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용어로 말씀드리면 아직 어려우실까봐 시나리오 쓰는 과정을 간략히 정리해드릴께요.
1. 소재/ 주제 / 장르를 정합니다.
단편영화나 저예산영화의 경우 연출자가 제작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어서 자신의 연출력을 다듬는 경우도
있지만 상업영화의 경우 제작비를 고려해서 영화화를 결정하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들이
한정됩니다. (소설이나 원작이 있는 경우, 원작자와 계약을 한 후 시나리오화를 진행합니다.)
2. 캐릭터 / 사건 / 전개 / 느낌(톤 & 매너)를 정리합니다.
어떤 종류의 인물들이 나오고 이 인물들이 어떤 일을 경험하는가를 정리합니다. (플롯이라고 합니다)
플롯에는 메인플롯과 서브플롯으로 나뉩니다. 메인플롯은 사건의 전개과정을 뜻하는 것입니다.
서브플롯은 사건을 겪어가면서 인물이 겪는 변화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인물과 사건을 정리하면서 느낌의 정도를 정합니다.
예를들어 같은 공포영화지만 링과 쏘우는 다른느낌의 영화라고 생각되실 것입니다.
링이 으스스하고 음습한 분위기라면(우물로 대표되는 이미지겠죠?) 쏘우는 잔인하고 무자비합니다.
장르를 정했더라도 그 느낌의 강약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톤&매너 입니다.
3. 시놉시스를 정리합니다.
A4용지 1~2장 정도로 사건의 흐름에 따라 줄거리를 짧게 요약하는 글을 이야기 합니다.
4. 트리트먼트를 정리합니다.
트리트먼트는 시나리오의 바로 전단계로 대사 없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정리하는 글입니다.
처음에는 메인플롯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다음에는 메인플롯과 함께 앞에서 이야기 한 시나리오에
들어가야할 내용들을 고려해가면서 글을 씁니다. 트리트먼트를 작성하면서 씬을 어떻게 나눌지를
정합니다.
5. 시나리오를 씁니다.
시나리오는 100~130여개의 씬으로 구성됩니다. 시나리오에는 공간/ 시간 / 날씨등의 요소는 물론이고
카메라의 사이즈와 움직임 / 인물의 등장과 퇴장 / 지문 / 대사 / 장면연결등의 요소가 들어갑니다.
시나리오는 물론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영화를 찍기위한 글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연출지식을
필요로 하는 글입니다.
2시간 분량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상당한 분령처럼 보이지만 써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시나리오 안에는 이렇게 많은 것들을 고려하며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죠.
요청하신데로 국가대표 시나리오에서 한 장면을 통해 알려드리죠
1. 실외. 무주 논길. 낮. (장소/ 공간 / 시간)
작렬하는 태양, 사막처럼 펼쳐진 드넓은 논.
그 논들 사이에 좁은 농로를 터덜터덜 달리고 있는 방코치의 봉고차.
에어컨도 고장 났는지 땀을 흘리며 운전 중인 방코치와 보조석의 밥,
모두 탈진한 얼굴이다.
이때 여유 있게 봉고차 앞으로 끼어드는 누군가.. 봉구다.
좁은 논길을 점령하듯 걸어가는 봉구. (지문 / 인물의 등장)
방코치
(크락숀 울리며) 야! 너 안 비켜!! (대사)
봉구, 들리지 않는 듯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빵!!빵!!” 방코치, 경적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바짝 따라붙은 경운기 한대.
경운기 노인, 비키라는 듯 자체제작 크락숀을 계속해서 눌러댄다.
방코치, 진퇴양난이다.
방코치
(크락숀 다시 울리며) 야! 또라이 너 진짜 안 비킬 거야?! 인마!!
그제야 뒤를 돌아보는 봉구, 성큼성큼 봉고차로 다가간다.
방코치
(제동하며) 뭐야.. 이 새끼.
봉구
(무표정하게) 태워줘..
다시 크락숀을 울려대며 씩씩거리는 경운기노인.
방코치
바빠 죽겠구만.. (애랑 자존심 싸움 났다) (지문에는 인물의 동작은 물론 배우의 감정표현가이드까지도 사용됩니다.) 너 진짜 확 깔아버린다.
