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의 부수입 - 1

진짜킹카 작성일 11.09.26 1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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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훨씬전

 

1994년 8월..

 

너무나도 더워서..김일성이도 땀띠로 죽었다는 우스게 소리가 나던 시기였다.

 

텔레비젼 뉴스에서도 달걀을 아스팔트에 떨어트리면 익는다는 뉴스가 나왔다.

 

 

텔레비젼을 보면서 나는  저절로 말이 나왔다.

 

 

"아 더워.."

 

 

군입대를 대기하던 대학교 여름 방학때 였는데...



연락하지도 않고 생사조차 모르지만

 

공등학교때는 꽤 친했던 친구가 연락이 왔다.

 


"요즘 머하냐"

 

"뭐하긴 방학이라서 그냥 집구석에 박혀 있지.."

 

"그럴줄 알고 전화 했지~ 야~! 승훈이 술한잔 하자~"

 

 

친구가  술한잔 하자며...전화한것 이였다.


날도 더운데 괜히 저렴한 술마시로 나가는것보다 집에서 텔레비젼 보는게 더 나을것 같았다.


그래서  괜히 나가기 싫을때 하는말을 했다.



 


" 나 돈 없다.."

 



그러자 그 친구는 우스게 소리로 말했다.


"세상의 모든 바닷물이 말라 버릴지언정 내주머니에 돈은 안 마른다.."


 


농담처럼 넌지시 던지는 이 말에 한바탕 웃는중에...



친구가 술을 산다며 나오라는 것이였다.

 

 

"어떤 술을 살꺼야?"

 

"소주단란 어때?"



그 당시에는 소주단란이라는게 아주 유행이였는데..

한마디로 일반소주 파는 술집에 무대가 마련되어있고,

 

그 무대에 노래방기기가 한대 있으며

테이블마다 노래책과 리모콘이 있어 노래를 예약하고 자기 순서가 되면 노래를 뽐내고 하는

그런 술집이였다.



술을 마시다가 노래도 부르고 재미 있었다..

 

내가 노래를 부를때 생판 모르는 남들이 봐준다는것이 되게 매력적이였다.

 

술마시고 노래하고..또 술마시고 노래하고..

 

그러던중에



술이 약간 취했을때...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 너 방학인데 아르바이트 하지 않을래?"

 

방학때 용돈 버는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아서 약간 긍정적인 말투로 말했다.



"어떤일인데??"

"주유소 아르바이트인데....돈이 제법돼.."

 

 

- 참~! 나~! 주유소 알바가 무슨 돈이되..이 녀석 또 구라치네..-

 

이런생각을 하며 친구에게 비꼬듯 말했다.

 

"주유소 총잡이 해봤자 거기에서 거기 아니가??"

 



친구가 자초지종을 말하는것이였다..

아르바이트 할 주유소에 회사전용으로 전표를 끊어서 기름 넣는 회사가 있는데..

그 대형차 기사들이... 전표를 끊을때 200리터를 끊어주고 실제로는 100리터를 넣으라고 하는것이였다.

그럼 남는 100리터를 7대3으로 기사랑 알바랑 나누어 먹는씩이였다..



그러니깐 1리터에 경유가 300원이면 100리터면 3만원이고 기사에게 현금장사했는것을

 

2만원을 주고 나는 만원을 가지는 것이였다..


대형차가 하루에 많으면 10대 적으면 3대 정도인데...

한달 월급보다  부수입이 더 많은 것이였다..



괜히 한달 반짝하기에 좋은것 같아서  시켜달라고 했다.

2인1조로 기름 넣는데...


한명의 자리가 비는데..자기도 곧 그만 둔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랑 술집에서 헤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날 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시간은 저녁 6시부터 저녁11시 까지이고 11시 이후에는 거기서 스티로폼 깔고 잤다가 아침에

7시에 문을 열어 8시30분에 교대를 해주는 근무 형태였다.



출근하려니 첫 출근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콩닥콩닥 긴장이 되었다.



30분 일찍 오후 5시 30분에  출근했다.

 

주간 근무반 알바들이 일하고 있었고 친구오기를 기다리다가...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은 남녀 공용이였는데..



귀여운 여자아이가 커피잔을 설겆이 하고 있었는데..



주유소 알바는 아닌듯 보이고 위에 옷 입은걸 보니 친구가 말한 주유소랑 붙어있는 그 회사의 경리로 보였다.

들어서면서 눈이 마주치고 나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안녕 하세요"

"네?? 네...."

"저 오늘부터 여기에서 일해요 잘부탁드려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붉게 변하면서 살짝 미소짓는게 귀여웠다.

그 때 밖에서 친구의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왔다.



친구에게 여기있어 라고 크게 말하자 친구가 화장실로 들어 왔고  나는 황급히 나가면서 그녀를 보고 살짝

평소에 연습한  미소를 귀엽게 지었다.

 


그 모습을 친구가 보더니만.. 소스라치게 깜짝 놀라면서


비꼬듯 말했다.

 


"아~! 느끼한 짓 또 하네 예나 지금이나 여전해... "



그러면서 손을 오글거리며 몸서리를 치는 연기를 한다.

친구의 그 모습을 보며 웃으면서 장난치며 주유소 사무실로 들어갔다.

 


주우소 사무실로 들어가니 주간 근무자들이 퇴근할려고 준비를 하고있었다.

오늘 첫 출근이라서 잘 부탁한다고 인사도 했다.

 

 

그리고 20분후 ...



사무실에는 나와 친구만 있고 다 퇴근했다.

 

잠시후 ..

 

주유하러 손님이 왔다.

친구가 시범을 보여 준다며 따라 오라고 그런다.


옆에서 구경하니깐 참 쉬워보인다.

그 때 저 앞으로 아까 화장실에서 봤던 설겆이 그녀가 퇴근하려고 가는것이였다.



친구에게 잠시 맡기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지금 퇴근하시나봐요?"

"네.."



그녀의 단답형 대답이 너무 순진해보이고 청순해 보여서 좋았다.


"자주 볼걸 같은데 앞으로 친하게 지내도 실례가 되진 않겠죠?^^"

"네...."

"그럼 조심해서 들어 가세요 "



그렇게 몇마디 나누진 않았지만 심장은 두근반 세근반 이였다.

친구에게 다가가니 실눈을 뜨며 쳐다본다.


" 꼬실라꼬? "

"아니 그냥 귀여워서 ... 근데 쟤 이름은 머야?"

"몰라.."

" 누가 찜한사람있어?"




사실 사무실에 주간 근무자 남자와 사귀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했다.



"글쎄 내가 알기론 없는것 같은데.. 쟤가 원체 있는둥 마는둥해서 .."


또 주유하러 손님이 왔다.



내가 일하는 주유소는 주유소 확장 때문에 작은 공사중이였고 공사 현장 바로 뒷쪽에는

2층짜리 건물이 있었는데 그 건물이 아까본 설겆이 하는 여자애가 일하는 사무실인듯 했다.

주유소사무실은 공사현장에서 옆으로 15미터 정도 떨어진곳에 콘테이너를 임시로 쓰고 있었다.

공사중이라서 영업을 안하게 보여서 손님이 거의 뜸했고 나랑 친구는 일하는중에 만화책도 빌려와서 보고

친구랑 동전 던지기도 하고 일한다기보다는 거의 노는게 일이였다.


저녁 8시가 되니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짜장면 하나시켜먹고 소화시킬겸 주인이 누구꺼인지 모를 자전거를 주유소 안을 빙빙 돌며 타는중에

큰차가  들어왔다.

 

5톤차량 이였다.



친구는 때마침 화장실에 갔고 40대로 보이는 기사분이 창문을 내리더니 300리터 라고 말한다.

뚜껑을 열고 기름을 넣는중에 기사가 내옆으로 오더니 묻는다.


"오늘 현금장사좀 했나?"

"네.."


기사는 전표에다가 적기시작한더니 나에게 넘겨주는데..

400리터라고 적혀있는것이였다.


- 아 ... 이상황이 그떄 친구가 말한 그상황이구나... -



지금 시세로  경유가 1리터에 300원조금 넘었었다.

2만 몇천원 정도 기사분에게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 만원가량 되는돈을 빼서 내주머니에 넣었다.

기사는 수고하라는 말을 건넨후 차를 타고 나갔다.


