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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쒸~~ 더워 죽겠다.
내 방엔 에어컨도 없고...
다행히 엄마.아빠가 계모임에 가서 안방에 가서 널부러졌다.
내 방에도 조그만 에어컨 하나 달자니까 엄마, 아빠가 대신 니 돈으로 사서 달으랜다....-.-;
정말 치사해서.....
빨리 시집을 가던지 해야지.
근데 보통 시집갈때 가전기기는 신부가 해가던데
그럼 씨...
결국 내 돈으로 해 가야 되는 거 아냐.
그 인간한테 방에 에어컨 있나 물어봐야 겠다...^^;
씨...남들은 여름이면 입맛도 떨어진다는데
난 애가진 여자처럼 왜 이렇게 이것저것 땡기는지 모르겠다.
냉장고에 먹을만한 것도 없구.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양파링을 하나 집어 먹었더니 열라 눅눅하다.
아우~~ 성질나~~
하여간 엄마.아빠는 이런 것 좀 먹고 남으면 봉지 입구 좀 잘 접어 놓으라니까....
접시에 덜어 전자렌지에 넣고 돌렸다.
잠시 후 빠지직~ 하며 데워지는 소리가 들린다.
역시~~ 난 천재야^^
빠삭한게 첨 샀을 때 보다 더 맛있다...^^;
T.V를 보며 우걱우걱 먹어 치웠다.
근데...다 먹고 나니까 허탈하고 우울하다...ㅜ.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란 생각이 든다.
이 인간은...이럴 때 날 즐겁게 해줘얄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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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이랑 [퀴즈가 좋다.] 란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보통 7~8 단계 까지는 나도 맞출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젤 열받을 때가 10단계 까지 갔을 때 나는 아는 문제가 나왔는데 출연자가 틀릴 때다.
꼭 내 돈 날린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ㅜ.ㅜ
그치만 요즘은 아는 문제라도 속으로만 이야기 한다.
괜히 정답 몇 번 이야기 했다가 식구들한테 눈치만 먹었다.
어머니 : 그렇게 똑똑한 놈이 왜 집에만 있니.
여동생 : 오빠, 여기서 이러지 말구 오빠도 출연신청 해서 돈 좀 벌어와봐.
나 : ............-.-;
이젠 절대 말 안한다.
내가 생각한 정답과 일치하면 기양 씩~ 웃고 만다.
"오빠, 뭐가 좋아서 혼자 실실 웃고 그래?"
"어? 아냐...갑자기 딴 생각이 나서..."
여동생이 이젠 완존히 갔구나 하는 눈길로 쳐다본다.
슬프다....ㅜ.ㅜ
그 때 전화가 왔다.
그녀와 나를 만나게(?) 해준 친구 놈 이었다.
"일요일인데 데이트 안하고 집에서 뭐 해?"
"어! 집인지 어떻게 알았어?"
"미안하다. 아픈델 찔렀구나. 나와. 밥이나 먹자."
"아냐, 아프긴^^(확 죽여버릴까...-.-) 근데 둘이서?"
"걱정마, 니 앤도 불렀어. 울 마누라랑 넷이서 술이나 한 잔 해."
여동생한테 사정사정해서 차비 빌려 나왔다.
담부턴 이자 받을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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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집에 들어갔더니
그 인간이 먼저 와서 씩~ 웃고 있다.
.... 반가움과 허탈함이 동시에 밀려든다.
좀 지가 먼저 연락 하지.
암튼 오늘 밥도 부실하게 먹었는데 잘 됐다.
일단 먹는데 열중했다.
근데 "고기부페"라 그런지 소고기가 좀 질긴 것 같다.
아닌가. 내 이가 부실해 졌나..
젠장 술 좀 작작 먹고 다녀야 겠다.
먹는 걸 가만히 쳐다보던 친구가
너 이럴 줄 알고 부페 집으로 자리를 잡았단다.
하여간 저 년은 돈 쓰면서도 욕 먹는다니까...
암튼 짠돌이 짠순이 끼리 잘 만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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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먹는 그녀를 보니 그동안 고기 한 번 제대로 사주지 못 한것 같아 가슴이 찔린다.
아무래도 그동안 날 생각해서 그런 얘기를 안 했나 보다.
근데 저렇게 잘 먹으면 앞으로 고기값이 만만치 않게 들것 같다.
.... 차라리 정육점을 하나 차릴까....
친구가 간만에 얼굴도 볼 겸 같이 휴가계획이나 잡자고 불렀단다.
"휴가야...뭘, 지금도 매일 놀고 있는데" 라고 말 해 버릴뻔 했다.
그녀가 유심히 째리고 있었다...
