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의 부수입 - 6

진짜킹카 작성일 11.10.10 11: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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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훈이가 오늘부터 그만두거든요~"


- 나 이럴줄 알았다...이 눈치 없는 넘-

 

 

 

- 6편 -

 

 

 


혜주가 표정이 바뀌었다.



"오빠 왜 그만둘려고?"

"아..그냥 머리도 아프고 일 하는거도 힘드네.."


옆에 듣고 있던 봉효가 혼잣말로 말한다.



"여기 일은 그냥 노는건데.."



친구를 한번 째려 보고는 뒷말을 이을려고 할때

혜주가 먼저 말했다.



"오빠 지연이 언니 때문에 그만두는거야? 아님 나 때문에 그만 두는거야?"

"누구 때문에 그만 두는게 아니라..진짜 몸이 안좋아.."

"뭐 오빠가 그만 두더라도 영 못보는 것은 아니니깐.."


그리고 출근해야 한다며 고개를 까닥 숙이고 인사하고 2층 사무실로 들어갔다.

친구랑 같이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길에 주유소에 누구를 넣어야 되나 고민이 되었다.


"봉효야 니 친구중에 일할 친구 없나?"

"한번 알아볼께..그런데 누가 오늘 바로 일하겠냐?"

"그렇겠제.."

 



그만 둘려고 소장에게 말하고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왠지 서운하고 시원했다.


집에 도착해서 같은 과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고 고등학교때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물어봐도

당장 아르바이트 할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알아보고 다시 전화준다고만 그런다.

당연히 말로만 알아 봐준다는것 쯤은 알고있다.



그러던 중에 전화가 울렸다.



- 설마.. 친구중에 누가 한사람 섭외 했나? -


이런 생각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내 삐삐번호 뭐야?"


갑자기 대답도 안하고 이런 말하는 사람은 분명히 지수다..



"지수구나~"

"오빠~ 내번호 이제 외웠어요?"

"당연하게 외웠지..그깟 숫자 몇자리라고..."


그러면서 주머니에 있는 수첩을 꺼냈다.


"한번 외워봐요...외우면 오늘 점심 내가 살께요 ..틀리면 오빠가 밥사요"


 


 - 이건 뭐지....맞추나 틀리나 같이 밥먹자는 이야기인데... -

 



일단 수첩을 보고 번호를 말했다.


"이야~ 오빠 머리 좋네^^"

"뭐~  이 정도는 기본이지~ㅋ"

"그럼 내가 오빠에게 밥 사줄께요..뭐 먹고 싶어요?"




그다지 먹고 싶은것도 없었다.




"그냥 아무거나..사준다는데 얻어 먹는 사람이 메뉴를 고를수 있겠냐?"



갑자기 장난스럽게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변하면서



"진짜 얻어 먹을려구요? 나 오빠보다 어리고 여자인데?"



- 역시나 지수다...여전히 적응안되네..-



여자들이 좋아하는...메뉴를 얼마전에 알았기에

 

 

나는 싫어하지만 저렴하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그 음식...떡뽁이..



"그럼 오빠가 떡뽁이 사줄까?"

"내가 무슨 떡뽁이만 좋아하는줄 알아요~? 아 질려요~!!^^"



-엥...여자들은 전부 떡뽁이 좋아 하는거 아닌가?-




"그럼 피자?"

"아뇨..스파게티 사주세요~"



여태껏 스파게티를 한번도 먹어 본적이 없었다..

 

음식이름 자체로 내 귀에는 비싸게 들려오는 음식이였다..스파게티..

 



그래서 지수에게 물었다

 



"그거 비싸나?"



지수가 막 웃더니


"네 엄청 비싸요~"

"그래 기분이다~ 스파게티 사줄께..."

"그럼 오빠 우리집앞으로 오세요~"



지수는 전에도 그러더니만 또 집앞으로 오라고 그런다.



"지수야 그냥 시내에서 만나자.."

"와 진짜 치사하네~ 언니는 부르지도 않아도 오면서~"

"전에는 그 말에 내가 넘어갔지만 오늘은 그래도 안가~"


그러자 지수가 막 웃으면서


"에이~ 오늘은 안통하네..^^그럼 시내 시계탑에서 봐요~"



그러고 전화를 끊었다.



약속시간을 정하지 않고 끊었기에 지수집으로 전화했다.


"여보세요?"

"오빤데~"



그러자 지수가 장난치듯 말한다.


"어떤오빠?"

"없는돈 탁탁 털어 스파게티 사주는 오빠~"



그러자 지수가 막 웃었다.



"고단세를 못참고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구나?"



또 적응 안되는 지수씩의 농담이다..



"아니.그게 아니라 약속시간을 못 정해서.."

"아~ 나에게 전화한 이유가 약속시간을 빙자해서 내 목소리 한번 더 들을려고~?ㅋ"


진짜 난감했다. 가만히 있으니 지수가


"약속시간 안 정한거는 지금 바로 나오라는 거예요~"



바로 나가기 싫었다...막무가내인 지수에게 조금이나마 반항하고 싶었다.



"싫어~ 약속시간 정해서 나갈꺼야~"

"에흐~ 까칠하긴.."



나보다 나이 어린 여자에게 까칠하단말을 첨 들었다..;



"그럼 지금 11시니깐 12시까지 나와요~"



지금 준비하고 나가도 12시 넘을것 같은데..12시라고 그런다..

일단 12시까지 나간다고 약속을 정하고 씻고 머리모양 정돈하고 스프레이로 마감을 딱 하니


30분 지났다..



그리고 집을 나서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시계탑에 도착하니 지수가 없었다.


시계를 보니 12시 15분...



-벌써 집에 갔나?-



이 생각에 호출을 하려하는데 저기서 지수가 보였다.



날 발견하자 환히 웃으면 걸어왔다.

늦었으면 뛰는 시늉이라도 하지..


"오빠 일찍왔네?"

"응 넌 늦었네?"

"당연하지~ 여자가 남자 만날때 정시에 나가면 매력 없잖아~"



-뭐야..;;-




그러고는 내 팔짱을 끼는 것이였다.

언제나 여자가 팔짱 껴주는 이 기분은 너무 좋았다.


자기가 자주 가는 스파게티 가게가 있다고 그 쪽으로 끌고 가는것이였다.