친구가 2~3분 지나니 오는것이였다.


내가 친구에게 솔직히 말했다


"방금 400리터 끊어서 300리터 넣고 만원정도 받았어"

"그럼 나한테 5천원주면돼"



친구말로는 순수히 생기는 공돈은 반반으로 나누자는 것이였다.

나는 혼쾌히 승락했고, 첫 부수입의 두근거림이 저녁 자기전까지 두근두근 거렸다.



저녁11시쯤 되어 금일 마무리하고

스트로폼 매트리스를 깔고 때가 잔득묻어있는 이불가지를 덮고 빌려온 만화책을 몇권 베고 잤다.

일한것도 없지만 누우니깐 바로 잠이왔다.



아침에 6시가량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세수도 하고 치아도 닦고 새벽공기를

 

맡으며 주유소마당을 자전거를 타며 아침 운동으로 했다.


친구는 아직 여전히 자고 있었다.



2시간정도 지나자 주간반 아르바이트가 오고 우리는 마감하고 돈도 넘겨주고

교대를 했다.

 

8시 30분 조금전에  나오는데 어제 봤던 설겆이그녀가 오는 것이였다.


어제 봤을때는 청초한 모습이였는데... 오늘보니 약간 화장도 했는듯하고 어깨까지 오는 생머리뒤로

곱창도( 구불구불한 머리끈을 호칭) 했다.


입술도 분홍빛이 도는게 입술 반지르하게 하는 무언가를 바른듯했다.


"안녕하세요"

"네"

"어제 잘들어 가셨어요?"

"집이 이 부근이라서.."

"잘들어 갔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할려고 했는데 제가 이름도 모르고 삐삐번호도 몰라서요"



이 당시에는 삐삐가 지금의 휴대폰 처럼 대중적이였고 일부 부유층만 무식하게 생긴 핸드폰을 가지고 있던

시기였다.



그녀가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근데요....혹시 관심을 주시는건가요?"


이 말을 하는  설겆이 하던 그녀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네.. 관심을 주는거 맞아요. 어제 화장실에서 순간보고 질식할뻔 했어요..숨이 막혀서"

"피...^^"


그리고 바로 말했다.



"삐삐번호좀 갈켜 주세요...이름도 궁금해요"



그러자 그녀는 오른쪽에 메고 있던 작은 백에서 메모지를 꺼내서 이름과 번호를 적었다.



『민지연 23세  015-123-4567』



- 이름 이쁘네...23세라... 헉~! 그럼 나보다 1살이 많네...나이가 어리다고 하면 무시하지 않을까..-

 

 

그래서 어쩔수 없이 나이를 속였다.

 



"이름 이쁘시네요 ..이름만 듣고도 감동할정도로 이름이 예술이네요. 그리고 저는 24살입니다.."

"아 오빠시구나..."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멋적게 웃으며



"그런가요...^^"



설겆이 그녀는 시계를 보면서



"지금 출근이 늦었네요..먼저 들어가볼께요"


이말을 듣고 유머감각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싶어서


"지금 퇴근이 늦었네요..먼저 들어가세요"


이렇게 말하자 그녀가 빙긋 웃으면 2층 사무실쪽으로 뛰어갔다..

그때 그 뒷모습을 보며 큰소리로 말했다.


"있다가 삐삐쳐도 되죠?"



뛰어가다가 멈칫 하더니 뒷돌아서 보더니 말한다..



"그럼 내가 왜 이름이랑 삐삐번호를 줬겠어요"


이 말을 남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오늘 첫 근무의 설레임보다 소개팅도 아니고 미팅도 아닌 스스로 인연을 만들었다는것에 너무 가슴이 벅찼다.

친구랑 같이 퇴근하다가 서로 헤어지고 집으로 갔다.



집에 가자마자 미칠지경이였다..삐삐치고 싶어서..

혼자 생각을 많이 했다


- 벌써 삐삐를 친다면 가벼워 보인다고 비웃는건 아닐까?? -



- 아까 내 삐삐 번호도 가르켜주는건데...-

 

여러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서  혼자 내 머리를 주먹으로 콩 두르렸다.



집에 가서 아침을 먹고 집 부근에 사는 동네친구를 불러서 목욕탕에 갔다..

목욕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길에 아르바이트 부수입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니깐

 

상당한 관심을 가지면서 나중에 자리가 생기면 자기를 넣어달라기에

 

이것을 빌미로 친구에게 말했다.


"그럼 다음에 너 알바시켜줄테니 영화 하나빌리자.."



이 시기에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테잎을 빌려서 영화를 보던 때였다.

단골로 가는 비디오방에가서 최신 영화 『닥터봉』을 빌렸다.



영화를 보기전에 설겆이 그녀가 생각나서 삐삐를 쳤다.

영화를 보던중에 울리는 전화소리...



두근두근두근...



벨이3번정도 울렸을때...

목소리를 가라듬고 최대한 달콤한 목소리로..



"여보세요?"





엄마 친구였다...



허탈감...실망감...


친구는 내맘도 모르는체  라면 끓이게 물을 올리라고 시킨다.



- 눈치 없는 놈... 그래 출출하니 라면 끓여서 밥말아 먹어야 겠다...-



라면3개를 넣고 끓이고 일단 영화는 중지 시켜놓고  친구랑 라면 먹는중에 또 전화가 왔다.

아까는 굉장히 긴장하며 전화를 받았는데,

 

 이제는 입에 라면을 오물오물 십으면서 받았다..

 

입에 잔득 라면이 들어간 목소리로 말했다.

 

"여어보오세요오"  

"삐삐가 와서 전화드렸는데요..4567 삐삐치신분요"



그녀였다..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라면먹다가 말해서 바보처럼 들렸을텐데...

 

입에 아직도 라면이 잔득 들어있는데...

 

친구가 이상한 눈으로 날 쳐다보고있는데..



일단 내가 아닌척했다..

 

여전히 입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체로 말했다.

 


"자암시만 기다리세요오"

 


그리고 휴지를 꺼내서 입에 들어있던 라면을  밷고 다시 전화 받았다..



"네 전화 바꿨습니다."

"누구시죠?"

"에이 제 목소리 벌써 잊으셨어요?"

"아..오빠시구나.."

"첨에 어떤 분이 받으셨는데 첨듣는 목소리라서 놀랐어요"

"제 동생이 받았는데 그 녀석이 편도선이 부어서 목소리가 듣기가 좀 그래요"

 



왠지 뒤통수가 따가워 옆으로 고개 돌려 친구를 봤다.

라면면발을 젓가락으로 집고 일시정지된  상태에서  날 지켜보고 있었다..



얼굴표정을  보니



- 저시키 갑자기 입에 있는거 토하더니만 없는 동생까지 만들고 생쇼를 하네 ..라면 토하고 더러버 죽겠네..ㅡ



이런 긴 장문의 내용이 얼굴 표정에서 정확하게 읽을수가 있었다..


다시 통화하면서...


"전화목소리가 너무 이뻐서 얼굴을 보지 않았더라도 지연씨 얼굴이 머리에 그려지는 듣한 목소리네요^^"



전화기 너머에서 그녀의 이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근데 저는 오빠 이름도 모르는데 이름이 먼가요?"

"강승훈이예요..강수지랑 성이 같고 신승훈과 이름 같아요^^"



또 전화 너머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제 삐삐번호 궁금하시죠?"


그녀의 웃으면서 말한다...



"글쎄요"

"제발 제 번호좀 물어주세요"



그녀는 뭐가 그리 재미가 있는지 계속 웃었다.

 

웃음 가득한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오빠 번호가 어떻게 되요?"

 

너무 잘 웃고 하니깐 괜히 장난치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로 삐진투로 말했다.



"안가르켜 줄래요~!"


옆에서 뭐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친구가 대화를 듣더니만 손가락이 너무 오글거려서 젓가락을 떨어트린것 같다..

그리고 친구의 한마디

"라면 올라온다 1절만 해라..."

친구의 말에 개의치 않고 말했다


"지연씨 적어봐요 015-123-XXXX"

"오빠도 015 쓰시네요"

"이런 인연이 다있네요 ^^?"

하여튼 이런 오글거리는 내용의 통화를 끝내니 가슴에 눠가 뻥 뚤린듯한 느낌..여태껏 느껴보질 못한 느낌이였다.