제발 그런 자조적인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었다.
어디가서 자신없어 보이는거 정말 보기 싫다고.
"그래? 괜찮지! 어때 같이 가는데 불만 없지?" 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바로 그거야 라고 말하듯이 그녀가 웃는다.
그래, 자신있게 당당하게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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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가 휴가를 같이 가잖다.
뭐, 몇 번 미리 들은 이야기라 그러자고 했다.
이 인간...교육의 효과가 나오는 것 같았다.
"얌마! 장소는 그 날 지도 펴놓고 침 딱 뱉어서 찍히는 데로 가면 되는 거지" 하며 자신있게 이야기를 한다.
내가 원하는게 바로 그거였다.
뭐 돈이야 언제고 벌거고, 평생 놀건가?
자신있게, 어깨 딱 펴고 살라 이 말이다.
자리에서 일어설 때도 "잘 먹었다. 형이 맥주 한 잔 살께" 하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러더니 나보고 조용히 "너 돈 좀 있니." 라고 물어보긴 했지만..-.-
차라리 그러는게 더 좋다.
다른 사람 앞에서 힘 없어 보이는 건 정말 싫다.
근데 2차 맥주집에 가서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고기를 너무 급하게 먹었나 보다.
왠만하면 참을라 그랬는데 숨이 막힐 정도로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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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아프단다.
암튼 좀 천천히 좀 먹지.
화장실에 가서 힘 주고 오랬더니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란다.
손을 잡아봤더니 얼음처럼 차가웠다.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급체인 것 같았다.
일단 급한 대로 옷핀으로 손을 땄는데 별 차도가 없었다.
넘 꽉 체한 것 같았다.
아무래도 집에 보내야 할 것 같아서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택시 안에서 엄지와 검지 사이를 계속 주물러 줬다.
아픈 듯 조금 찡그리긴 했지만 눈을 지긋이 감고 손을 내 맡기고 있었다.
차에서 내릴 때 쯤, 많이 괜찮아 진 것 같았다. 피식 웃다가 끅 하고 트림을 했다.
창피한 지 말 시키지 말란다.
괜찮다고 하고 싶은 데로 내 뱉으라니까 입을 가리고 웃기만 한다.
그래도 다행이다.
몸이 괜찮아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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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 오늘 쪽 다 팔았다...ㅠ.ㅠ
친구가 혀를 끌끌찬다.
아써, 이 년아. 애들한테 소문이나 내지마....
손따고 소화제 까지 먹었는데도 효과가 없다.
넘 꽉 막히니까 머리까지 뱅뱅 돌았다.
그가 차 안에서 계속 손을 주물러 줬다.
열라 아팠지만 참았다.
손이 무척 따뜻하게 느껴졌다.
암튼 손 잡을 거 일년치는 다 잡았을 거 같다...^^;
집에 올 때쯤 거의 괜찮아졌다.
근데....결정적으로 그만 트림을 끄읔~ 하고 해 버렸다.
절라 쩍 팔렸다....ㅜ.ㅜ
뭐가 좋다고 실실 웃는지.
사실 밑으로 새는 큰 가스는 간신히 참고 있었다.
집에 들어오자 마자 방에서 음악 크게 틀어놓고 부욱~~ 하고 시원하게 발사했다.
엄마가 왜 오밤중에 음악을 틀고 난리냐고 고함을 친다.
씨...그 목소리가 더 큰지도 모르고....
쪽 팔리고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 기분좋기도 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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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이 한여름 ,
더구나 휴가철에 어디가서 차를 빌린담.
예상에도 없는 인원이 두 명씩이나 불어나서 도저히 친구 놈의 소형 자동차로는 움직일 수가 없게 되버렸다.
나와 그녀, 친구 부부 거기에 그녀들의 친구 둘 까지 여섯 명이 가려면 봉고가 아닌 다음엔 차가 두 대가 필요했다.
그나마 추가 인원이 여자니까 참는다....^^;
아~ 이 자식은 걍 렌트 하자니까 꼭 어디서 구해보라고 난리람.
하긴 젤 싼 차가 하루 최하 55,000원은 되는데 그 돈이 아깝긴 하겠지.
사람들이 차랑 마누라는 빌려 주는게 아니라는데 도대체 이걸 어디가서 빌린담.
회사 다닐 때가 좋았는데...
기름값 걱정도 안하고..
팔지 말았을 걸 하는 후회가 진하게 밀려든다.
문득 일가족이 모여 사는 친구 녀석이 떠 올랐다.
그 놈거랑 형거랑 매형거랑 어쩌구 저쩌구 해서 집에 차가 3~4 대는 됐다.