지수는 혜주랑 달라서 거리에 파는 악세사리, 옷가게 ,가방가게 이런거는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냥 식당으로 줄곳 가는길에 여기에 잠시 들렀다 가자 그러는것이다.

무심결에 가게를 봤더니



속옷가게였다.



여자 속옷만 파는....



지수가 내 팔짱을 낀 상태로 들어가더니..


속옷을 훓어보고 있었다.

최근들어 처음 겪는 일이 많아 졌다.

주위에 눈을 돌릴때마다 속옷이 걸려있으니 눈을 돌릴때가 없었다.

만약 마네킹에 걸려있는 속옷을 본다면 변태로 몰릴것 같았다.

너무 민망해서 나즈막히 지수에게 말했다.



"지수야 빨리 사고 나가자.."



지수가 장난끼 어린 얼굴로


"왜~~~? "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오빠 많이 부끄럽나?"



나는 고개를 그냥 끄덕 거렸다.

그 모습을 본 점원이 나에게 말한다.


"요즘은 남자친구와 같이 오는 아가씨들 많아요. 이쁜거 같이 보고 골라주기도 하는걸요~"

"저 남자친구 아닌데요.."



그러자 옆에 서있던 지수가 팔꿈치로 내 가슴팍을 살짝 뚝 치더니만


"남자친구 아니고 애인이예요^^"

"........."



아무말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지수는 점원이랑 70B가 어떻고 75A가 저떻고 더 큰거는 맞니 안 맞니 이런 이야기를 한다

무슨 비밀거래 하듯 암호로 말하는 것 같았다


남자들은 대게 라지, 엑스라지 혹은 대 중 소 이렇게 말하는데...여자들은 뭔가 복잡했다.

그냥 가만히 둘이 대화하는것을 고개 숙여서 듣고 있는데


지수가 자기가 마음에 드는 팬티를 나에게 쓱 내밀면서



"오빠 이거 어때요? 이뻐?"


고개를 살짝 들어 봤다.




순간 코피 터질뻔 했다.



무슨 천쪼가리가 저렇게 야한지...


"야하네..."

 

 

지수가 웃으면서  말한다.

 

 

" 오빠 그런거 좋아하잖아여~ 야한거~ㅋ"

 

 

- 빤스가게 사장인지 점원인지 진짜로 믿는거는 아니겠지?? -

 

지수의 농담에 식은땀이 날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이런곳이 처음이라서 입술이 자꾸 말랐다.

손님을 많이 상대하는 점원이 그 모습을 눈치 챘는지 물 한잔 마시라면서

종이컵에 담긴 물을 나에게 내밀었다.



입술을 적시며 물을 천천히 마시는중...



지수가 또 나에게 장난을 슬슬 건다.


"남들 보여줄꺼도 아니고 야하면 좀 어때?ㅋ 오빠 야한거 좋아하니깐 한번씩 보여줄께~"

 

" ...???!!!!! "



순간 놀래서 마시던 물이 푸아~ 하고 뱉을뻔 했다

점원이 바로 앞에 있는데 야하니 마니 이런 말을 하고..


당황했다...

 

 

그리고 역시 지수는 내가 감당이 안되는 무서운 여자였다.

그리고 내게 보여줬던 속옷세트를 샀다.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속옷가게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차라리  시내를 몇 바퀴 돌면서 이가게 저가게 들어가는것이 낫지 속옷가게는

다시가고 싶지 않은 빤스지옥이였다.


지수는 이제 만족한 얼굴로 밥 먹으로 가자고 한다.


속옷가게 지나서 50미터 더 안쪽으로 내려가니깐 왠지 고급스러워 보이는 이태리식당이 나왔다.

왠지 비쌀것 같아 온몸에 힘이 빠질려고 한다.

 

머리에서는 지금 주머니에 있는 지갑에 얼마가 들어있는지 계산하면서 식당 입구에 들어섰다.



안에 들어가니 안내하던 종업원이 자기를 따라 오라길레 따라 들어가니 자리를 내어 주었다.

나는 자리에 앉자 말자 바로 메뉴판을 보았다.



- 휴~ 생각보단 비싸진 않네...-



메뉴판을 바로 보던 날 보며 지수가



"아는 메뉴 있어?"



라며 물어보았다.



가격을 봤다라고 말하면 자존심 상하니깐...

이태리 음식 어떤것이 있는가 싶어 궁금해서 라고 둘러 말했다.



그러자 지수가 말한다.



"아닌데~~~가격이 얼마하는지 바로 확인하는 사람 처럼 보이던데~~"

"아냐~!! 그러면 이 집에서 제일 잘 나가는것중에 비싼거 시켜~"

"싫어~!! 이집에서 제일 비싼거 중에 잘 나가는거 시킬거야~"


나도 몰래 말을 더듬었다.



"비싼거중에..잘 나가..는거..??..어..그..래..라"


"오빠 왜 당황하고 그래~^^ 알았어 싼거 먹을께~"


순식간에 지옥에서 천당으로 와따가따를 지수 말한마디로 왕복을 했다.

하지만 말은 아무거나 다 사줄수 있다라는 씩으로 말해야 체면이 선다.



"괜찮은데~ 그럼 싼게 입에 맞다면 그걸 시키던지~"


이런 반응을 보더니 지수가 막 웃으면서 오빠 너무 귀엽다고 그런다.


지연이나 혜주언니가 귀엽다는것은 기분나쁘지 않은데 지수가 그러니깐 좀 거슬리긴 했다.



내가 막 화내면 다시 비싼거 시킬것 같아서 ...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좀 귀엽긴 하지~"


이렇게 겨우겨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스파게티랑 마늘빵이랑 요리 하나를 시켰다.

음식이 나오고 지수가 나에게 물었다,



"언니랑 정말 끝난거예요?"

"응 .. 그런거 같은데.. 아침에 말도 안하고 바로 출근하더라"

"그럼 이제 언니랑 안만나는거예요?"

"그럴것 같애..나도 곧 군대갈때까지 좀 쉴려고..."

"아~ 오빠 주유소 그만 둘려고요?"

"아~ 말안했구나...오늘 부터 일 안할것 같애.."



지수가 그만 둔다라는 말을 듣더니 좋아한다.



"그럼 오늘 저녁에 영화 보여줘요~"



지수가 적극적인거는 알지만 너무 적극적이였다.


일단 거절을 해야 할것 같았다.