식탁으로 다시 돌아오니 친구가 무관심한듯 라면먹으면서 말한다..



"누군데?"

"응 있어"

"여자가?"

"니가 보기엔 남자하고 통화하는것 같더나?"

"나는?"

"잘되면 하나 해줄께"


그때 친구가 라면 먹는 손을 멈추더니 나에게 농담처럼 웃으면서 말한다..



"뭐 더 보고 싶은 영화 없나?"

- 쳇~ㅋ 녀석 아양 떨기는^^ -

영화를 보고 나서 친구를 보내고 텔레비젼 좀 보다가 낮잠 좀 자다보니 저녁시간이 되었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퉁퉁 부었다..

라면먹고 잠을 자서 그런가보다.

출근을 하기 위해

샤워하고 스킨을 듬뿍 손에 담아 뺨을 세게 짝짝 거릴정도로 세게 치면서 발라보았는데도

얼굴은 여전히 커 보였다.

일단 가르마를 살짝 이쁘게 타서 빗으로 머리를 살살 넘겼고 사과향나는 스프레이로 마감을 하였다.

거울을 보니 얼굴은 부어서 통통한데 머리칼로 커버하니 괜찮아 보였다.

거울을 보고 이렇게도 비춰보고 저렇게도 비춰보니 옆에서 가만히 구경하던 엄마가 한마디 한다.

"기름 넣으로 가나..아님 기름 꼬시로 가나?"


엄마씩 농담 이였다.

그냥 얼버무리고 집에서 나왔다.

출근시간보다 약간 일찍 주유소에 도착했다.

소변이 마렵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그녀가 있을것 같아서 화장실에 갔다.

그녀가 없었다.

그냥 손만 씻고 거울보며 머리 살짝 만지고 나오는데 어제 보지못한 처음보는 여자애가 화장실 입구에 서있었다.

내 생각엔 화장실 들어 올려고 했는데 공용화장실에 남자가  있으니 나올때까지 기다린듯하다.

일단 얼굴을 봤다.

설겆이 그녀와 똑같은 회사 점퍼를 입고 있는것을 보아 같은 직원인듯한데...말없이 눈을 아래로 피하면서

고개를 살짝 숙여 까딱거리며 인사를 한다.

일단 얼굴은 이뻤다.

설겆이 그녀는 키는 그다지 크지 않고 얼굴이 많이 귀여운 얼굴이라면, 고개 까딱녀는 키는 나보다 조금 작을

정도의 키와 얼굴은 바람의나라에 나오는 최정원 필이다.

인사를 하는 그녀를 보고 웃으면서


"지연씨는 사무실에 있는 모양이죠?"

"예?? 언니 아세요?"

"그럼요 삐삐번호도 아는걸요~"


까딱녀는 살짝미소를 비으면서 화장실안에 들어갈테니 자리좀 비켜봐라는 제스추어를 취한다.

자리를 살짝 피해주고 주유소 사무실로 갔더니 친구가 출근해 있었다.

아까 화장실앞에 까딱녀와 같이 서있는것을 본 모양이다.


"여자면 환장을 하는구나~"

"무슨 환장이야 그냥 처음이니깐 인사한거지.."


친구가 종이컵에 1회용 커피를 타서 나에게 주면서


"쟤는 안된데이~  여럿 쟤 찍었데이~"

"너도 찍었나?"

"당연하지~"


친구는 좀 겉늙어보이고 약간 반곱슬머리에 여자에게는 전혀 관심없어 보이는 인상이였는데..

의외였다. 친구에게 물었다.


"그럼 저애 몇살이고?"

"알아서 뭐하게.."

"그냥 ..."


친구는 피씩 웃으면서 말해준다.


"21살이라고 들었는데 이름은 신 머라고 하던데 잘몰라 ..그냥 우리는 미쓰신이라고 불러"

"설마 말도 안 붙여봤나?"

".................."

"내가 삐삐번호 따줄까?"


친구는 갑자기 의자에서 번쩍 일어서더니 얼굴이 환해지는 것이였다.


"정말? 번호좀 따주라.."

"번호따주면 머없나?? "

"저녁에 탕수육 쏠께"


주간 근무자들은 퇴근을 다했고 친구와 나랑 둘이 남았다.

오늘은 어제보다 손님이 더 많았고, 어제보다 더 많은 삥땅차들이 왔다.

친구랑 나랑 2만원 이상씩 벌었다..

손님이 뜸해진 시간에 중국집에 음식을 시켰다.

주유차량 한대가 들어왔다.

친구가 자기가 나간다며 음식오면 받아 놓으란다..

그녀는 퇴근했을까??

오늘 못봤는데..

궁금해서 삐삐를 쳤다.

삐삐를 치는중에 주유소 옆길로  까딱녀가 지나가는것이였다.

나는 큰소리로 불렀다. 그녀를 불러서 설겆이 그녀 퇴근했는지 물어볼려고..


"저기요~!"


저 앞에 있는 까딱녀가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며 자기를 불렀는지 확인한다.


"네! 잠시만 이쪽으로 와보세요"


그녀가 고개를 살짝 갸우뚱 거리더니 이쪽으로 걸어왔다.

그 타이밍에 중국집에서 짜장면 2개와 탕수육이 도착했다.

일단 계산하고 탁자에 음식을 올려놓았다.

배달원이 음식을 꺼내고 내가 계산할떄까지 살짝 기다린 그녀가 묻는다

"왜 불렀어요?"

이렇게 묻는 그녀 얼굴을 보니...

퇴근한다고 화장을 약간했는것 같고 사무실안의 형광등 조명발에 그녀가 좀 많이 이뻐 보였다.


"음식이 왔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식사전이면 좀 같이 드시자구요"

"괜찮아요 "

"지연씨는 퇴근했나요?"

"오늘 조퇴하고 갔어요"

"아....지연씨도 퇴근하고 없고 탕수육은 2명이 먹기엔 많고 남으면 버려야 되는데....."


그녀가 미소를 지으면서


"약속이 있긴한데...시간이 좀 있으니깐 조금만 먹고 갈꼐요"


이떄 친구가 들어온다

친구가 까딱이를 보더만..

당황한 얼굴로 어쩔줄을 몰라한다.

음식의 랩을 다 벗기고 음식을 먹으면서 말했다.


"저 아주 궁금한게 있는데요 아까도 제가 저기요 라고 불렀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말고 이름부르고 싶은데..."

"이름이 뭐냐고요^^?"


살짝 멋적게 웃으며 말했다..


"네...이왕이면 삐삐번호도.."


그녀가 좀 많이 놀란다..

다시 내가 말했다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그냥 만나는 사람은 있는데 정식으로 만나는 사람은 없어요..근데 왜요?"

"아 그냥 제가 궁금해서 좋은사람있으면 소개 시켜드릴려구요.."


그녀가 깔깔깔 웃으면서 말한다.


"보통 그렇게 말하는사람이 더 관심있어하던데 ^^"


아니라고 진짜 소개시켜줄사람이 옆에 짜장면 먹는사람이라고 목구멍까지 말이 나왔지만...

살짝 웃으면서 내입에서 나온말은....


"들켰나요^^?"



까딱녀가 탕수육을 이쁘게 먹던중에 이말을 듣고 조금 놀란듯하다..

얼굴이 약간 빨개진 그녀가 2~3초간 생각하더니 말한다..


"정말 제게 관심이 있으신거예요?"

"관심보다는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요..."

"아~^^ 그렇구나"

"정말로 저말고 다른사람 소개시켜드리고 싶어요"

"괜찮아요~"


이런 오묘한 분위기가 흘러가는데도 옆에서 짜장면을 먹는 친구는 여자에게 눈길하나 주지않고

열심히 짜장면에 탕수육을 얹어 먹는다..

처음보는 친구의 쑥스러워 하는모습이였다.

까딱녀가 손목시계를 보더니 가봐야겠다면서 자리에 일어설때 내가 다시한번 물었다.


"제가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는데 연락처라도 좀 가르켜 주세요"


이말을 들은 까딱녀 주유소에 구비되어 메모지에 이름과 삐삐번호를 적어서 주었다.



『신혜주 입니다. 앞으로 잘지내요! BB:012-123-XXXX 』


이런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떄 주유소사무실에 전화가 왔다.