형이랑도 친하고 하니까 말만 잘하면 될 것도 같다.
하긴 나 회사 다닐 때 그 자식이 나한테 바가지 씌운 것도 많으니까 완전 쌩은 못 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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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년들은 할 일 없으면 집에 자빠져 있지 뭘 남들 쌍쌍으로 가는데 끼고 난리람.
은미 이 년이 더 밉다.
지는 결혼 했다 이거지?
왜 지가 발 벗고 나서서 같이 가자고 설레발이야~~~!!!
기집애들...애인들 없으면 지네끼리 가서 현지조달을 하던지.
암튼 내색도 못하고 출발 날짜는 다가왔다.
근데 이 인간은 차 구해온다 더니 왜 이렇게 연락이 없담.
전화를 했다.
"여기 지금 다 모여 있거든, 차 구했어?"
"어? 어....지금 가는 길이야."
"차종이 뭐야?"
"어....넌, 잘 모를거야. 라보라고. 다마스 사촌 쯤 되는거.."
"라보? 우리나라에 그런 차도 있어?"
"응....있어. 그런게. 암튼 다 왔으니까 끊어."
들어본 것도 같은데 뭐더라? 외제찬가?^^
다마스는 알겠는데...
그럼 그것도 승합찬가? 아님 뭐지?
은미 신랑 한테 물어봤더니 "라보요?"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잠시 후 표정이 일그러진다.
뭔데요~~ 하고 다시 물어 보는데 빠앙! 하고 경적이 울렸다.
기절하는 줄 알았다....
0.5톤 미니 트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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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였다....-.-
새끼는... 차 멀쩡한 거 같은데 뭐 쇼바가 나갔네 어쩌네 하며 핑계람.
그러면서 지가 납품 때문에 며칠전에 중고로 산 트럭이 있는데 그거라도 빌려가겠냔다.
낡고 귀엽지도 않은 라보(LABO) 트럭이었다....-.-
무슨 물건 팔러 가는 것도 아닌데 난감했다.
물론 나야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여자들이 많은데.....
그래도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녀는 승용차에 타고 나만 이차에 타면 될 것 같았다.
뒤에는 짐도 싣고....
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거라도 빌려 주는게 어디람.
역시나 사람들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ㅠ.ㅠ 그문 어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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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보니까 생각났다.
맞아, 저 차 이름이 라보였지...ㅜ.ㅜ
솔직히 조금 실망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저사람 주변머리에 차를 빌린것만 해도 대견하단 생각도 들었다.
뭐 어쩔 수 없지.
그치만 그때 속마음은 그 차에 타고 싶은 맘이 안 드는 건 사실이었다.
그가 "넌 편하게 저 차 타고 와." 라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그래도... 될 까." 라고 말해 버렸다.
아주 잠시... 쓸쓸해 하는 것 같았지만 "그러엄~~" 하고 이내 밝게 웃으며 나를 승용차에 밀어 넣었다.
... 하지만 타는 순간부터 후회하기 시작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할 때부터 그가 우리 차 앞뒤를 오가며 손을 흔들어 댔다.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어서 흔들며 빵빵 경적도 울려댔다.
그런 모습이 우스꽝스러운지 친구들은 연신 깔깔댄다.
짐칸에 아이스박스와 온갖 짐을 실은 채 밝은 얼굴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고단한 일상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외로운 가장 같았다.
어쨌건 지금 앉아 있는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았다.
친구 신랑이 길 안 막힐 때 쉬지 말고 가자는 걸 화장실이 급하다며 쉬어가자고 졸라서 휴게소에서 내렸다.
화장실 앞에서 그가 "너 급했구나?" 하며 놀린다.
트럭에 타겠다니까 불편하다며 눈치없이 자꾸 밀어낼라 그런걸 밀치고 올라탔다.
다시 서해안으로 향하는 길...
의자는 다소 불편했지만 마음은 세상 어느 곳 보다도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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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왔다갔다 하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드는데 영 표정이 밝지가 않았다.
왜 그런지 물론 알것 같다.
그래서 그런 기분 안들게 장난을 친건데 반응이 없었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다녀온 그녀를 보니 눈이 빨개졌다.
미안하다.
좀 좋은 차를 빌려왔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에어컨이 가스가 떨어졌는지 잘 안 나와서 창문을 열지 않으면 무척 더웠다.
이 자식이 부채랑 수건을 갖다 논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런데 그녀가 창문을 거의 올리더니 대신 부채질을 해 줬다.
시원했다....
어느덧 <무창포 해수욕장>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니이야아아~~~ 바다다~~~~~냐흥~~~~!!!!!! "
================ 12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