"지수야 오빠 오늘 머리도 너무 아프고 쉬고 싶으데 다음에 보자"

"와~!! 너무 까칠한거 아니예요?"

"그냥 몸이 안좋아서 그래.."

"보기에는 괜찮아 보이는데.."

"가슴이 너무 답답하니깐  머리까지 아프고 그러네..."



그러자 지수가 가만히 숨죽이고 있다가 결심한듯 나에게 물었다.



"오빠 ~"

"응?"

"나 좋아요? 싫어요?"

"싫어하지 않고 좋아하는데 내 친동생 좋아하는 그런 마음으로 좋아해"

"그럼 싫다는 거네?"


이 말하고는 스파게티를 포크로 돌돌 말아서 먹으려고 한다.



나는 나즈막히 말했다.


"아니 좋아한다니깐..."


음식을 먹던 지수가 못들었는척 다시 되물었다.



"뭐라고요?"

"좋아한다니깐~!!"


못들었다고 그러니깐 목소리가 좀 크게 나왔다.



주위에서 다른 손님들이 나를 쳐다봤다.

(저기 저 남자가 애처롭게 매달리네...) 이런 눈빛으로 날 불쌍하게 쳐다 보았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지수가 나를 보며 빙긋이 웃더니만


"나도 오빠 좋아해요^^"



아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상황이였다.

일부로 못들은척 하면서 이렇게 유도했는것 같은데..

 

 

지수가 굉장히 지능적이다..



이때는 내가 먼저 선수를 쳐야한다.



"지수야 너도 오빠 좋아하니깐 진짜 우리 오빠 동생처럼 잘지내자~"


"네~ 그럼 일단 친하게 지내죠 뭐~^^"



-일단?? -



밥을 먹고 나오는 길에 지수가 또 팔짱을 끼면서


"밥먹었으니깐 저녁 말고 지금 영화 보러가요~"


여자의 애교에 약한게 남자라...


"그래 그럼 영화만 보고 집에 가는거다?"

"네 ^^"


인근에 있는 극장에 가는중에  지수가 주머니에서 호출기를 꺼내어 봤다.

아마도 호출이 온듯하다..


"오빠 잠깐만 전화한통만.."


그러면서 앞에 보이는 공중전화 박스로 달려가서 전화를 한다.

나는 전화박스 옆에 멀뚱히 서 있었다.

전화 통화가 끝난 지수가 나오더니


"오빠~! 오늘 친구 생일이라네...그래서 친구들 모이기로 했는데 같이 갈래요?"

"아니...그냥 친구한테 가봐 오빠도 집에 갈래.."

"오빠 아쉬워서 어떻해요? 영화 같이 봐야 하는데.."



진짜 말하고 싶었다 ..(하나도 안 아쉽거든 이라고...)



"그럼 잘가고 나중에 연락해 지수야~"


지수가 알았다며 꼭 연락 한다는것이다.


-꼭 안해도 되는데..-



지수를 보내고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하니 또 막막했다.


저녁에 누구를 출근 시키지...

이 생각하던중에.


.아 맞다..



승재가 생각이 났다.

승재는 어차피 나와 헤주때문에 그만 둔 듯하니 내가 그만둔다고 하면 재입사를 할 것 같았다,

승재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승재야~ 승훈이인데~"

"왠일로 전화를 다하고 ?"

"너 다시 주유소에 와라~"

"왜 봉효가 그만 둔다고 그러나?"

"내가 그만둘려고...."



전화기 너머에 막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많은 너의 팬들을 뒤로 하고 그만 둘려고?"



못본새에 비꼬는게 제법 늘었다.



"사실 나 지연이랑 끝날것 같고 해서 일도 취미에 없고.."

"왜? 또 다른 여자가 나타났나?"

"쫌~!!! 그런거 아니라니깐..."



내가 짜증을 내니 승재가 웃으면서 조금 수그러 들었다.



"뭐 사실 나도 다른 아르바이트 구하는중이였는데 그러면 나도 좋지 뭐~"

"그래 오늘 저녁에 출근좀 해라 내가 봉효에게 말해놓을께~"



전화를 끊었다.



진짜 한시름 놓았다.


그리고 오늘 지연이 목소리를 듣지 못하니 왠지 듣고 싶었다.

수화기를 들었다 놨다가 수차례 반복하며 고민후에

지연이 사무실로 전화를 했다.


"네 삼희 입니다."



지연이의 목소리였다.

지연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숨이 멎을것 같았다.


"여...여보세요"



약간 더듬었다.


지연이도 내 목소리를 아는듯 가만히 있었다.


"승훈씨?"

"응...."

"왜 전화했어?"



목소리가 굉장히 차가웠다.


"나 오늘부터 주유소 안나갈려고.."



약간의 정적이 흐른후에 지연이가 말한다.



"그런데? 그게 왜?"

"아니 그냥..."

"겨우 그 이야기 할려고 전화 한거야?"



이제는 지연이를 매일같이 보다가 이젠 언제 볼지도 모르는데..

진짜 그만두는 것인데..겨우라고 그러니 순간 욱 하는 느낌이 올라왔다.



"아니..그거 때문에 전화한거는 아니고 혜주랑 통화할 내용이 있어서.."



순간 또 정적...



"혜주랑 잘되나 보지?"

"그건 지연씨가 알필요없고~!"


나도 조금 독하게 말했다.



지연이도 이 말이 좀 황당한지 약간 비웃듯 피씩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혜주자리에 없으니 있다가 오면  전화하라고 그럴께"


그러면서 전화를 탁 끊어 버렸다.




- 아 진짜 이제 지연이랑은 끝이구나....-

 


진짜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멍하니 쇼파에 앉아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곧 정신을 가다듬고 봉효에게 오늘 승재가 출근한다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봉효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난데 밥 뭇나?"



친구는 뭐가 그리 좋은지 히죽히죽 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그래 밥 두그릇 먹었다~ ㅋㅋ"

"밥뭇나? 라는 말이 그렇게 웃기나?"


또 친구가 막 웃는다..

막 웃고 나서



"오늘 시연이에게서 전화 왔더라~"

"아 그래서 기분이 좋은거구나.."

"오늘 저녁에 친구생일이라서 만나는데 같이 가자고 그러더라~"


- 아 맞다..지수친구가 시연이 친구니깐 ..-



"오늘 지수도 나보고 친구 생일에 같이 가자고 그러던데.."