나가려는 까딱녀에게 잘가요라고 말하고 손을 흔들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저 지연인데요..오빤가요?"


아까 삐삐쳤는게 지금 전화왔다.


"오늘조퇴 하셨다고 그래서 아파서 일찍가셨는지 걱정되서 삐삐쳤어요"

"아픈건 아니구요 ..일이 좀 있어서..근데 어떻게 아셨죠?"

"언제가시나 계속 기다리다가 안나오시길레 물어봤죠^^"

"누구에게요?"

"혜주씨라고 그러던데.."

"아~ 같이 일하는 동생이예요"

"네. 이야기 들었어요^^"


옆에 친구가 계속날 쳐다보기에 부담이 되었다.


"일잘보시고 내일아침에 뵙도록 할꼐요"

"저 ..오빠 잠시만요"

"식사하셨어요?"


나는 짜장면을 먹었지만 왠지 먹지 않았다고 말을 해야할것 같았다.

약간 모성애 자극도 할겸 동정심 유발할려고..그래서 불쌍한 목소리로..


"아뇨 아직 못먹었어요"

"배 많이 고프시겠다.."

"조금전까지는 배고팠는데 지연씨 목소리 들으니깐 김밥 10줄을 먹은것 같이 배부르네요"


웃는소리가 들린다..


"오빠가 말하는거 들어보면 선수같애^^"


난 선수가 아니다

그냥 남/녀 불문 쑥스러움없이 말을 잘하고 오글거리는 말도 잘할뿐이다.


그때 마당에 주유차량이 들어와서 바쁘다고 전화를 끊고 기름 넣으로 나왔다.

1톤트럭이였는데 경유를 가득 넣어달라는 것이였다.

트럭 기사가 차에서 내리더니 밤이라서 기름 들어가는게 안보인다면서 라이터로 주유통 주위를

밝히는 것이였다.


아.. 주유소 폭발하는줄알았다...

트럭기사에게 기름에 불 붙으면 어떻하느냐고 큰소리로 말했다.

기사가 웃으면서 "너 초짜지?"

라이터불에다고  경유를 부으면 터지는게 아니고 불이 꺼진다는것이였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끌이더만 주유하는 기름에 라이터로 붙이려 했다.

가까스로 막고 기사분 말이 다 맞아요 라고 말하고 그만하라고 말렸다.

기사 입에서 약간 술냄새 나는것 같기도 하고 좀 짜증이 났다.

연이어 계속 차가 들어온다.

바쁘게 기름넣고 삥땅차들어오면 계산기로 두드리면서 7:3으로 나누고 솔직히 계산해보니 월급보다

기사랑 나누는 금액이 월급보다 많은것 같았다.

속으로 생각했다.

저 회사가 이런데도 안망하는거 보니깐 정말 신기하다라는 생각...

일하는중에 사무실앞에 빨간 모자를 쓴 여자애가 들어가는것이였다.


누구지??


친구랑 나랑 둘다 같이 기름넣고 있어서 사무실에 아무도 없었다.

기름을 다 넣어주고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설겆이 그녀가 있었다.

회사복 안입고 사복에다가 모자를 눌러쓰니 정말 어려 보였다.


"오빠가 식사를 안했다고 말해서 집도 이 근처고 해서 슈퍼에서 사왔어요"


가방에서 수퍼에서 파는 빵이랑 바나나 우유를 꺼내더니 주는것이였다.

좀 감동이였다...이래서 아까 밥먹었는지 물어봤구나...


"고마워요.."


고맙다는말이 목이 메어왔다.

그떄 친구도 기름넣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아주 부러운 모습으로 보더니..


"제꺼는 없어요?"

"오빠꺼만 가지고 왔어요 깜빡했네요 "

친구가 아무렇지 말한다..

"승훈이 오늘 배터지겠네 짜장면에 탕수육에 빵에다가 우유까지.."


그녀가 놀라면서 물어본다.


"식사 안하셨다면서요."

"아...그..냥 그렇게 말했어요..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또 보게 됐잖아요"

"피..."

"그래도 배가 고프니깐 맛있게 먹을께요"


배가 미어지도록 배가 불렀으나 그녀가 사다준것을 안먹고 놔두는것은 점수를 잃을것 같아

배가 고픈듯 오버하며 먹었다.

그걸 보더니 아주 흡족한 얼굴을 한 그녀가 간다면서 사무실에서 나서려는 것이였다.

나는 뒤따라나가서 불렀다.


"저기요 지연씨"


그녀가 뒤돌아서서 날 쳐다본다.



"저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남자친구 없으시죠?"

"^^왜요?"

"예상하셨겠지만 저 지연씨에게 관심많아요..그런데 지연씨도 빵도 사주고 우유도 사주고.."

"그러니깐 저도 오빠에게 관심있냐고 묻는건가요?"

"네..."

"선수이신줄알았는데..^^ 왜 여자가 돈써가면서 관심도 없는 남자에게 빵과우유를 사줄까요"


심장이 터질것 같았다.조심스레 다시 물었다.


"그럼 우리 사귀는건가요?"

"아뇨.. 우리 서로 더 알아가요..관심은있지만 우리가 오래 안것도 아니고.."

"그럼 사귀면서 알아가면 안될까요?"


그녀가 막 웃는다..


"^^싫어요~!"



큰 맘먹고 다시 말했다


"내일 저녁에 11시넘으면 주유소 문닫는데 그때 오셔서 같이 맥주한잔해요"

"너무 늦은데..."

"제가 쏠꼐요..."


그 녀가 곰곰히 생각하더니만,,,


"오빠친구도 있고해서 저 혼자 말고 혜주에게 불어보고 같이 나간다고 하면 나올꼐요"



혜주...

아까 탕수육을 같이 먹었던....어차피 친구가 혜주를 관심있어하니깐..


"네 그렇게 할꼐요"


그녀가 다시 말한다..


"저 보다 오빠신데 말편히 해요"


사실 내가 더 어린데...나이를 속였는거 알면 ...약간 골치가 아팠다.

계속 오빠오빠 그러니깐 진짜 내가 오빠인줄 알았는데...

막상 반말하라니깐.... 약간 찔리기도..


"그..럴..까??"


그 녀가 웃더니만 자기도 말편히하면서 오빠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그 녀를 보내고 주유소 사무실로 들어가서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가 좋아 죽을라 그런다..

일하는중에 하루 일과가 끝나고..



그리고..



아침이 되었다.



주간 교대랑 돈을 맞추고 퇴근하려는데 까딱녀...아니 혜주가 출근한다.

사무실 교대자들에게 수고하라는 말을하고 밖으로 뛰어나와서 혜주를 불렀다.

혜주가 날 보더니 되게 반가워한다.


"어제 언니랑 통화했는데 저녁에 맥주 산다면서요?"

"아 ..네.."


애교스럽게 웃으면서 말한다


"노래방도 가나요?"

"혜주씨가 가고 싶으면 집팔아서라도 가야죠?"



가요방이면 내가 확실히 점수를 딸수가 있다.

내가 다니는 대학교 교내 축제때 미니가요제에서 2등해서 부상으로 계란3판 받은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내가 말했다.


"그럼 저녁에 맥주마시고 가요방 가요~"


그녀는 웃으면서 사무실로 걸어 가더니 다시 내쪽으로 걸어왔다.


"저보다 오빠신것 같은데..혹시 지연이언니랑 사귀는 거예요?"



어제 이야기가 생각났다..

서로 알아가는 관계라는거....



"아뇨....사귀진 않아요.."



혜주가 방긋웃으면서

"그럼 됐어요 오빠~ 저녁에 봐요~"

그리고 사무실로 뛰어갔다.

그리고 계속 머리에...그말만이 남는다..



그럼 됐어요..그럼 됐어요...그럼 됐어요...

뭘 뜻하는걸까??...



퇴근길에 같이 일하는 친구가 나에게 조심스레

까딱이의 삐삐번호를 물어보길레 이름과 삐삐번호를 가르켜줬다.

그러나 아무래도 느낌상 까딱녀가 나에게 관심이 있는듯하다.

눈치없는 친구는 삐삐번호를 전화번호만 적을수 있는 300원짜리 작은 수첩에다가

정성껏 이름과 번호를 적었다.


그리고 나에게 한마디했다.


