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끄적거려봅니다.

핏빛황혼 작성일 11.01.25 1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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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당신은 내게

흐려질 수 없는 것들을 흐리라 하고

지워질 수 없는 것들을 지우라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아직도 내게는 지워진 우리에 쏟을 한숨이

이렇게나 남아 있는데

아직도 내게는 흐려진 어제에 흘릴 눈물이

이렇게나 남아 있는데

 

먼 길을 돌고 돌아갑니다.

혹 여로의 가운데서

그 언젠가의 잔향이 맴돌지는 않을까.

혹 애써 내딛는 발길에

그 언젠가의 온기가 스치진 않을까.

 

부질없는 갈망과 헛된 희망에 온몸을 내어맡긴채

텅 빈 한걸음. 한걸음.

그렇게.

그냥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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