"벌써부터 지수 작업 들어가는거가? 역시~!!"

"그렇거 아니라니깐..그건 그렇고 너 오늘 일 마치고 11시 되어서 나갈려고?"

"응 당연하지~ 나 보고 싶어 미치겠다는데 안나가면 남자가 못할짓이지~ㅋ"


친구의 과장법이 나를 닮아가는것이 느껴졌다..


"그래 나가서 재미있게 놀아라~"

"왜? 너는 안나갈려고?"

"응..."



친구는 오늘 저녁의 시연이와의 약속때문에 기분이 굉장히 좋아 보였다.



"오늘 니가 먼저 나가서 분위기좀 띄우고 있어라~"


순간적으로 생각을 했다.



-오늘 우리가 나가게 되면 술값을 남자인 친구와 내가 낼것 같은데..-


"그냥 돈도 없고 집에 있을란다."



친구는 더 이상 보채지 않고 그렇게 하라고 그런다.


그리고 오늘 승재가 나 대신 다시 나간다고 그러니 그래도 아는 사람이 오는것이

더 좋다며 좋아한다.


전화 통화까지 끝내니 진짜 주유소에서 그만 둔것 같았다.

시원하고 섭섭하기도 했다.


아까 지연이에게 독하게 말한것이 신경이 쓰여 머리가 아팠다.

이제는 저녁에 출근을 하지 않으니 맘 놓고 푹 낮잠을 잘 수 있겠다.

잠시 베게에 머리를 눕히자 말자 전화가 왔다.


전화를 안받을려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리고 잠을 청했다.

전화가 이내 끊기고.....


다시 또 울렸다.


음.. 독하게 전화하는것은 분명 지수 같았다.

일단 전화를 받았다.



말을 안하고 가만히 수화기만 들었다.

수화기 너머에 여보세요 라는 말이 두번 연달아 들려왔다.


"여보세요?여보세요?"


목소리를 들어보니 지수가 아닌듯했다.

잠시 누웠다가 일어나서 정신이 별로 없었다.



"네..누구세요?"

"승훈이 오빠?"



혜주였다.


"혜주야~ 전화를 다 주고 웬일?"

"지연이 언니가 오빠에게 전화 왔다라고 말하던데~오빠가 날 애타게 찾았다면서요?"


- 그냥 어쩔수 없이 찾았는데..-

 

그래도 날 생각하며 전화를 준 혜주에게 고마워서 오버하며 전화를 받았다.


 


"그래~ 얼마나 목소리 듣고 싶었는줄알어?"

"이야 감동이네요^^ 오빠가 사무실에 전화해서 나를 다 찾고.."

"그냥...그게 뭐 힘든 일이라고..."

"그런데 왜 아까 전화 했어?"


지연이 목소리 들을려고 전화를 했던것이기에 적당한 핑계가 없었다.



"오빠가 동생에게 무슨 일이 있어야 통화를 하냐~ 그냥 혜주가 생각 불현듯 나서 전화했지"

"오빠도 나 한번씩 생각 나는가봐?"

"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그런데 아까 어디 갔다왔어?"

"아까 사장님 심부름으로 문구점 갔다 왔거든.."


여기까지 말하니깐 막상 할말이 없었다.



"바쁘니깐 일해야 겠네?"

"별로 안 바뻐~^^ 그런데 지연이 언니가 오늘 정말 이상해.."


갑자기 두근 거렸다.. 아마 심장 박동이 약간 빨라진거 같다.


"왜? 무슨일 있어?"

"무슨일인지는 모르겠는데 물건을 쎄게 탁탁 놓고 파일철도 책상에 막 던지고.."

"너한테는 뭐라고 안하더나?"

"별로 그런거 없던...아니구나.. 아까부터 나 그냥 쳐다보던데..이상하게"

"오늘 지연씨가 컨디션이 안좋나봐~ 혜주는 오늘 조심해야겠네^^"

"이따가 점심때 언니에게 애교라도 부려야지 뭐^^"



괜히 혜주가 안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혜주가 나에게 물었다



"오빠 진짜 오늘 부터 안나와?"

"응..오늘 부터 예전에 승재라고 그 친구가 나갈거야~"

"아~!  나 좋다고 막 그랬던 그 오빠?"

"아 맞다...그랬었지~ 그 승재 맞어~"



혜주가 약간 웃음섞인 말로


"그 오빠 나한테 또 막 좋아한다고 그러면 어떻해~"


이 말을 들으니 이상하게도 이유를 알수 없는 질투도 느껴졌다.


"그럼 일하고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응 오빠 ~ 있다가 호출할께~"


전화를 끊고 또 누울려고 방으로 갈려는 찰라

또 전화가 왔다.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오늘은 전화하자말자 바로 받네~"


목소리가 지수였다.


"지수구나~"

"내 전화를 전화기 옆에 꼭 붙어 있을만큼 기다린거예요?"

"아니거든~ 여태 통화하다가 끊으니깐 네가 전화 온거야~"


지수가 농담처럼 웃으면서 말한다


"어떤년이랑 통화했어~~~~!!"

"그냥 조금 아는 사람~"

"어? 진짜로 여자랑 통화했어요?"



장난스레 말했다.



"오빠가 생각보다 인기가 좀 많지~ㅋ"


난 장난으로 말했는데 지수는 조용히 말한다.


"오빠 단속을 좀 해야겠네요~"


왠지 삐진것 같은 목소리..


"오늘 친구 생일이라던데 지금 친구들이랑 같이 있어?"

"오늘 저녁에 친구들 만나서 술마실꺼구요.. 지금은 생일인 친구집에 와 있어요"



그리고 몇가지 쓸데없는 이야기 하던중에

지수가 갑자기 생각난듯  


"오빠~ 오늘 시연이도 오빠 친구 불렀다던데...오빠도 같이 나와서 술한잔 해요~"

"안해~"

"안해는 오빠 군 제대후에~"


그러면서 막 웃는거였다.


나는 무슨말인가 했다.


안해를 아내로 들은척 했는거였다 그러니깐  "안해" -> "아내" "아내는 오빠 군제대후에.."

생각해보니 약간 삐씩 거렸지만


"지수야 유치해~"

"오빠 나도 그 말하고 니글니글했어요~ 나 오빠 닮아 가는가봐~ "


-어쭈~!  쑥스러우니깐 내 핑계 대네-



"아니거든 오빠는 안 니글니글 하거든~"


지수의 웃음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오빠 나와서 같이 놀아요~ 안나오면 나 확 다른 남자 꼬셔서 놀꺼야~"



그래서 나가기 싫을때 가장 말하기 좋은 핑계를 댔다.