"니가 나좀 잘되게 밀어도,,"

"그래..밀어줄꼐..오늘저녁에 술마실때 잘해봐라.."


친구를 보내고 나는 버스타고 집으로 퇴근하는길에 머리가 많이 복잡했다.

서로알아가자던 설겆이녀와 날 관심있어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까딱이...

그리고 까딱이를 좋아하는 내친구..

까딱이와 설겆이가 같이 일하기에 만약에 조금의 실수를 한다면 둘다 놓칠수도 있고..

아님 혹시 내가 김칫국부터 마시는 착각을 하는건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아직까지 내가 먹히긴 먹히는구나 라는 생각에..

집에 도착하니 지금의 내 상황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집에 전화했다.

벨이 3번정도 울린후에 동네친구녀석이 전화를 받았다.

자다가 일어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참 그리고 난 대구에 살고있다.


    
"내다 머하노?" (난데 머하니?)

"자다 일났다!"  (니땜에 지금깼다!)

" 와~아  미치겠다.."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께)

"왜?"

"주유소에서 여자들이 나만 보면 환장을 한다"

"왜?"

"몰라 어제는 또 다른여자가 삐삐번호 싫다고 해도 주고 도망가더라"

"진짜가?"

"그래서 오늘 둘다 같이 만나기로 했다 퇴근하고.."


나는 친구가 우와! 이야 ! 이런반응을 기대했는데... 친구의 한마디..


"나는?"

"너는 뭐?"

"나도 하나해도!"

"글쎄..보고.."


친구가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른다..


"승훈아!"

"왜?"

"나 너 억수로 좋아하는거 알제?"


약올리듯이 말했다.


"글쎄"

"지금 너거집에 갈께 만나서 이야기하자"


그리고 친구가 전화를 끊었다.

엄마는 에어로빅을 가서 집에 혼자 있었다.

밥챙겨 먹을려고 콩나물국 끊이고 밑반찬 몇개 꺼내고 하는중에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대문 구멍으로 보니 친구가 서있었다.

참 빨리도 왔다.

그리고 문을 열어주자 웃으면서 손에서 시꺼먼 봉지를 내민다.

안을 보니 비디오테잎이 있었는데 비디오방에서 빌렸는가보다.

제목을 보니 성룡의 취권2 였다..

아무래도 뇌물이였다..

테이프를 건네면서


" 나 너 억수로 좋아한데이~"


나는 크게웃으면서 말했다


"좋아만해라 ~사랑하면 안된데이~난 남자 알레르기가 있어서.."


이렇게 농담을 했다.

친구표정이 아주 지랄을 해라 지랄을해..표정이였다.

내가 신기가 있나..표정만으로 직접 이런말을 내가 들은것 같았다.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약간 120% 과장을 해서 말했다.

친구는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듣고 있었고..


"저녁에 니 출근할때 여자애들 얼굴 구경하게 같이 좀가자"


농담으로 답했다


"싫다..까딱이이랑 설겆이 닳는다.."


친구에게는 말을 재미있게 한다고 설겆이와 까딱이라고 표현했다.


"쫌~!  함 보여도!"

"알았다 ..저녁에 5시에 우리집에 와라"


친구는 되게 좋아하면서 배고프다고 밥을 찾는다..

콩나물국을 두그릇 퍼서 친구랑 먹고 취권2 영화보고 보냈다.

평소에는 그냥 가더니만 그날따라 갈때 손까지 흔들어 준다..

오후가 되어서 출근준비할려고 씻으려는데 벌써부터 친구가 집에왔다.


"빨리 안씻고 뭐하노!"


친구가 농담처럼 잔소리를 한다..

버스를 타고 주유소에 도착했다..

친구떄문에 일찍왔다..

이제는 출근하면 화장실부터 간다..

화장실에 가니 아무도 없었다.

친구랑 소변을 보고 거울보고 머리카락도 만지고..

주유소 사무실에 들어갔다.

주간 근무자들이 있었는데 별로 친하지를 않아서 대충 인사만하고 주유소 아줌마 경리에게 삐삐한통만

치자고 말하고 지연이에게 삐삐를 쳤다.

곧 전화가 왔고 지연이에게 시간되면 커피한잔하게 나오라고 했다.

3분여 지나니 그녀가 주유소에 내려왔다.

멀리서 다가오는 그녀모습을 보니 어제와 오늘이 사뭇 또 달라보였다.

화장도 약간했는거 같고 무릎약간내려오는 치마에다가 위에는 회사복을 입고 오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더 이뻐보였다.

가까이 걸어 오면서부터 살짝 웃는다.

그리고 앞에서 고개를 살짝숙여 인사하면서


"오빠 왜 불렀어요?"

"내 친구가 지연씨 많이 궁금해 해서 인사시켜드릴려구요?"

"또 존댓말..."

"아..미..안 친구 인사시켜줄려고.."


지연이가 빙긋 웃으면서


"그래야 나도 말편히 하지 오빠.."

"어...그래.."


이때 옆에 서 있던 친구가 갑자기 환히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친구가 자랑을 얼마나 하던지 인사를 꼭시켜야 된다고해서 끌려왔어요^^"



엥.. 머 저런놈이 다있어...말을 꺼꾸로 하다니..


"저녁에 맥주한잔 하신다던데 저도 낄 자리가 되겠어요?"

"아...네..오빠친구신데 사람이 많으면 분위기도 좋고..괜찮죠.이따가 봐요"




아하~ 친구의 작전을 이제서야 눈치를 챘다.

지연이는 다시 들어가봐야 한다며 사무실로 들어갔고..

나는 지연이가 들어간후에 친구 어깨 약간아래에 팔을 주먹으로 살짝 때리며


"얍삽한놈~!!"


친구는 마냥 히죽히죽 웃었다.

그때 같이 일하는 친구가 출근을 했다.

그리고 나한테 오더니만..


"아침에 혜주에게 삐삐쳤는데 다시 전화한다더니 전화 안오던데 ...혹시 너한테 전화 왔었나?"  

"아니 전화 안왔던데 혜주는 내 전화번호도 몰라!"

"혜주가 니번호 묻길레 내가 가르켜 줬는데.."



이말을 들으니 또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진짜로 혜주가 나한테 관심있는건가..

이 이야기를 듣던 동네친구가 부러운듯 쳐다본다.

동네친구는 있다가 저녁에 11시 퇴근시간 맞추어서 온다고 말하고 집에갔고 같이 일하는친구와 나는

주간 교대자와 교대를 했다.

교대를 할때 사무실에 있었는데

사무실 밖을 보니 혜주와 지연이가 팔짱을끼고 같이 퇴근하는것이였다.

그 때 혜주가 사무실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것이였다.

옆에 친구가 그걸보더니..


"혜주가 나한테 인사하네.."



아무래도 나한테 인사하는것 같은데 눈치없는 친구는 자기에게 인사하는것처럼 보였나보다.

인사하는 혜주옆에 팔짱끼던 지연이도 이쪽으로 또 손을 흔든다.


"지연이는 너한테 손을 흔드네"


그러면서 팔꿈치로 내 옆구리를 꾹 친다..


"좋겠네..ㅋ"

"어?...응^^"


친구도 오늘저녁에 같이 술마시기로한 약속을 아주 기다리는듯했다.

저녁식사를 하고 친구가 혜주에게 삐삐를 쳐보라고 해서 삐삐를 쳤다.

바로 전화가 왔다.

오늘 저녁에 사무실로 11시조금넘어서 온다는것이였다.

그 말들은 순간부터 얼마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10시 30분 정도에 동네친구도 사무실로 왔다.

오후에 동네친구랑 같이 일하는 친구가 서로 인사를 못했다고 인사하고 통성명을 했다.

동네친구는 머가 좋은지...

주유하려는 차가 오면 자기가 나가서 기름도 넣고 했다.

친구는 예전에 주유소에서 약간 일한 경험이 있어서 기름 넣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승훈아 니는 그냥 푹쉬라 내가 다해줄꼐..."

"할수있겠나?"


친구가 날보더니 웃으면서


"왜 ? 오빠 못 믿나?ㅋ"


이런 느끼한 멘트를 여자들 앞에서 하면 어쩌나 걱정이 살짝 되었다.

11시에 문을닫고 대기하던중 11시 20분 정도에 지연이와 혜주가 왔다.

혜주를 보던 동네친구가


"쟤가 까딱이가?"

