도망자의 동료가 있었던 것이다.

 

왜 일부러 도망을 쳤었는지, 왜 태연히 돈을 내밀었는지

 

모든게 맞아 떨어져가는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 가출소녀는

 

마치 자신이 도망이라도 친다고 알리는거 같은 행동과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여 가게 직원이 의심을 하여 따라나오면

 

태연히 앉아 있던 그여자의 파트너가 유유히 금고를 털어 나오는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평소 잠그지 않는 금고에서 지폐 뭉치를

 

가지고 나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모든걸 깨달은

 

청년은 전화기를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청년은 직감하고

 

있었다. 모자를 눌러쓴 그애의 얼굴따위는 기억도 나지 않으며

 

이 도둑을 잡을수는 없을 거라는 것을...

 

'그런것도 계산에 포함한것이었단 말인가? 가출한 티내려고

 

모자를 쓴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니 아마도 둘다 노렸겠지...'

 

훔친 방법이야 누구나 생각해낼수 있을 정도인 것으로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러기 위해 금고를 잠그지

 

않는다는 것을 관찰하고 도망을 갈경우 따라나간다는것

 

전날 수입은 금고 밑에 넣어둔다는것 등 한번의 도둑질을 위해

 

치밀히 계획과 관찰을 했다는 것과 그것을 과감히 해낸

 

중학생으로 밖에 안돼보이는 도둑들의 대담성이 놀라울 뿐이었다.

 

청년이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경찰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때

 

이 2명의 영악한 도둑들은 얼마 멀지 않은 곳에서

 

태연히 훔쳐온 돈을 나누고 있었다.

 

모자를 쓰고 pc방에서 도망을 쳤던 여자애가 돈을 세어 나누었다.

 

돈을 가지고 나오는 역할을 맡았던 또 하나의 소녀는 안경을 쓰고

 

모범생처럼 보이는 외모였다. 그것이 주모자인 모자를 쓴 소녀가

 

이아이를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였다. 이 세상은 외모만으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곳이니까...

 

생각대로 안경을 쓴 소녀의 외모만 보고도 사람들은 의심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가출 소녀처럼 하고 있던 자신에게 모든

 

의심을 쏟게 하는 것이다.

 

뭐 처음부터 모든 게 예상하고 계획한 것이었지만...

 

"자! 너 4 나 6 ."

 

"왜 너만 매번 6이야? 나도 이번에는 힘들었잖아! ."

 

"뭐? 이렇게 손쉽게 큰돈 훔치는게 누구 덕이라 생각해?

 

나 아니었으면 너는 아직도 소매치기나 하든지 원조교제로

 

아저씨 하나 끌어 들여서 돈훔쳐서 달아나는게 고작이겠지."

 

"그래도... 이번엔 나도 그 알바생 관찰한다고 3일이나 고생했잖아.

 

게다가 돈을 가져온 것도 나였고..."

 

"그래? 그럼 어디 니 몸 한번 센타 까볼까? 니가 돈을 다 내 놓은 

 

건지 아닌지? 꼬불쳐 둔 거 다 모른척 해주니까 어디서 난리야!"

 

"아.. 아냐 ! 꼬불쳐 두긴..그래 알겠어 . 돈 얘긴 그만 하자

 

그런데 지호야. 간만에 한탕했는데 뭐 할거야? 나랑 같이

 

술마시러 안갈래? 멋진 오빠들이랑 술 먹기로 했어.

 

안경낀 소녀가 너털 웃음을 지으며 물었지만 지호는 별 관심

 

없다는 듯 얘기했다.

 

"됐어. 우리는 술먹으면 안되는 나이라는거 몰라? 그리고 난

 

그런 쓸데 없는데 돈을 쓰고 싶지 않아. 나쁜 짓으로 벌었으니

 

쓸때라도 좋게 쓰고 싶거든."

 

"참나... 양심 도둑 납시었네 . 너 진짜 피아노 사려고 그렇게 돈

 

모으는 거야? 그냥 아무거나 싼거 사면 되잖아. 그만한 돈은 이미

 

마련해 놨잖아?"

 

안경을 낀 소녀의 물음에 지호는 무언가 대답하려다가 그만 둔다.