"오빠 오늘 돈 없다~ 나 오늘 거지다"


지수가 아주 심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나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돈 없어서 못나온다고 그런거예요?"



여기서 대답을 두어번 곱씹어 생각하고 대답을 해야할 것 같았다.

 

생각보다 지수가 지능적이기에..

 



만약에 내가 "응" 그러면 지수를 너무너무 보고 싶어하는거고

"아니"라고 말하면 내 핑계가 거짓이 되고..

 



하는수 없이 말했다.


"응"

"에이그~ 소심하긴 오빠 A형이지?"


요즘들어 내 혈액형 맞추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내 혈액형 어떻게 알았데?"


지수가 막 웃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A형이예요? 내가 정말 혈액형 못 맞추는데 오빠꺼는 맞췄네~"



이 말을 들으니 내가 쉬운 남자가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지수가 말했다.



"오늘은 친구가 쏘니깐요 오빠는 입만 가지고 나와요~"

"어떻게 남자가 입만 가지고 나가냐~"

"돈 없다면서요?"


- 아~! 자존심 상해..-



삐진척 말했다.



"내가 오늘 돼지 저금통 배를 째서라도 돈 가지고 나갈께~!!"


이 말하고 보니 내가 지수의 흐름에 빠져 어느 순간부터 나가게 되었고 돈도 들고 나간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었다.


"오빠 진짜 됐구요^^ 몸만 나오세요~"



지수와 대화하다보면 조금이나마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몸이 아직도 별로인데 저녁에 몸 괜찮아지면 꼭 나갈께~"

"오호~! 오빠 지금 팅기는거예요?"


왠지 아프다는 표시를 내고 싶어 억지 기침을 두번 했다.



지수가 또 막 웃는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 아픈것도 기침이 나오는구나...ㅋㅋㅋ"



괜히 뻘쭘했다.



"오빠 피곤하니깐 나중에 통화하자~"

"그럼 푹쉬고 저녁에 봐여~"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방에 가서 잤다.

낮잠을 실컷 잤다.



잘때는 몰랐는데 일어나니깐 지연이 생각이 났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팠다.


창밖을 보니 조금씩 어두워 지고있다.


엄마가 출근하라며 재촉을 한다.


"엄마~ 나 오늘 일 그만 뒀어요.."

"몇일 했다고 힘들다고 그만 두노~"

"힘들어서 그만둔게 아니고.."

"기름 못 넣는다고 짤렸나?"


엄마의 이런 반응에 피씩 거렸다.



"엄마 밥줘~"


엄마가 부엌으로 가면서 말한다.


"아까 여자에게 전화왔던데~"



혹시 지연이가 전화왔을까 라는 기대감에 엄마에게 물었다.


"누구던데?"

"혜준가? 지순가?"



엄마가 이 두사람의 이름을 안다는것은 둘 다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뭐라 그랬는데?"

"처음에 온 전화는 잔다고 말했고.."

"응"

"또 전화 온거는 "니는 또 누고?" 그랬는데?"


엄마 말에 막 웃었다.


"그러니깐 뭐라고 그러던데?"

"미틴년 같이 막 웃던데? 그 미틴년은 만나면 안된데이~"


아마도 지수를 말하는듯했다.

막 웃는다는것은... 게다가 미틴년이라...

100% 지수일것이다.



엄마가 차려준 저녁을 먹는중 또 전화가 왔다.

엄마가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를 잡고 머라머라 말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엄마가 나를 불렀다.

엄마가 수화기를 막고 나에게 작은소리로 말했다.


"아까 막 웃던 여자인데 .."


그러면서 전화기를 나에게 넘겼다.

전화를 받자말자 대뜸 지수가 말했다



"먼데~ 내 전화 피하는거가!!"

"피하긴~!! 밥먹는 중이였어~"

"밥? 오늘 저녁에 만나기로 했는데? 오늘 저녁에 안 만날거예요?!!"


밥 먹었다고 혼나는 중이였다.

진짜 밥도 맘 편히 못먹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오늘 아팠으니깐 체력을 보충해야 저녁에 재미있게 놀지~"

"아~ 그렇구나~ 오늘 이쁘게해서 나와야 되요 ~! "

"안 이쁘면 어떻게 되는데?"

"버려 버릴꺼야~ 길거리에~ㅋ"

"그래~! 이쁘게 해서 나간다 나가~!! "

"앙칼지긴~ㅋ"



아 미치겠네..나보다 어린 여자에게 귀엽다는둥 앙칼지다는둥...

내 평생 한번도 못들어 볼뻔했던 말들을 최근 들어 너무 자주 듣는다.

그래도 분위기를 맞추어 줄려고 농담처럼 말했다


"가시에 찔리지 않고는 장미를 모을순 없지~"



지수가 막 웃으면서 말한다.


"오빠 나에게 그 말 한번만 더 해봐봐~!!우와 괜찮은 말이네~"


정말 성격이 독특했다.

차마 장미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다음에 해줄께 말 잘들으면..."

"뭔데~! 그 말은 말 잘 안들때 하는말이잖아요~!!"



지금 지수의 통화하는 얼굴을 상상하니 괜히 미소가 지어졌다.



"칫~! 이따가 나오면 오빠 죽었어~ㅋ"


이럴때 보면 지수가 약간 괴팍하긴 하지만 귀엽긴 했다.


지수는 지금 친구들 만나러 가니깐 지금 바로 나오라고 그런다.

지수와 전화를 끝내고 봉효에게 오늘 나도 술자리에 나갈것 같다고 알리기 위해 전화를 했다.



봉효 어머니가 전화를 받았고 봉효는 출근을 했다고 한다.

먹다 남은 밥 마저 먹고 샤워를 했다.


샤워하는중에 엄마가 밖에서 또 전화 왔다고 그런다.

대충 물기만 닦고 팬티바람으로 나와서 전화를 받았다.

여자 목소리였다.


"오빠?"


혜주였다.


"혜주구나~퇴근했어?"

"오늘은 오빠 없으니깐 심심하던데 전화도 안받고~ 아까 어머니가 받으시던데.."

