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꿈을 꾸었다.
꿈은 늘 꾸지만, 꿈같지 않은 꿈을 꾸는건 처음이었다.
마치 현실처럼..
너무 현실처럼..
- 운아. 오랜만이네?
아아... 1년반만인가. 꿈속에서의 내 앞에는 1년반만에 보는..
전부터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앞으로도 쭉 좋아할..
내 평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여자친구..
그녀가 평소와 같은...
너무 어두워서 오히려 빛이나 보이는 검은 긴생머리에, 내가 살고있는 촌구석에서는 손가락으로 꼽을정도의 아름다운 얼굴.
너무 아름다워서 어떻게 보면 잔혹해 보일수도 있을정도의 외모에 내가 작년에 졸업한 중학교의 교복을 입고,
그전에는 상당히 보기 어려웠던 함박미소를 띄며, 게다가 부드러운 시선으로 날 보고있었다.
"..... 니가 내앞에 있는거 보니깐.. 이건 꿈이구나?"
- 응...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서 보러 왔는데, 이게 머냐? 바보."
난 애써 미소를 보이며 답해 주었고, 그녀는 변함없는 부드러운 시선으로, 그동안 너무나도 듣고싶었던 기억속의 목소리로,
날 살짝 꾸짖어 주었다. 꾸짖음을 당해서 그런지.. 가슴이 답답해짐과 동시에 억누를수없는 무언가가 날 괴롭게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그녀를 난처하게 하기 싫었다.
"상관마셔.. 너야말로 잘지내는거야? 그쪽에서도 따돌림 당하는건 아니지?"
- 머라고!? 쳇! 죽어버려!
"윽... 하하 여전하구만?"
그래.. 그동안 너무나도 만나고싶었던 추억속의 그녀다.
1년반이 지났지만 그녀는 전혀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그때와 달라진건 나뿐이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날 지켜봐주었던 것이었구나..
갑자기 자기혐오에 그녀를 바라볼 자신이 없어졌다. 그대로 그녀와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떨구었다.
떨구자 마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바보야! 뻥이야. 너는 나처럼 쉽게 죽지마...
그말에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울고있었다. 그녀의 미소때문인지 울고 있어도 그다지 슬퍼 보이지는 않았다.
그모습에 계속 참고있었던, 날 괴롭히던 그것이 폭발해버렸다.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 어라? 우리 운이 우는거야?
"시끄러...누가 운다고 그래.."
그녀는 그칠줄 모르는 눈물을 양손등으로 닦아내고있는 나를 안아주었다.
그녀의 품은 너무나도 따스해서 꿈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았다.
그래.. 꿈이 아닐거야..
그녀는 내앞에 있잔아..
"....가지마.. 이대로 내옆에 쭉 있어줘.."
- 운아.. 고마워. 하지만 이제 괜찮으니깐, 너가 내 몫까지 잘살아줘. 맨날 못되게군 여자친구였지만 이렇게 부탁할께.
열심히 필사적으로 살아줘. 이러는거 너답지 않으니깐. 응? 알았지 운아?
"..........."
난 아무말 없이 소리죽여 울고만 있었다. 그런 내모습에 그녀는 귀엽다는듯 내 머리를 감싸안고 보듬어 주었다.
- 살아있는 동안에 운이 너랑 함께했던 시간이 가장 행복했어. 나한테는 과분할 정도로.. 비록 이렇게 됬지만 후회는 없어.
다 운이 덕분이야. 고마웠어.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그녀품에서 멀어졌다.어떨떨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고, 그녀는 나를 미소지어 바라보았다.
이대로 헤어져야 되나..?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면 꼭 하고싶은 말이 있었는데...
"...좋아해 유나야. 그리고 나도 고마워.. 내옆에 있어줘서.."
그녀는 싱긋웃는 얼굴로 서서히 안개처럼 사라져갔다.
마지막 그녀의 말을 듣고 웃는 얼굴로 보내줘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웃는 얼굴을 보며 영원한 이별을 하였다.
- 반사야~ 바보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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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아침 일찍부터 난 화장실에 와있다.그리고 필사적이었다.
그녀와 나의 추억을 지우려는듯... 나의 하반신 그것을 감싸주던 천조각에 묻은 나의 분신들을 지웠다.
나는 생에 첫 몽정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