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삼. 고삼. 아름다운 고삼이여.

괴의비명 작성일 08.01.09 00: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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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오후가 봄날의 따스한 빛을 받아 소불알처럼 주욱 늘어졌다.

몰래 몰래 펼쳐지는 동물 쑈!

동물원도 아닌 이곳에서 짐승의 그것처럼 쩍하고 벌어지는 입들,

봄날의 오후, 특히 거하게 점심을 먹은 직후의 시간은 지독히도 느리게 지나간다.

특히 음흉한 손길을 뻗쳐오는 잠을 자의가 아닌 명백한 타의 그것도 신체적 고통에 따른

공포 때문에 물리쳐야 한다면 더욱 그렇다.

시뻘겋게 핏발이 곤두선 모두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는

연신 엉덩이를 흔들며 판서를 해대는 국사 선생이 있다.

신기하게도 국사선생님은 판서를 할때면 그 질펀한 엉덩이가 좌우로 가늘게 흔들린다.

처음 그것을 발견하고서 죽는 힘을 다해 웃음을 참아야 했었다.

그의 매는 꽤나 아프다.

아주 가늘게 얼굴에 미소를 띄운채 책상위에 무릎을 꿇린 후 발바닥 가운데 부분을 연신 내리치는대

그 박자와 힘이 처음과 끝이 동일하다.

변태가 아닐까 심히 의심이 된다.

아무튼 그는 얼마 전 새로 뽑은 산타페를 짬이 나면 연신 닦아 대곤 했는데

어느 날 그 애지중지하는 애마의 백미러를 누군가 살포시 즈려 밟아 부러뜨려 놓고선

친절하게도 그 밑에 잔해를 모아두는 센스까지 발휘해 놓았다.

그 결과가 이것이다.

죽을지언정 졸면 안된다.

평발될라.

난 칠판을 보고는 있으나 인식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불교의 참선 끝에 이룰 수 있다는 무아지경의 경지

아! 나는 젊은 나이에 벌써 엄청난 세계를 자유롭게 거닐고 있었다.

물론 변태국사쌤이 보기엔 나는 그의 수업에 열렬한 지지자로서

그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달콤한 지식의 샘물에 흠뻑 취해 있는 것으로 보이리라.

하지만 이런날 무언가 일어나고야 말지 않던가. 빌어먹을 객기? 아니면 잠을 쫓기위한 모면책?


어느 반이나 그렇듯 이상하게도 꼭 한명씩 그림쟁이들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 반의 이 녀석은 좀비처럼 걷는다.

걸을 때 상체의 흔들림이 없을뿐더러 구부정하게 걷는다.

걸음걸이부터 무언가 아우라가 풍기는 이 녀석은 당시 인기 만화 아일랜드의 작화를 똑같이

재현해 내는 재주가 있었는데(물론 이 녀석은 인체도 잘 그렸다.)

요 녀석이 하필 지금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고 있는 국사쌤과

그가 눈독들이고 있는 가슴 매우 큰 그리고 서비스 정신도 투철하여 꼭 윗 단추를 끌러놓고 다니는

일반사회선생님을 그려버린 것이다.

-일반사회. 이리오시오. 냉큼오시오

-구윽싸스언새앵니임 왜? 부르셨다요 국사선생님?

-내 초당 600회에 빛나는 진동의 정수로 일반사회 당신에게 기쁨을 선사하겠소. ‘부르르르르르르‘

-어머, 물건에 비해 진동이 죽이는 군요 아!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이 건실적이고도 따스한 내용의 만화를 슬슬 돌려보다 걸린 것이다.

그 후 수업은 없었다.

국사 이후의 남은 모든 수업도 모두 땡땡이 칠 수 있었다.

물론 국사쌤의 성적취향을 양껏 채워주어 반 전체가 평발이 되고

둔부 그러니까 엉덩이에서 허벅지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분이 아주아주 칼라풀 해진 채

오리걸음을 해야했을 뿐이다.

봄날의 하늘은 단내나는 침을 개걸스레 흘려댔다.

지친 몸으로 야자를 하고 있을 때 그 그림쟁이녀석의 어머님쯤 되보이는 분이 반을 기웃거리더니

그 녀석을 끌고 나가셨다. 한참이 지나 그녀석이 돌아왔다.

-아. 씨x 변태 색히 중요한 부분은 모자이크 까지 해주었는데. 샹~!

그 녀석은 자리에 앉으며 씨근덕 거렸고 모두가 웃을 수 있었다.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밤이여 녀석의 치기에 느낌표를 찍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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