"아~ 이야기 들었어~아까 한참을 잤거든"

"그럼 일어나서 삐삐라도 한통 치지~"

"씻는다고...씻고 나서 전화할려고 했지~"

"씻는거면 나가는거네?"



- 내가 평소에 그렇게 지저분했나...외출할려고 씻는 사람처럼 보이고... -


"밖에 안 나가도 잘 씻거든~"


혜주의 상대방 들으라는씩의 살짝 웃음이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혜주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씻은김에 잠시 볼까?"

"어...엉?"

"왜 약속있어?"

"아....니.."

"지금 퇴근했는데 오빠 집으로 갈께 맛있는거 사주라~"

"어....알..았어"


- 무슨일이 이렇게 또 꼬이냐..-


지금 출발한다면서 30분 정도 걸린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서 혜주가 말했다


"오빠 나올때 이쁘게 나와~"


-뭐야 오늘 이쁘게 찾는사람 억수로 많네..-



아까 지수랑 했던말을 똑같이 하기에 요즘 유행인줄 알았다.

다시 내가 되물었다.


"안이쁘면 어떻게 할건데?"

"안 이뻐도 내가 이뻐서 괜찮어~ㅋ"


-음 그래도 혜주는 날 내다 버리진 않구나..-


옷을 챙겨 입고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리던중

텔레비젼을 보고 있던 여동생에게



넌지시 물었다


"요즘 남자들은 어떻하면 이쁘게 나가는건데?"

"왜? 누가 이쁘게 나오라더나?"

"응"

"여자가 그 카더나?"

"응"


동생이 흥미 없다라는 씩으로 다시 텔레비젼을 보면서 말했다.


"돈이나 많이 가꼬 나가라~"


동생말에 괜히 물어봤다 싶었다.


그리고 머리도 이쁘게 마감하고 스프레이도 뿌리고

평소에 아껴입는 옷을 입고

혜주 도착할 시간 되어서 집을 나섰다.


혜주랑 늘 만나던 우리집앞 아파트 정문에서 혜주를 기다렸다.

혜주는 늘 집앞에 오면 정문 앞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했기에 공중전화옆에서 서있는데

택시한대가 서더니 혜주가 내렸다.


혜주가 내리더니 날 발견하고는 웃으며 손을 흔들며 내게로 다가왔다.


"오빠 벌써부터 나와서 날 기다린거야?"

"당연하지~ 멀리서 손님이 오는데 이 정도는 감안해야지~"


혜주는 웃으면서 말한다.


"누가 들으면 촌에서 도시에 놀러온 여자인줄 알겠어~"


미소를 지으며 혜주를 바라보던 나에게 혜주가 말한다.


"오빠가 오늘 씻고 나와서 그런지 이뻐 보인다~"


혜주의 귀여운 농담에 토라진듯 말했다


"야~~~~!! 오빠 평소에 잘씻거든~!!"

"안보니 어떻게 알어?ㅋ"

"그리고 오빠는 안 씻어도 이쁘거든~"

"그러면 다음에 나올때 씻지 말고 나와봐 오빠~ 내가 평가해줄께~ㅋ"


서로 이런 유치한 농담으로 대화하다가 내가 물었다


"오늘 뭐 먹고 싶어?"

"그냥 아무거나.."

"떡뽁이 사줄까?"

"싫어~"



- 음 오늘은 떡뽁이가 잘 먹히지 않네..-


"그럼 피자?"

"그것도 느끼해~"

"음....그러면 부대찌게 먹으로 갈까?"


혜주가 웃으며 거절한다.



"싫어~~~ 그런데 내가 아무거나 먹자고 그러고 너무 고르는거 같네^^"

"그러게~!! 아무거나 먹으면 되지~!!"

"오빠~ 그냥 맥주 마시러 가자~"

"아~!! 그러니깐 아무거나가 술 마시러 가자는거구나~ 역시 술꾼이야~ㅋ"


혜주가 약간 화들짝 놀라면서


"술꾼 아니라니깐~~"


내가 그 모습 보고 웃으니 혜주도 따라 웃는다.


"오빠 말할때 한번씩 얄미워~!!"

"미운건 아니지?"

"미운건 아니데 얄미워~~ 그러고 보니 얄밉게 생겼네..ㅋ"


얄밉다면서 다가오더니 살짝 손을 잡을라고 한다.

혜주가 내 손을 잡았다.


나는 놀라서 손에 힘이 들어갔는데 혜주가 조금 쎄게 잡으니 이내 손에서

힘이 빠졌다.


혜주의 왼손이 나의 오른손을 잡고 내 옆에 서있었으며 고개를 내 오른쪽 어깨에

살짝 기대며 말한다.


"오빠 아는 호프집으로 가자~"



집 부근에 시장이 있고 시장 입구쪽에는 약간 번화가여서 그 부근에 술집이 몇 군데 있었다.

그 쪽으로 걸어 가면서 서로 아무말도 없었다.

그리고는 혜주가 손을 살짝 빼더니 팔짱을 끼었다.



그때 내가 혜주에게 물었다.


"정말 혜주가 오빠 좋아 하는구나.."



혜주는 부끄러운듯




"몰라!! 아니거든~ㅋ"

"에이~ 맞는거 같은데~"



혜주가 장난스레 팔짱을 낀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내 배부위를 살짝 툭쳤다.

나는 장난치는 것을 받아줄려고 오버하며 배를 잡고 허리를 숙이면서 아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나 좋아하는것 같애~"


혜주가 막 웃었다.


호프집에 도착을 했다

호프집은 이른 시간에 와서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장사를 방금 시작했는지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청소를 하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창가쪽으로 자리를 안내해 주었고

나는 맥주 1750cc 하나와 과일셀러드와 낙지사리를 시켰는데

혜주가 너무 많이 시킨다며.. 돈 많이 나온다며 샐러드를  빼라고 그런다.


이런 혜주의 모습을 보니 사려가 싶어 보였다.


혜주가 오늘 있었던일을 수다를 떠는데 나는 가만히 들어만 주었다.

퇴근할때 늘 보이던 오빠가 안보여서 전화 했었다고..



곧 맥주와 안주가 나왔고 혜주가 그 무거운 1750cc가 담긴 병을 낑낑대며 들더니

나에게 따라주었다.



나도 혜주에게 따라주었다.


서로 건배를 하고 술을 천천히 들이키며 혜주의 맥주마시는 모습을 보았다.