 

"인경아. 그냥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너는 어서 놀러나 가!"

 

피아노라고 해서 다 같은게 아니라는걸 인경에게 설명한다 해도

 

이해할 턱이 없었다. 지호가 갖고 싶어하는 것이 수천만원대의

 

스타인웨이사의 그랜드 피아노라고 한다면 엄청난 돈낭비라며

 

난리를 필것이 뻔했다. 왜 다른 피아노들은 안돼고 그 피아노를

 

원하는지 설명하라면 얼마든지 말할수 있지만 진아가 그 것을

 

알아들을리도 없고 설명할 마음도 없었다. 진아에겐 피아노는

 

그저 소리만 나면 다 같은 것으로 보일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쳇... 너 어디 가려고? 설마 또 그 저택에 가려는건 아니지?

 

관둬! 괴물 나온다고..."

 

"그런거는 소문일뿐이잖아? 내가 보기엔 그 곳에 있는 사람이 괴물

 

일리 없어. 딱 봐도 초등학생들이 지어낸 유치한 말일거야"

 

"맘대로 해라~  난 놀러나 갈래~ 나중에 집에서 보자"

 

지호는 인경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아무리 쉽게 훔친 돈이라지만

 

자신이나 인경이나 둘다 부모도 모르는 고아원 출신인데 미래를

 

위해 돈을 모아서 무언가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생기는

 

족족 써버리니... 하긴, 인경이 보기에도 지호가 이해가 되질 않을

 

것이다. 돈을 악착 같이 모아 고급 피아노를 사려고 하니...

 

어쩌면 집에는 그랜드 피아노 따위는 들어가지도 않을텐데...

 

집이라고 해봐야 반은 창고로 사용되는 곳을 싸게 빌린 곳이었다.

 

내부는 지호가 신경써서 하나하나 고쳤기 때문에 나름 괜찮았지만

 

도저히 피아노를 둘만한 공간따윈 없었다.

 

아니 공간이 있다고 해도 지호가 사려고 하는 피아노는 너무 비싸

 

평생을 돈을 모아도 살수 있을지 알수 없는 물건이었다.

 

지난 2년간 도둑질을 하면서 의식주 말고는 전혀 돈도 쓰지 않고

 

모았지만 겨우 천만원 정도였다. 일개 16세 여자애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보면 아주 큰돈이지만 지호에겐 전혀 크게 보이지 않았다.

 

지호에겐 피아노 뿐만이 아니라 그 피아노를 놔둘 집도 필요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평생 그런 집과 피아노를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 한거 같았다. 비슷한 방식의 도둑질이라 점점 안통하는

 

곳이 늘고 있는데다가 그나마 통하는 곳도 이미 다 도둑질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훔칠만한 가게도 남아있질 않았다.

 

게다가 요즘은 pc방이 커지고 넓어져 알바생이 1명이 아니라

 

2~3명인 곳이 많아 지기 때문에 더욱 힘들어 졌다.

 

논리적인 지호였지만 그런 것을 모두 자신도 알면서도 꼭 피아노를

 

손에 넣고 싶었다. 2년전 처음 그 <괴물저택>에 갔을 때부터...

 

인경과 헤어진 지호는 빠른 걸음으로 서두르기 시작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지호는 항상 저녁 7시 무렵이면 <괴물 저택>으로 향했다.

 

<괴물 저택>은 인경이 살고 있는 동네, 아니 시 전체에서

 

유명한 곳이다. 전국적으로도 어느 정도 알려져 타지방사람들도

 

구경하러 올 정도였다. 모 방송국에서 취재도 나왔지만 집주인으로

 

밝혀진 사람이  나타나지도 않아 다들 포기한 상태였다.

 

<괴물 저택>은 이름하고 맞지 않게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2층 건물로 건물 자체도 아주 멋있게 지어져 있는 곳이다.

 

그런 그곳이 <괴물 저택>이라 불리게 된 이유는 집주인 때문이다

 

항상 집안이 어둡게 모든 불이 켜질때가 거의 없는 이 저택은

 

창문쪽에서 지나다니는 그림자가 가끔 보이는게 주변 사람들이

 

집주인들 보는 기회의 대부분이다. 그러나 1년에 한번 그 저택의

 

주인이 밖으로 나와 돌아다닌다고 하는데 주인의 얼굴이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일그러진 얼굴이라 한다.

