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행복.

희귀동물 작성일 13.01.31 2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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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띠리리리...띠리리리...

저넘의 전화가 아까부터 울리고 있다...

신경끄면 될것을...조금만 더 미련을 버리면 될것을..

 

난...그렇지 못하고....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지루해"

"네?"

"지루하다고...모든게 의미없고...지루하고 허무해...세상은 너무나 차갑고

공기는 너무나 답답해...너무나 답답해서 숨쉬기 조차 힘들어"

 

누구이지? 기억을 더듬어 봐도 누가 걸었을지 짐작조차 가지않는다..

울집 전화번호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더군다나...갑자기 전화해선..

저렇게 이야기 할 정도로 친한 친구 (더군다나 여자는 더욱..)없다..

그리고 왜 난 존댓말을 쓰고 있는지....나보다 더 어린애 목소리인데도

말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안되거든여?"

"갑자기 세상에 자신 혼자뿐이라고 느껴본적이 있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인공섬에서 조그마한 철상자에 갇혀서 버려진듯한 외로움

가진적이 있냐고?"

...물론 많다...지금도 그런생각에 가득차 있으니 하지만...

난 내색 할수가 없었다...아니 그래선 안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런생각이 꼭 없다고는 말을 할순 없겠네요...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자나요 가족들이 있고 친구들이 있고

그렇자나요..."

"친구?

 돈만보고 좋아하는 친구 걔들을 말하는거야? 앞에서 헤헤 거리고

뒤에선..욕하는 그런 애들????

아님 자신들의 자존심과 돈이 가족들보다 소중하다고 여기고

뿔뿔이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거야?"

나는 잠시 이해를 할수 없었다...

"무슨말인지.... 이해는 잘안되지만....

가족이나 친구들이라면 겉으로는 어떻게 비춰질지

몰라도 마음속으로는 서로 생각하고 있는거 아닐까요?"

"그럴까?"

"네...!!"

"웃기넹... 넌 이상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이란...다들 자신만이 가장소중한 존재이고

다른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위한 발판이야...

넌 아직...자신의 울타리 갇혀서 세상을 제대로 몰라.."

난 무슨 퍼즐 푸는듯한 대화를 하는거 같았다....

약간....논리적이지 못한 대화에..

갑자기 귀찮아졌다 전화를 끝내고 하던일이나 마져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탓인지..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높아졌다

"당신이 누군지도 또 무슨 일이 있었는도 모르지만...

정말 웃긴것은 당신이예여.. 과대 피해망상증에 사로 잡혀서...

당신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아 맞춰 볼까요?

기껏해야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하고 부모님이 이혼하고

친구가 뒷담하는것을 보는정도의 일이있었겠죠...

그정도 일때문에 당신이 이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외롭다고 느껴진가요 ??

그렇다면 당신은 정말로 과대피해망상증 환자예여

가까운 정신병원이나 가보시져,,,"

수화기 너머에는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서서히 흐느낌이 전해져 온다.

".......흑.....니가... 니가 뭘 안다고 그래..."

갑자기 수화기 저 너머에서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신경질 내듯이 지르는 고함소리가 들려 왔다..

난 짜증이 나서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다...

"부모님이 어쨌건..친구들이 어쨌건...

당신은 싸우거나 이혼할수 있는 부모님이 배신할수 있는 친구라도있죠....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그런 부모님 조차도 가지길 원하고...

또 그런 친구라도 사귀고 싶어하는사람이 있어요,,

다리가 없어서 밖에도 제대로 못나가고

또 밖에나가도 사람들은 동물구경 하듯 구경하는 사람과 도움을 바랄까봐

투명인간 대하듯 하는사람들밖에 없어

친구도 제대로 못사귀는 그런 사람이 있다는건 모르세여?

그런데도 그 어느누구보다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걸 모르세요?

정신병원이 싫으시면...

가까운 천사의집 같은곳에서 봉사활동 한번 해보시죠..

당신이 얼마나 행복에 겨운 소릴 하고 있는지알게 될꺼니까..."

"시끄럿......"

갑자기 온 전화는 그렇게 고함소리와 함께 갑자기 끊어졌다....

"휴우"

내가 무슨짓인지...이상황에 무슨 오지랖인지 모르겠다

나는 하던일을 마져 할려고,,,,썼던 편지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오늘만 지나면....오늘만 지나면..

 

그러나 다시 울리는 전화때문에 나는 또다시 방해를 받아야 했다..

"여보세요.."

"과연....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나보다 더 불행하면서도 더 즐겁게 사는 사람이 있는거야?

그런거야?"

"네!!"

"그럼 니가 증명해봐...."

"네?"

"내일 만나서 니가 그런사람들이 있는지 보여 달라고"

"앗 내일은.."

"내일 전화 할께.."

달칵...

이번에도 전화는 자신의 할말만 하고 끊어졌다..

나는 하던 일을 계속 할려고 했다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쓸말을 적어나가다..

그러다...아까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숨이 먼저나오고...그러다가

"푸훗"....갑자기 웃음이 나오는건 왜일까...

내가 아까 그런말할 자격이나 있었을까??

갑자기 모든게 허무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몇년전에 학교에서 봉사활동 나가서 사귀었던 친구가 생각났다...

제대로 사귄 친구는 처음이라고....물질적인 것으론 의지가 되어줄순 없지만...마음적으론 얼마든지

의지되어 줄수 있다고 힘들일 있으면 와서 기대라던....친구...누구보다 불행하지만 누구보다

밝았던 친구..

나는 휴지통에 쓰던 유서와 수면제 통을 버리구

..그 친구녀석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한다...

"여보세요"

수화기 저편에서 그리워 했던 밝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난...그에게 나의 불행하다고 생각했던..우스운이야기의

이야기의 첫마디를 꺼내놓는다......

 

"올만이지 나 요즘 지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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