눈을 질끈 감고 마시는 모습 상당히 귀여웠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잔을 단번에 들이켰다.

혜주는 술을 같이 마시면 전에도 그랬지만 남자 입에 먹여주는걸 좋아한다.

안주인 낙지사리를 막 비벼서 국수를 젓가락을 돌돌 말아 내 입에 갖다대면서

"아~" 그러면서 입을 벌려보라고 그런다.


정말 이런 느낌 너무 좋았다.


나는 입으로 냉큼 받아 먹으면 혜주 젓가락에 내 침이 묻을까봐

입술을 벌린 상태에서 치아로 받아먹었다.

혜주는 나에게 음식을 먹여주고 자기도 안주를 먹었다.


이렇게 술을 마시던중에 약간 취기가 돌았고 맥주를 마시니 소변이 자주 마려웠다.

혜주도 화장실에 간다면서 자리를 비우더니

돌아올때는 내 맞은편이 아닌 내 옆에 앉았다.


2시간 정도 지났고

1750cc를 두병째 비웠을때 정말 기분 좋을정도로 살짝 취했다.

그때 혜주가


"오빠가 맥주를 쏘니깐 내가 가요방 쏠께 노래 부르러 가자~"

"그래 오빠가 한노래 하거든~ㅋ"


호프집에서 나와서 그 인근에 있는 가요방에 갔다.

내가 먼저 방에 들어가 있으니 혜주가 계산을 하고 음료수 두개를 가지고 들어왔다.


혜주는 음료수를 나에게 건네 주면서 자연스레 내 옆에 앉았고

내가 노래를 고를려고 책을 볼때 혜주도 같이 옆에 붙어서 내가 보는책을 같이 보며

자기가 가르키는 노래를 불러 보라고 그런다.


내가 노래를 부르자 텔레비젼 모니터를 보며 같이 따라 부른다.

가요방에는 책이 두권인데 항상 노래를 고를때는 내가 보는책을 같이 보며 노래를 골랐다.

노래를 고르는 혜주의 옆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정말 지연이를 먼저 만나지 않고 혜주를 먼저 만났더라면 벌써 사귀고 했을텐데..

라는 생각이 계속들었다.


서비스시간까지 노래를 다하고 가요방에서 나올때 혜주가 말한다.


"에이~ 오빠 예전에 학교에서 노래 대회도 나갔다고 그랫잖어.. 그런데..... 별로던데~~?ㅋ"



이 말을 듣고 나는 멋적어 막 웃었다.


나오면서 시간이 어떻게 됐나싶어 호출기를 봤는데...


호출이 12통이나 왔다.


전부다 지수번호와 술집일것 같은 번호가  찍혀있었다.

술마시면서 깜빡했다. 지수를 만나기로 했다는걸..


가요방에서는 너무 시끄러워서 벨소리를 못들은것 같다.


이때 혜주가 나를 보며 말한다.


"오빠 한잔 더해~ 이번에 소주로 할까?"


지금이라도 지수에게 가봐야 할것 같았다.


"혜주야 너거 언니 무서워서 오늘은 여기까지~~~"

"괜찮어~ 언니에게 내가 오빠에 대해 말을 잘해놔서 너무 늦지만 않으면 돼~"



혜주가 날 보내주지 않을듯이 계속 술마시로 가자고 꼬신다.



"그냥 오빠도 좀 취했고 너거 언니에게도 점수도 딸겸해서 그냥 아쉽지만 혜주를 보내줄께~"

"그래 그럼 오빠 다음에 술한잔 하지 뭐~"

"칫 혜주 완전 술꾼이라니깐~~"


혜주가 장난스레 삐진듯


"아니라니깐~~~~~~~~"



도로에서 택시를 잡아서 혜주를 보내 주었다.

택시 뒷좌석에 앉아 출발할때 혜주가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나도 혜주에게 손을 흔들며 보냈다.


그리고 공중전화로 가서 아까 호출왔던  번호로 전화했다.

무슨 술집이라며 상호를 말하며 어떤 젊은 여성이 전화를 받았다.

내 번호 뒷번호를 말하며 호출한 사람을 찾으니

10초후에 지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음...조금 취했는 목소리였다.


"지수구나~ 승훈이 오빤데~"

"먼데~!!!!!!!!!!!!!"

"아 미안...갑자기 일이 생겨서..."

"친구들에게 오빠 자랑 얼마나 많이 했는데 오지도 않고~!!!!!!!!!!!!!!!!"

"미안..."

"연락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연락도 안되고~!!!!!!!!"

"지금 갈려고..."



지금 간다라는 소리에 약간 소리를 줄여서 말한다.



그러면서 위치설명을 하면서 술집 이름이 자전거탄풍경 이라고 그런다.



"오빠 지금 빨리 안오면 확 다른 남자 꼬셔버릴꺼야~"


이 말듣고 제발 다른 남자 꼬셔서 놀고 나 안나가면 안될까 라는 말이 진짜 목구멍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



"하여튼 빨리 가던지 할께.."

"던지?!!!"

"아니 빨리 갈께...."


이때 술 취해서 애교스런 목소리로


"빨리와~~~오빠~앙~ㅋ"


전화를 끊었다


저승으로 빨리오라고 말하는 저승사자랑 통화한것 같았다.


때 마침 오는 택시를 잡고 지수가 있는 시내로 갔다.

자전거탄풍경이라는 술집을 전에 한번 가본적이 있어서 바로 찾아갔다.

술집은 4층이였는데 1층에서 올라가려다가 그래도 친구 생일이라니

늦은김에 점수라도 약간 딸려고 주위에 있는 빵집에가서 케익을 샀다.


가장싸고 이쁜걸로 달라고 해서 케익을 하나 받아들고

자전거탄풍경으로 향했다.


술집문을 열고 들어가니 우측 안쪽에 큰테이블과 U자 모양의 쇼파가 있는곳에

지수친구 여자 8명과 남자 1명이 있었다.


그 중에 전에 봤던 시연이도 있었고 초기에 같이 떡뽁이 먹으로 갔던 여자애도 보였다.

남자는 지수친구의 남자친구인듯 했다.


지수가 나를 보더니 친구들 들으라는 씩으로


"먼데~!!!!!!!!!! 이제 오고~!!"


나는 그냥 빙긋 웃으며 지수가 있는테이블로 갔다.

