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에서,,,

희귀동물 작성일 13.01.19 18: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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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만에 술을 마셨다....

웃고 떠들고 언제나 미소지으며 있는 내얼굴 뒤쪽에는 항상..

차가운 이면이 숨어 있었다...

술마시고 사람들과 헤어지고...

그전에 있던 얼굴을 벗어버리고 본래의 나로 되돌아 왔다....

집으로 정처없이 무작정 걷는다...

주머니엔...집까지 갔다가 다시 이곳까지 되돌아 올만큼...

택시비는 넉넉했지만 웬일인지 걷는다...


하늘을 바라본다....바람을 느껴본다....지나가는 차소리와..

탁한 공기만이 느껴지고 뿌연 구름에 별빛은 빛을 잃어 보이지

않는다....

걸으면서 어느샌가 주머니 속의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보니 한시가 조금 지난 시간을 가리킨다...

핸드폰의 전화번호부를 뒤적거린다...

누군가가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그냥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 사람...남자든 여자든...나이가 많든 적든

동갑이든.....그냥 아무생각없이 넋두리를 늘어놓고

상대방의 지루한듯한 하품소리와 "그래? 그래서?"

라는 말이라도 듣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전화 번호부를 뒤져보고 다시 뒤져봐도...

딱히 걸말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40여명 내가 아는 사람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동년배가 태반이지만...나이 많은 사람도

있고 나이적은 사람도 있다....

학교라는 상자에 의해 거기에 등록된 사람.마음이 통해 등록된사람...혹은 친구의 친구라는 이유로 등록된 사람....가지가지지만...

지금 내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아무곳에도 없다.....

걸음을 멈춘다...이곳이 어느곳인지 갈피를 못잡겠다...막연히 집쪽을

걸어왔는데...어느새 길에 묻혀 버렸다.......빈택시가 한대 스쳐지나간다..

난 가만히 있는다..주머니에 택시비도 있고....갈곳도 정확히 아는데...

난 그냥 멍하니 있는다....,,,술을 먹을려다 술에 먹혀 버렸나?

그렇진 않은것 같다.....내 정신은 지금 또렷하다...

그냥 이야기 상대가 그리울 뿐이다......

길가...뿌연하늘과 탁한 먼지로 가득한 인도....옆은 시끄러운 철덩어리들이 가끔 지나가는 도로....


난 그곳에 멈춰있다...누군가 이야기 할 상대를 기다리며....

그때였다....저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오는것이 보인다....

천천히 천천히...누구지? 그사람도 나처럼 술에 취해 걷는것일까?

모르겠다...난 가만히 서서 그사람을 기다린다.....

그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날...술취한 미친 사람이라

여기든 말든....그냥 말 한번 걸어보고 싶다...그냥.....넋두리를 늘어 놓고 싶다....징그런 벌레 보듯....시선을 받아도 좋다...그냥....

그냥....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 사람이 가까이 온다....내 또래의 여자다...약간 술에 취한듯 싶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내쪽으로 걸어온다......


나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본며 기다린다...

그녀가 점점 다가온다.....

예쁘진 않지만 귀엽게 생긴 여자다....

지적으로 보이진 않지만....착하게 생긴여자다..

내 넋두리를 늘어놓아도...벌레 보는듯한 시선보단

따뜻한 위로를 해줄것 같은 여자다...

그런 그녀가 다가온다....

내곁으로 온다...

5미터

3미터
2미터


갑자기 숨이 막힌다....

호흡을 할수가 없다...뭐라 말을 꺼낼수가 없다...

그녀가 지나간다....

점점 멀어진다....그러나 나는 말을 할수가 없다..

숨이 막히고 목소리는 공간속에 잠겨 있다...

그녀가 멀어진다.....따라갈려 해도 발걸음 조차 묻혀있다...

움직일수 조차 없다...내가 간신히 할수 있는건...그녀를 볼수

있게 시선을 옮기는 것뿐이다.....그녀가 점점 멀어져 안보이게

되자...난 자유로워 졌다...

갑자기 눈물이 나온다.....소리도 없이 눈물이 나온다.........

막을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틀어놓은 수도꼭지 마냥 계속해서

쏟아진다....

그자리에 주저 앉는다...그리고는 무릎사이에 고개를 뭍어서

눈물을 감춘다.....그래 잊어버리자 모든걸 잊자.....

그녀가 내곁을 떠난게 더욱 좋은 일이라면 그냥 그대로 잊자...

아까 지나친 그녀를 향한 말인지 아니면...어제 저녁에 날떠난

그녀를 향한 말인지도 모를 주인없는 중얼거림을 하고...난 일어섰다..

빈 택시가 지나간다..손을 들어 택시를 잡는다.....

그래 잊자를 계속 중얼거린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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