"응...살살 말해라 듣겠다"

"까딱이도 이쁘네.."


나는 그냥 살짝 웃는 표정으로만 답했다.

친구가 갑자기 나서면서 지연이에게 말했다.



"지연씨 아까 제 친구에게 오빠라고 하던데 그러면 21살인가요?"


지연이가 살짝놀라면서..


"아뇨...23살인데요..그...러면.. 오빠들은 나이가 24살 아닌가요?"


나는 갑자기 입술이 바르르 떨려왔다.

진짜 깜짝 놀랬다..

동네 친구도 약간 놀라면서 말했다




"아...뇨  우리는 22살인데요..."




내 친구가 이렇게 미웠던적이 없었다..

몇일 안됐지만 그녀와의 추억이 머리에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커피잔을 설겆이하는모습..빵이랑 우유들고 와서 주던모습.. 삐삐번호를 가르켜주던 기억,


퇴근할떄 손흔들어주던 모습 』


등등...생각해보니 몇장면 떠오르진 않지만 짧은 그순간에 확 생각났다..

10초정도 정적이 흐른후에....

분위기를 깬것은 눈치없는 같이 일하는친구다..


"^^우리 맥주먹고 다 풉시다~!"


진짜 눈치 없다라는걸 새삼 또 확인시켜주는 장면이였다..

그리고 더욱더 썰렁해지는 분위기...

지연이가 조용히 말을 열었다.


"그럼 승훈씨가 날 가지고 장난친건가요?"


진짜 찬바람이 쌩썡부는 어조로 들렸다.


"아뇨...저는 지연씨가 마음에 들어서 나도 모르게.... 지연씨보다 어리다면 무시할까봐.."


내가 지연이를 마음에 들어 한다라는 말을 하고나서 혜주를 봤다.

혜주는 방금 그 이야기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지연이옆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내 친구들은 내눈치를 살피고..

그때 4~5초간 침묵하던 지연이는 짜증난다라는 표정으로 내옆에 친구들에게


"오늘은 기분이 엿같아서 맥주 같이 못마시겠네요"


그러고는 옆에 혜주에게 같이 집에 가자고 말했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이였다.


"언니는 같이 어울릴 기분이 아닐테니깐 먼저가요~ 저는 좀 놀다가 들어갈꼐요"


이 말을 들은 지연이는 잠시 당황해하다가 인사도 하지않고 뒤돌아서서 가버렸다.

뒤돌아 서서 걸어가는 지연이에게 혜주가 뒤따라가서 뭐라고 대화를 하는듯하다.

이때 친구들은 난리가 났다.

난 기분이 꿀꿀하고 우울해 죽겠는데 동네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혜주가 아까 날 쳐다보던데 나 때문에 안간거 맞제?"


옆에서 듣던 같이 일하는 친구는..


"아냐 나 때문에 안갔는것 같은데..아까 나보고 웃었단 말야~"


친구들이 불쌍했다..

동정심이 친구들에게 느껴졌다.

친구들이 나에게 부성애를 자극한다....불쌍한것들..

혜주가 다시 우리쪽으로 오더니 좋은말해서 달래서 보냈다고 그런다.

나는 술을 주유소 사무실에서 먹을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이 여자도 있는데 무슨 깡술 먹은일이 있냐며

근처에있는 맥주집에 가자고 한다.

인근에 멀지 않은 곳에 깔끔한 분위기의 호프집이 있다며 같이 일하는 친구가 앞장서서 걸어간다.

그리고 한번씩 힐끔 뒤로 쳐다본다 .

아마도 앞장서서 걸어가는 친구옆에 혜주가 왔으면 하는 그런 눈치로 보였다.

그러나 혜주는 내 옆에 약간 떨어진체로 아무말도 안하고 고개숙이고 걷고 있었다.

전부 너무 조용해서 내가 한마디 했다


"혜주씨 언니랑 왜 같이 안가셨어요?"

"아~ 언니랑 별로 안친해요.."

"네?? 그게 무슨말이요 되게 친해 보이던데.."

"아 언니 들어온지 얼마 안됐어요.."


혜주에게 계속 언니이야기 하기가 미안해서 다른말로 돌려 말했다.


"그러면 혜주씨는 저보다 어리신거 맞죠?"

"네..저는 21살이니깐요 오빠 22살이라면서요.."

"네..."


이런 대화중에 호프집에 다 왔다.

테이블은 6명 정도 앉을수 있는 네모란 테이블인데 네모란 한면에 3명씩 앉을수 있는자리인데.

자리배치는 우리 3명 맞은편에 혜주 이렇게 앉았다.

동네친구가 익숙하게 주문을 한다.

3000cc와 감자,소세지 튀김을 시켰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친구둘은 서로 견제하듯 혜주에게 번갈아 가면서 계속 질문한다.

몇살처럼 보이냐, 말편히 해도 되냐, 집은 어디냐, 등등  옆에서 보는데도 오글거리는 내용이였다.

이 당시에는 술집 테이블 모퉁이에는 전화를 할수 있도록 전화기가 한대씩 있었다.

삐삐가 보편적이였기에 전화쓰는것을 서비스로 하는 술집이 이 당시에는 많았었다.

이 술집도 마찮가지로 전화기가 구비 되어있었다.

삐삐를 쳐서 전화가 오면 삐삐를 호출한 쪽으로 전화를 돌려주는 방식이였는데.

혜주가 언니에게 삐삐좀 칠께요라고 말하며 삐삐를 쳤다.

12시가넘어서 새벽1시가 다 되어갔다

맥주를 마시니 소변이 굉장히 자주 마려웠다.

소변보려고 일어섰다가 화장실 갔다가 나오면서 친구둘이 앉아있는것을 보니 굉장히 초라해 보였다.

나 마저 저옆에 앉는다면 남들이 되게 불쌍하게 우리테이블로 쳐다볼까봐...

그냥 혜주옆에 앉을려고 다가서니 혜주가 가방을 쓱 치워준다.

친구들은 살짝 아까보다 말수가 적어졌다.

그리고 동네친구가 혜주에게 말했다.


"남자친구 없죠?"

"네...그런데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요"


이 말을 하고나서 잠시 나를 쳐다보다가 다시 앞을쳐다봤다.

약간 취한 그녀가 헛기침을 하더니 무슨말할려고 입을열때 나는 맥주 한잔 비우고

내 잔에 술을 따를려고 하는순간이였다.


"저 사실 옆에 있는 이 오빠에게 관심이있어요.."


내가 스스로 따르던 잔옆으로 맥주가 따라질만큼...깜짝놀랐다.

친구들은 웃으면서 가만히 침묵으로 있었다..

아무래도 술값을 내가 내어야 할 분위기...

같이 일하는 친구는 술이 취한다며 주유소사무실로 돌아갔다.

동네친구는 화장실에 갔을때 단둘이 남아있을떄 혜주가 날보고 말했다.


"지금도 그렇지만..앞으로도 누구에게 이런말은 진짜 못할것 같아요.."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저 오빠에게 관심있어요.."


이 말을 들었을때 되게 두근두근 거렸다.

그리고 나는 웃으면서 오른쪽 옆에앉아있는 혜주어깨에 팔을 살짝 기대올리면서


"정말^^?"

"네..."


어깨위에 감싸진 오른손으로 혜주의 오른쪽 귓볼을 살짝 만졌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남자의 본능인거 같았다..

친구가 화장실에서 나올때 팔을 재빨리 내렸다.

3명이서 마지막 한잔하고 혜주가 그리 원하던 가요방에 갈려고 했는데..

혜주에게 삐삐가 왔다.

번호를 보니 언니라고 말한다..

테이불에 놓여진 전화로 혜주는 지연이에게 전화를 했다.

내용을 들어보니 남자들이랑 같이 있나?..승훈이는 그러니깐 내가 화가 났나? ..어디술집이냐,

아까 내가 심했지? 이런투의 이야기를 하는것 같았다.

헤주는 주유소옆 호프집에 있으니 잠시 나오라고 그러고 지연이는 또 나온다고 그랬나보다.

이 이야기를 같이 들은 친구는 또 지연이가 나온다는 말에 억수로 좋아한다.

혜주가 나를 관심있다고 했으니 당연히 지연이는 지꺼라고 생각했는 모양이다.