 

몇몇 사람들이 목격을 했다고는 얘기하고 있고 소문도 무성하지만

 

그 사람이 확실히 집주인인지는 알수가 없었다.

 

또 다른 소문으로는 사실은 머리가 빈틈이 없을 정도로 하얀

 

노인이 들락 거리는걸 봤다며 그노인이 집주인이라는 소문도

 

있고 예전에 그 저택에 젊은 부자 부부와 아이 하나가 살았는데

 

얼굴이 일그러진 괴물이 전부 죽이고 그집을 꿰찬 것이라는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냥 항상 불조차 켜지 않고 있데다가 이웃들과의 인사는 커녕

 

밖에 나오는 일이 거의 없는 집주인의 괴짜같은 행동때문에

 

붙은 헛소문이라고 지호는 생각했다.

 

2년 전부터 집 주인을 제외하고는 이 저택에 드나드는 유일한

 

사람인 지호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다.

 

2년전 고아원을 뛰쳐 나온 지호는 나오기 전부터 구상해 뒀던

 

도둑질을 하기 위해 이 저택에 침입 했었다.

 

이 만큼 큰집이라면 당연히 값비싼 물건들로 가득할것이고

 

소문 대로라면 단 1명만이 이집에서 살고 있을 테니 그 저택 정도의

 

크기라면 얼마든지 숨어 다니며 물건을 훔칠 수 있을것 같았다.

 

몸 집은 작지만 날쎄고 운동신경이 좋은 지호는 쉽게 담을 넘어

 

들어 갈수 있었다. <괴물 저택>이라 소문이 나서 사람들의 접근이

 

없는 탓이었는지 의외로 그 저택은 침입이 쉬웠다.

 

그 정도 크기의 저택이라면 항상있는 경보 장치 따위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때만 회상하면 지호는 아찔해 짐을 느낀다.

 

'그 땐 아무 계획없이 무작정 들어갔었지... 만약 경보가 있었다면

 

난 또 다시 지긋지긋한 고아원 생활로 돌아가야만 했을거야...'

 

그렇게 운 좋게 담을 넘어간 지호는 곧 장 들어갈만한 입구를

 

찾았다. 크리스마스때마다 tv에서 보던 <나홀로집에>의 주인공의

 

집에 있었던 지하실 입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지호는 마치

 

이끌리듯이 문을 열었다. 의외로 잠겨 있지 않았고 지호는 마침내

 

저택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밤 9시 정도 였지만 보통 집이라면 불로 환해야 할 텐데

 

이 저택은 동굴 처럼 어두웠다. 게다가 지하라서 주변의 빛이 거의

 

들지 않아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미리 준비 해온 휴대용 전등의

 

빛을 이용해 앞을 밝히며 인경은 들어갔다. 예상 대로 집안 가득히

 

값비싸 보이는 것을이 가득 차있는 것을 보고 하마트면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예술에 대한 문외한인 자신이 보기에도 한눈에

 

알수 있는 비싸보이는 명화와 조각, 도자기 등이 집안 가득히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지호가 예술 품들에 매료 되어 한창

 

집안을 돌아다니고 있을때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지호는 음악소리에 이끌리듯이 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다니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다다른 곳은 2층의 가운데 방.

 

사방이 방음처리를 위한 것인 듯 막혀 있고 창문 조차 없는

 

방이었다. 지호는 음악 소리에 매료되어 한창을 그자리에서

 

멍하니 듣고 서있었다.

 

'이건... 피아노 소리?'

 

넋 놓고 있던 지호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집안을 둘러 보려 했으나

 

이 웅장하고도 슬픈듯한 피아노 소리를 누가 연주하는지 궁금해

 

졌다. 음악의 음자도 모르는 자신조차 굉장한 실력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만한 소리였다. 창문 조차 없는 방의 안을 살피기

 

위해 이곳 저곳 돌아 다녔으나 안을 들여다 볼만한 곳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지호는 헤매던 중 우연찮게 다락방으로 올라

 

가게 되었다. 다락방에서는 왠지 피아노 소리가 훨씬 잘 들려

 

왔기 떄문이다. 다락방은 아마도 피아노 방의 바로 위인듯 했다

 

제대로 들리는 피아노 소리에 지호는 더욱 빠져들었다.