지수가 자기옆에 앉으라며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손에 들고 있는 케익 상자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받아들고

친구들에게 케릭 상자를 보여주며 말한다.


"우리오빠가 이 정도로 센스가 있어~~!!ㅋㅋ"


생일인듯한 처음보는 여자애가 날보며 고개 까닥 숙이며 웃으면서 말한다.


"오빠 고마워요~"


지수가 그걸 보더니



"야~~~ 콧소리 빼고 말해~"



순간 웃겼다.


늦은게 죄라서 입 다물고 살짝웃으니깐

생일인 지수 친구가


"저 오빠 방금 눈웃음 치던데~ㅋ"



나는 놀라서 손을 저으며


"아닌데..원래 이렇게 웃어...요"



지수친구들이라서 반말을 해야할지 존댓말을 해야할지 난감했다.


어색한 대답을 본 지수는



"오빠 내친구들인데 그냥 말 편히 해요~"



이말듣고 지수 친구들에게



"그럼 말편히 할께~" 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 모습을 본 지수가


"오빠 눈웃음 장난 아니네~그 표정은 연습안하고는 나올수 없는 표정인데?"

"연습은 무슨...평소에도 이렇게 웃잖어~"

"그래서 평소에 나에게 눈웃음을 쳤구나~ㅋ"


이 말에 지수친구들이 막 웃었다.

이때 또 다른 지수친구가 나에게 묻는다.


"오빠 지연이 언니랑 사귀다가 지금은 지수랑 사귄다면서요?"


나는 무슨소리인가 해서 가만히 지수를 쳐다봤다.

지수가 날보더니


"오빠 왜 날봐?? " 그런다.


약간 황당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제각기 이야기하면서 이야기 할때

지수가 내 귀에다가 살짝 말한다.



"오빠 내 애인이라고 말해서 친구들이 여기로 오라고 한거예요.."



나도 살짝 말했다.



"진짜 당황했잖어~"

"당황할건 뭐 있어요~어차피 오빠 애인없으면 나랑 사귀면 되지~"

"............"


"그런데 오빠 오빠 입에서 술냄새가 나네..?"


당황했다.



"아....니야..네가 술을 마셔서 착각을 했을꺼야?"



귓속말때문에 얼굴이 거의 가까이 붙어있었는데

지수가 순간적으로 입술에 뽀뽀를 했다.


나는 놀래서 멀뚱히 지수를 쳐다봤고

지수는 놀래서 멀뚱히 보는 나에게


"아~! 술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확인 해봤어~"


그런다. 그러더니


"오빠 술 안마셨네~"


참 어의가 없었다.


술 마셨는지 안마셨는지 판단도 못하면서 뽀뽀를 하다니..


이 모습을 본 지수 친구들이


"애정표현 너무 과한거 아니예요~~"

"야~~ 남자 친구 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겠나~"

"야들아 저쪽에 쇼파 비워줘라~"


등등 여러가지 야유를 퍼부었다.



가장 충격적인 말은...


쇼파 비워 줘라?

쇼파 비워주면 어떻게 하라고???



진짜 무슨 할 말없이 웃음만 나왔다..

사람이 여럿이 모이니깐 굉장히 시끄러웠고 정신이 없었다.

이때 지수가 친구들에게 전부 단체로  한잔하고 게임하자고 그런다.


남자들끼리 모이면 그냥 술마시면서 군대이야기 야구이야기 여자이야기

이런거를 심각하게 혹은 웃긴이야기를 하는데 여자들이랑 술마시니



게임 이런거도 한다..


숫자 말해서 중복되거나 끝에 말한사람이 벌칙..

맥주잔에다가 맥주를 붓고 소주잔을 올려 돌아가면서

소주를 조금씩 부어서 가라앉으면 벌칙인거..


가장 창피한것은 007빵이였다. 그런데 말 안하고 하는  007빵은 정말 웃겼다.


게임을 하던중에 지수가 벌칙을 하게 되었고



지수가 그 당시에 내가 듣도 못한 흑기사를 나에게 요청했다.

내가 흑기사가 뭐냐고 물으니 술을 대신 먹어주면 소원 들어주기라고 그런다.


나는 혜주랑 맥주를 먹은 상태여서 소주랑 맥주가 섞인 술을 마시기가 굉장히 거북했는데

지수가 망설이는 나를 보더니 자기가 마실려고 잔을 드는순간

내가 본능적으로 낚아채서 내가 단번에 비워 버렸다.


이때 주위에서


"소원~!!""소원!!""소원"

"키스해~""뽀뽀해~""키스해~"


이라는 말을 막 한다.



나는 사람많아서 너무 창피했고..


다른 테이블에서도 나와 지수를 주시하며 언제 키스하나? 이런 눈빛으로 보고있었다.

하다 못해 술집 종업원까지 우리를 보며 키스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창피한데 지수는 그냥 가만히 미소만 짓고 있었다.


나는 소원을 말했다


"지수야 그냥 나 어깨 주물러 줘~"



지수친구들이 "에이 재미없어~" 이러면서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우리쪽으로 보던 다른테이블 사람들도 다시 고개를 돌리며 시시하다는듯 저거끼리 이야기하고

종업원들도 자기가 할일을 했다.


지수는 일어서서 내 뒤에 오더니 어깨를 주물렸다.


그러다가 어깨 주무린 양손을 뒤에서 내 양뺨을 잡고 왼쪽으로 휙 돌리더만

나에게 강제로 키스를 했다.


그러니깐 지수는 내뒤에 서있고 난 쇼파에 앉아있는 상황에서 고개를 옆으로 돌려져서

키스를 한것이다


고개를 휙 돌릴땐

액션영화를 보면 람보나 코만도가  적군 죽을때 목 휙돌리는거 생각이 났다.



키스를 5초정도 하다가 입을 뗀 지수는 옷소매로 입술을 쓱 닦았다.


-입술을 닦을꺼면 왜 키스를 했냐고~!!-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키스때문에 당황한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지수가 나에게 말했다.


"오빠 정말 많이 떠네요?"


지수랑 키스를 하니 지연이는 진짜 영영 떠나가는 것 같았다.

나는 잠시 이 상황을 잠시 생각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먼저갈께"



라고 말하면서 자리에 일어서서 술집문을 나섰다.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것 같았다.

뒤를 보니 지수가 서있었다


술집 계단에서 지수랑 나랑 단둘이 마주보며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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