내가 궁금해서 물었다.


"근데 언니랑 안 친하다면서 왜 불렀어요?"

"그냥요..."

"지연씨는 들어온지도 얼마 안됐다면서요 ..그러면 혜주씨가 고참 아닌가요?"

"아~ 언니는 방학때 잠시 용돈 벌로 왔어요 언니의 아빠가 사장이예요.."


나는 소세지를 찍은 포크를 떨어뜨렸다..



"지연씨가 사장딸?"

"네...."


내가 매일같이 삥땅을 쳐서 폐를 끼치고 있는 그 회사의 사장의 딸이라니...

그리고 나서 10~20분 정도 지나니 호프집 문이 열리면서 지연이가 들어왔다.

호프집 입구 지연이 등 뒤에서 광채가 나는줄 알았다..





지연이는 잠시 두리번 거리더니 우리가 앉아 있는 테이블을 찾고는 이쪽으로 걸어왔다.

지금 내옆에는 혜주가 앉아 있었다.

왠지 혜주 옆에 앉아 있으면 안될것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지연이에게 인사했다.


"왔네요..본의 아니게 정말 미안해요"

"아까는 저도 욱해서 말을 좀 심하게 한것 같아요"


그리고 약간 인상을 찡그리며 비꼬듯이 말한다.


"근데 괜히 왔나봐요...혜주랑 승훈씨 분위기 좋네요"

"제 친구가 옆에 앉아 있으면 답답하다고 앞으로 가라고 해서 이쪽으로 왔어요"


그렇게 급하게 둘러서 말하고 친구를 쳐다봤다.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머 이런놈이 다있냐..는 씩으로 나를 바라봤다.

친구에게 불쌍한 표정으로 얼굴 싸인을 보냈다.

친구는 그냥 가만히 맥주를 들이켰다.

눈치를 살짝보고 말했다


"그래도 여기 앉아 있으면 지연씨가 어색하겠네요"라고 말하고 일어설려고 하는데


오른쪽에 앉아 있던 혜주가 테이블 밑으로 지연이가 보이지 앉게 왼손으로 내 오른쪽 허벅지를 눌렀다.

일어서지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그런 느낌이였다.

그 때 지연이가 말했다


"그럼 친구가 그렇다니 나도 승훈씨 옆에 앉아야겠네요"


그러면서 내 왼쪽 옆에 앉았다.

그때 상황이 내 앞에는 동네친구가 앉아있고 맞은편 중앙에 나 오른쪽에 혜주 왼쪽에는 지연이가 앉았던 것이다.

그 상황이 내가 난처해서 일어나서 "화장실좀" 이라고 말하고 화장실에 갔다.

그냥 복잡했다..

어쩌면 좋지...지연이도 아직 나한테 마음이 있어하는것 같고...혜주도...

그냥 될데로 되라는 씩으로 화장실문을 열고 나와서 호프집 주방에 가서 지연이가 마실 맥주컵을 하나들고

테이블로 돌아왔다.

테이블로 다시 왔을때는 동네친구 옆에 앉았다.

그때 친구가 피씩웃으면서 내귀에다가 속삭였다.


"왜? 양심상 저쪽에 못 앉겠더나? 너 오늘 식겁해봐라 ㅋ"


친구는 내가 굉장히 얄미웠던 모양이였다.

가지고 왔던 잔을 지연이에게 주고 맥주를 한잔 따라줬다.

급하게 한잔을 들이킨 지연이가 나에게 반말인지 존대인지 모를 한마디 했다.


"군대는?"


생각도 하기싫은 군대 이야기다...당연 22살이면 국방의 의무를 질 나이인데 나는 한번 연기한 상태이다.

방학 끝나기전에 군 휴학신청을 해야했다.


"몇달 있다가 갈것 같아요 아직 영장은 안나왔고.."


지연이가 한숨을 푹쉰다.

친구는 뭐가 재미있는지 옆에서 피씩피씩 거렸다.

마지막으로 한잔씩을 다 따르고 마지막 건배를 할때 친구가 외치면서 건배했다


"군입대를 위하여~!"


저런 나쁜넘 안 그래도 싱숭생숭해 죽겠는데...

혜주는 피씩웃고 지연이는 무표정이였다.

지연이에게 처음부터 마음이 있었기에 혜주가 관심을 보여도 지연이가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까 사장딸이라는 말을 듣고 왠지 잘 보여야 겠다라는 간사한 마음이라고나 할까..

마지막 맥주를 들이키고 술값계산은 내가 했다 .술집에서 나와서 지하 호프집 건물의 2층 가요방으로 갔다.

가요방 계산은 혜주가 했다.여자가 계산을 하는것은 첨 보았다.

동네친구는 혜주가 지갑에서 돈꺼내는것을 확인한 후 자기 뒷주머니에 지갑을 꺼내 계산하려는 시늉을한다.

마치 자기가 계산하려고 했는데 혜주가 먼저 했는것 처럼 보일려고..

그리고 혜주가 계산하니깐 굉장히 아쉬워 하는척 하면서 앞사람이 들을수 있는 혼잣말로..


"내가 계산하려고 했는데..."


친구도 제법 얄밉다..

방안에 들어가서 동네친구가 먼저 선곡을 했고  노래를 부를려고 일어섰다.

나는 맥주를 마셨는게 조금 취해서 노래방기기 앞쪽에 양팔을 벌려 쇼파위부분에 걸쳐 앉아있는데

그 때 내 옆에 누가 턱 앉는것이였다.

옆을 보니 지연이였다.

친구는 김건모의 잘못된만남을 부르고 있었다.

당시에는 이 노래가 너무 빨라 팝송이냐 가요냐 가사가 전달이 안된다라는둥의 말을 많이 했던 시기였다.

-짜식 저렇게 어려운 노래도 부를줄아네- 이런생각으로 있는데



옆에 앉아 있던 지연이가 노래때문에 시끄러워서 내귀에다가 크게 속삭인다.


"아까는 내가 많이 당황해서 집에갔어 미안해..그리고...."


말을 약간 뜸들이면 다시말한다.


"그...리..고 내가 나이가 많더라도 누나라고는 부르지마.."


나도 별로 누나라고 부를 생각도 없었다.

남여 사이에 나이 1살차이야 뭐.....


"알았어요~"

"말 편히 하라니깐~!"

"아..맞다;;...지연씨 말편히 할께"


이 때 쇼파 등받침 위에 양팔을 걸쳐서  벌리고 앉았는데 지연이는 오른쪽 팔아래에 앉아있었고

팔이 미끌리면서 뚝 떨어지니 지연이의 어깨를 덮고 있었다

팔은 지연이의 어깨에 있었고.손의 위치는 지연이의 가슴위에 닿을랑 말랑한 간격을 두고 있었다.

그러던중 가요방 문이 열리면서 아까 계산하고 화장실 갔던 혜주가 들어왔다.

우리쪽을 한번 슥 보더니 서있는체로 노래  선곡을 하고 동네친구가 노래 끝나고 점수도 나오기전에

종료를 누르고 시작 버튼을 눌렀다.

노래를 보니 김자옥의 공주는 외로워 였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고 혜주가 지연이 쪽을 오더니 언니 그러면서  옆에 딱 붙어 앉았다.

나의 오른손이 혜주등에 눌리면서 ....

내 오른쪽 손바닥은 지연의 가슴이 있었고 나의 손등에는 혜주의 등이 있었다




손에서 인절미 느낌이 났다.



지연이는 그 상황을 모르는듯했다.

만약 내가 그 순간에 손을 싹 빼면 느낌이 날거고 그러면 가슴 만쳤는거로 오해를 충분히 살만한 상황이였다.

손가락을 펴지도 오무리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다음 노래부를때 여자중 누가 일어서야 손을 뺄수 있을것 같았다.

친구는 또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지연의 가슴을 느끼며 불안감과 설레임을 같이 느꼈다.

친구 노래 할 동안 4분여동안 가만히 그 자세로 있었다.

친구노래가 끝나자 혜주가 오빠도 노래를 불러보라며 책자를 집을려고 허리를 펼때 자연스레 가슴에서

손을 땠다.

혜주가 오빠 노래 잘한다던데 함 골라봐요 그러면서 책자를 주고 내얼굴을 봤다.


"오빠 이제 술이 올라오나봐요 아까는 괜찮던데  얼굴이 빨갛네.."