 

마치 자신이 느끼는 것 같은 슬픔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그런

 

소리였다. 그 소리를 듣는 지호의 마음속의 슬픔마저 감싸 주는

 

듯한 연주였다. 밤 10시까지 계속 되는 연주를 지호는 한순간 조차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빠져 듣고만 있었다.

 

다락방의 바닥 틈새로 꽤나 넓은 피아노 실과 피아노를 치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천정까지는 방음 벽을 설치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역시 그 방도 불빛이 거의 없어 겨우 키가 꽤나 큰 남자

 

라는 것만 알수 있었을뿐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그 남자의 연주 소리는 무언가 사람을 움직일수 있는 힘이 담겨

 

있는 듯했다. 마치 자신만의 슬픔을 피아노라는 매개체를 통해

 

남들에게 전달 하는듯 했던 것이다.

 

피아노 소리를 들은 지호는 그 집에서 도둑질을 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에 매일 밤 찾아와 다락방에 숨어 음악을 들었다.

 

가끔씩 낮에 들어와 그 남자가 치는 악기를 자세히 보기도 하고

 

한쪽 구석에 쌓여 있는 악보들을 보기도 했다. 그렇게 지호는

 

피아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 2년간 매일밤

 

<괴물 저택>을 들락 거리며 피아노를 들을 때면 마치 자신만을

 

위한 리 사이틀을 감상하는 것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럴때면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마치 씻겨 내려가는 기분 조차 느꼈다.

 

지호는 어느 새 그 남자의 연주만 듣고도 어떤 작곡가의

 

어떤 음악인지 알 수있게 되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2년간 연주를 들으며 귀에 딱지 앉도록 듣기도 했고

 

도대체 무슨 음악인지 궁금해 인터넷이며 음반 판매 점이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던 것이다. 하지만 제목을 모르면 소용이

 

없었기에 낮에 저택에 들어와 악보를 보고 제목을 적어

 

궁금했던 연주 곡들을 찾아 내는데 성공했었다.

 

얼마뒤 cd플레이어와 cd를 구입하여 저택에 오지 않을때

 

들을 정도로 피아노에 푹 빠져있었다. 그러나 분명 같은 곡을

 

연주하는 cd였지만 그 남자의 음악과는 전혀 달랐다.

 

좋은 연주이기는 했지만 그남자가 연주할때 느꼈던 느낌들은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지호 자신의 마음을 달래 주는 듯한

 

느낌... 그것이 듣고 싶어 지호는 2년동안 빠짐 없이 저택에

 

숨어드는 노력을 계속 했다.

 

'오늘은 쇼팽인가... 쇼팽의 sonata no.3 제 2악장

 

scherzo:molto vivace군... 경쾌한 스케르조를 연주하다니

 

오늘은 무언가 기분 좋은 일이 있는 것인가'

 

(쇼팽의 scherzo:molto vivace는 우아하고 경쾌하며 절제된

 

스케르초입니다.아름답고 빠른 8분음표가 쉬지않고 물결치듯이

 

선회합니다. 초보들이 듣기에도 좋은 가벼운 곡이에요)

 

경쾌한 스케르초를 들으며 그 날도 기분 좋게 자신만의 연주회를

 

지호는 즐기고 있었다.

 

- 음악 정보 출처 : 네이버 지식인... 음악적 지식이 짧아서;; ㅋㅋ

 

아! 그리고 주인공의 이름은 강풀의 바보에서 따온거 맞습니다.

 

별 연관은 없는 이야기지만 피아노를 소재로 해서...

 

아직은 별재미 없을지 모르겠지만 계속 지켜봐 주세요

 

전체적인 구성과 스토리 라인은 짜놓은 상태거든요

 

꽤나 길어질거 같은데 재미가 없어서 봐주는 사람 없을까봐 떨리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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