빨리 비켜 새끼야!!
봉구, 단념했는지 슬픈 미소를 남기고 또 다시 중앙으로 걸어간다.
어이없는 방코치, 순식간에 핸들을 꺾어 봉구를 피해가려 한다.
봉구, 마치 뒤를 보고 있는 듯 잰걸음으로 봉고차를 막아선다.
밥
(참다못해) 아! 태워줘요! 쫌!!
방코치
(자존심 상했다) 내가 왜? 저 새낄 왜 태워?!
다시 반대쪽으로 핸들을 꺾으며 엑셀을 밟는 방코치,
하지만 봉구, 또다시 잰걸음으로 봉고차를 막아선다. 급브레이크를 밟는 방코치.
급기야 봉고차의 한쪽 바퀴가 논두렁에 쳐박힌다.
그런 방코치를 바라보며 씨익 웃고 있는 봉구.
방코치, 엑셀을 밟아 보지만 시동까지 꺼져버린다.
잔뜩 독이 오른 방코치, 봉구를 쫓기 시작한다. 어이없어 하며 내리는 밥.
다람쥐 같은 봉구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방코치, 멈춰 서서 헐떡댄다.
다시 신경질 적으로 울려대는 경운기 클락숀 빵! 빵!!
방코치
영감님! 아! 진짜 후진 좀 해봐요. 후진!!
경운기 노인
(버럭) 후진 할 줄 몰라!! 이 망할 놈아!!
방코치, 어이없어 봉구를 바라보는데 이미 우산을 활짝 펴들고 있는 봉구.
동시에 경운기 노인도 경운기 차양막을 머리위로 펼친다.
무슨 영문인지 갸우뚱하는 방코치와 밥.
그때, 경운기 뒤쪽 뚝방 위로 서서히 떠오르는 농약살포용 헬기.
마치 공격용 아파치 헬기처럼 정지한 채, 방코치와 밥을 응시하는 농약살포용 헬기.
시험 가동인 듯 헬기의 날개에서 농약이 뿜어져 나온다.
순간, 불길함을 직감하는 방코치, 냅다 달리기 시작한다.
방코치
(사색이 되어 다급히) 빨리 차에 타! 타라구!!
동시에 앞쪽으로 공격하듯 출발하는 농약살포용 헬기.
사력을 다해 뛰는 방코치와 논두렁에 미끄러지는 밥이 애처롭다.
그러나, 늦었다는 사실을 눈치 챈 방코치.. 포기한 듯 멈춰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본다.
농약헬기, 순식간에 방코치와 밥의 머리위로 대량의 농약을 투하하며 사라진다.
밥
(폭발한다) 그러게! 내가 태워주라고 그랬잖아!!
농약에 흠뻑 젖은 방코치, 역겨운지 헛구역질을 시작한다.
<시간경과> (장면전환)
경운기에 견인되어 끌려가는 방코치의 봉고차.
농약에 흠뻑 젖은 밥과 방코치, 경운기 뒤에 앉아 있는 봉구.
방코치
(체념한 듯) 야! 또라이새끼! 너 혹시 이 동네에 칠구라고 알아??
봉구
(진지하게) 칠구는 누군지 모르고... 강칠구는 우리 형인데.
방코치
(이게 웬 떡?) 니가 동생이야?!
고개 끄덕이는 봉구.
방코치
이 새끼..어른이 물어보시는데 대가리만 까딱까딱. 형 지금 어딨어?!
봉구
노가다 뛰어. 점프장 만드는 거. 지금 우린 점프장 만들어.
밥
(명단 보며) 최...흥....철. 최흥철도 알아?!
봉구
약쟁이?! (사이) 약쟁인 가순데..가수.
방코치
뭐?!
봉구
(하늘을 바라보며) 가수!!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영화 < 국가대표>시나리오 중중요
쉽게쓰는법
시놉시스 쉽게 쓰는 방법은 정말 유용하다.
여러분들께 그 방법을 소개해본다.
아래 여섯개 질문에 답을 쓰는 식으로 쓰면 된다.
1. 공감할만한 주인공은?
2. 도발적 사건은?
3. 주된 목표는?
4. 장애물은?
5. 필수적인 사건은?
6. 만족할만한 결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