"아....조,..명이 빨게서 그런가봐.."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윤종신의 제목은 기억아나지만...♪교복을 벗고 ♩처음으로 만났던너 ♬

이렇게 시작되는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는 예전부터 소개팅이나 미팅가서 여자들에게 잘보일려고 불렀던 노래였다.

친구는  또! 그거 부르나~!! 내가 그 노래 외우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모니터 보고 노래를 열창 또 열창 바이브레이션도 넣어가면서 열심히 다 불렀다.

뒤돌아 섰을떄 여자애들의 이야~! 우와 ~! 이런 반응을 기대하며 뒤돌아 섰는데



수다떨고 있다.

친구는 노래고른다고 책자보고 정신없고...

혜주랑 이야기 하던  지연이가 웃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승훈씨~ 마이크좀.."


뭐야...이런 반응 원하고 부른거 아닌데;;

노래 몇곡 부르니 시간이 다되어서 서비스 시간 주는데도 그냥 나왔다.

주유소에가서 자고 아침에 일을 해야했기에..

시계를 보니 새벽 3시가 넘어 4시가 다되어갔다.

동네친구는 혜주 택시잡아 보내고 자기도 택시타고 갔다.

지연이에게 잘가라고 인사하고 가려는데 지연이가 날 불렀다.


"승훈씨 새벽4시에 여자 혼자 보낼려고? 집까지 데려다줘.."









집까지 데려다 달라는 말에


"여기서 많이 멀어?"

"아니 이길로 조금만 더 가면 돼.."


걸어가면서 물었다.


"이시간에 들어가면 혼나겠다.."

"부모님 다 주무실꺼야, 난 술도 많이 먹지도 않았고"


걸어가는중에 나의 오른손과 지연이의 왼손이 부딪혔다.

지연이가 부끄러워 손을 점퍼 주머니에 넣으려 할때..

술마신김에 용기내어서 내가 손을 확 낚아챘다.

그리고 그 손을 조용히 내 점퍼에다가 서로 깍지를 낀체 넣었다.

지연이는 빙긋 웃으면서 머리를 내어꺠에 살짝 기대면서 걸었다.

내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 아직 사귀는거 아니지?"

"그냥 더 알고 지내..면서 정말 믿을만 하다고 생각되면 사귀고 싶어"


혜주가 머리에 떠올랐다..그리고 약간 찔끔했다.

아까 혜주가 나에게 관심있다고 했을때 혜주의 귓볼을 만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근데 혜주랑 오래 알고 지냈어?"

"아...니 그냥 좀 알고 지내"


난 넌지시 던져 말했다.


"혜주는 지연씨 많이 좋아한다고 그러던데?"

"정말? 잘해줘야겠네..^^"


난 아까전에 혜주에게 다 들었으면서도 모르는척 물었다.


"지연씨는 오래 일했어?"

"어..?으...응"


이렇게 유도 심문해도 자기 아빠가 사장이라는 말을 안한다..

2블럭 정도 걸어가니 아파트 단지가 나왔다.

지연이는 여기 아파트에 산다고 말하면서 고맙다고 말하며 들어갈려고 한다.

저 앞으로 걸어가는 지연이를 보다가 그 쪽으로 뛰어가서 지연이의 왼쪽손목을 잡고 확 당기니

내쪽으로 뒤돌아 서졌다. 마주보고 있는상황이였다.

보통 드라마에서는 뽀뽀를 이렇게 하던데..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

지연이는" 왜?" 라고 말하며 나를 말똥말똥 쳐다보고

나는 뽀뽀해? 말어? 포옹할까? 말까? 막상 술김에 잡아 놨는데 대처하지를 못하는 상황이였다.

새벽인데 택시 몇대가 도로가에 서있고 기사는 우리가 손님일수도 있다라는 생각에 우리를 주시하고

나는 이눈치 저눈치 보다가 용기있게 .........





시간을 물었다..."지금 몇시야?"



지연이도 무언가를 기대하다가 예상이 틀렸는거 같아 살짝 웃더니 4시 20분 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아침에 보자며 이제는 뛰어 들어갔다.

택시 기사들도 실컷 구경 다했는지 딴데로 가버린다..진작에 같으면 뽀뽀했을건데..

난 항상 이렇다..

마음과 행동이 일치가 안되는...

예전에 학교에서도 농구 할때도 마음은 덩크인데 몸은 레이업이고...이거는 별개인가;;

주유소로 돌아오면서

뽀뽀를 해야 했었는데 그러면서 계속 혼자 아쉬워했다..

주유소에 들어오니 사무실문이 잠겨 있었다.

친구가 아까 먼저 들어갔으면 열려있을건데..

콘테이너 밖에서 창문으로 봤더니 친구는 자고 있었다..

문을 세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래도 2~3시간은 자야하는데...

콘테이너 옆을 보니 출장가서 넣어주는 1톤 기름차가 있었다.

혹시나 하고 문을 열었더니 문이 열렸다.

창문을 약간 열고 차에서 잤다.

잠이 순식간에 왔다.

자던중 누가 차문을 열기에 깜짝놀라서 깼는데 친구가 같이 일하는 친구가 서있었다.


"승훈아 나 요번주 까지 하고 그만 둘란다.."

"왜?"

"그떄 그만 둘거라고 했잖아.."


나 때문인거 같았지만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아무말 안했다.

오늘 주유소 관리자에게 이번주까지 하고 그만 둔다고 말할생각이라고 그런다.

아침 8시 넘어서 주간 교대자들이 한 두명씩 오고 나는 아침 손님들에게 기름을 넣고 있었다.

친구는 관리자랑 밖에서 커피를 마시며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거 보니 그만두는 이야기를 하는것 같았다.

그 때 등뒤에서 누가 꼭 찔렀다.

뒤돌아 섰는데 혜주가 캔커피를 하나 건네준다.


"오다가 가격이 싸서 두개 샀어"


어제는 나에게 분명 존댓말 했는데..

오늘은 반말한다..


"응..?그래"


나도 반말했다..

이렇게 자연스레 혜주랑 말을 편히했다.


"어제 오빠 노래 잘한다고 해서 잔득 기대했는데 부르지도 않고.."


엥 ..이게 무슨소리야

내가 얼마나 열창했는데 내 노래할때 잡담하더니만...


"아..어제는 술이 취해 기억이 잘안나네.."

"어제 호프집에서 내가 했던말도 기억이 안나?"


이때 갈림길이였다..


지연이랑 잘되려고 하면 기억이 안난다 그래야 하고 혜주랑 잘할꺼면 기억이 난다고 말해야 되는데

난 분명히 모든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혜주가 소세지를 몇개를 집어 먹었는것 까지 생생히 기억했다.


하지만...나도 모르게...



"기억이 날랑 말랑 그러네.."

"............................."


실망해서 침묵하는 혜주를 보자 이내 곧 마음이 바껴서


"아냐 농담한거야 다 기억나.."


혜주는 미소를 짓더니 내 어깨를 꼬집는다.

친구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심술가득한 목소리였다.



"집에가자~!!!!"



혜주는 그말 듣고 나한테는 손을 살짝 흔들고 친구에게는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사무실로 뛰어갔다.

혜주는 왔는데 지연이가 보이지를 않았다.

지연이를 좀 기다리다가 갔으면 싶었으나 너무 피곤해서 그냥 퇴근했다.

집에가자말자 친구는 내가 집에 왔는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바로 전화가 왔다


"어제 먼일 없었나?"


남자들은 무슨 이야기를 할때면 약간씩 오버를 하는경향이 있다.



"어제  죽을뻔 했다 "

"왜? 지연이가 너무 이뻐서 숨막혀 죽겠더나?"

"아니 ..꽉 안아주던데 너무 세계 안아서 갈비뼈 몇개 부러졌지 싶다."

뚜뚜뚜뚜뚜뚜...



말 끝나기 무섭게 친구가 전화를 끊었다.

재수가 없었나보다..

아침도 먹지 않고 바로 잤다

그리고 자는 중에 엄마가 출근안하냐 라며 나를 깨운다.

시계를 봤더니 4시30분이였다..

그리고 기지개를 펴고 삐삐를 봤는데..

지연이 번호만 6통이 찍혀있었다.

헉 일부로 전화 안했는걸로 오해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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