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2

사랑방거지 작성일 19.01.07 21: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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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만난것은 객잔운영자들의 수장이었던 장대수의 집에서였다. 

장대수는 항주에서 여러개의 객잔을 운영하는 자였고 정례적인 모임을 관례대로 자신의 집에서 개최하였다. 사실 송철홍이 자신을 초대한 것은 의외였다. 자신은 항주에 온지 얼마안되는 사람이었고 송철홍에 비하면 거간으로써의 경력도 일천한 처지 였다. 

그 모임에서 송철홍은 또 뜻밖으로 자신의 딸을 소개한 것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송교교는 미색만큼이나 상당한 염문이 항주 사교계에 널리 퍼져 있었다.

송철홍에게는 자식이 송교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송교교를 제외하고 딸이 둘 더 있었는데 그 중에 막내딸을 지부대인의 자식과 짝을 짖게 하기위해 물밑 작업중이었다. 그 와중에 소문에 민감한 지부대인의 체면을 생각한다면 송교교같은 딸은 걸림돌이 될 터 였다. 오히려 미색이라면 송교교가 월등한 까닭에 송교교의 염문 상대로 지부대인의 아들이 있다는 소문은 송철홍에게 이러저러한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런 모든 사실은 아주 작은 시차를 두고 진세방은 파악하게 되었는데 자신은 송교교의 미색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때 자신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전력투구하던 시기였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기였다. 아내는 자신을 위해 웃어주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결혼이었으리라. 그녀는 자신을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그리고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

진세방은 그런 모든 소문을 과감히 감수하고 송철홍을 자신의 가족으로 삼았다. 

그 다음부터는 쉬운 문제였다. 그는 일에 미쳐 살았다. 진세방의 수완은 송철홍도 만족할 정도여서 그 날 자신이 했던 결정이 반추할때면 자신의 허벅지를 두드리며 주먹을 흔들고며 말하고는 했다.

송철홍의 야망도 달성되어서 지부대인이 5년여 만에 황상의 부름을 받아 북경으로 마침내 떠나게 되었고 덩달아 송철홍도 마침내 북경으로의 상로를 개척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자고로 정치에는 돈이 들게 마련이다. 상인이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관의 힘이 작용하지 않고는 큰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은 어린아이라도 아는 세상 일이었다.

진세방이 송교교에게 아내로써 만족한 것은 딱 하나였다. 그녀는 평상시에는 말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행동거지도 조용하여 일하고 있을때는 하루종일 얼굴 볼일이 없을 정도였다.

그녀는 결혼을 하고 나서도 진세방과 한 침상에서 일어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방사가 끝나고 나면 어느 순간엔가 자신의 방으로 사라지곤 했는데 처음에는 그것이 항주의 부부간의 문화로 착각을 한적도 잇었다. 내밀한 부부간의 일을 타인에게 확인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기에 의문이 들었지만 그렇게 합리화를 통해 지나가 버린것이었다. 그녀와의 궁합은 어디서도 찾을수 없는 최고의 것이었다.

그녀와 방사를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강제된 힘이 필요했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 앞에서 옷고름을 품적이 없었다. 방사를 할 때면 그녀는 마치 온몸으로 우는 여자 같았다. 기녀와 잠자리를 가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럴때 조차도 아내가 생각나곤 했다. 아무리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라도 잡자리후에는 아내에게 돌아가 있곤 했던 것이다.

 

"당분간 자네로 살 것이야. 물론 송매도 마찬가지로 나의 아내로 살겠지."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당신은 최고였어. 나에게는 그렇지만 내 친구가 좀 더 좋았나봐?"

 아내의 무표정한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다. 생각했던 반응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자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내가 가져도 되겠지?"

"자네에게는 그 만한 자격이 있지.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자네 덕분이었다고 생각해."

"그래. 고맙군."

"칼에 독을 묻혔나봐?"

"응. 약간의 독과 안정제도 같이 묻혀놨어. 자네의 고통을 보는 것은 아무래도 괴로워서."

"고맙군. 칼을 뽑지않은 것도 고마워. 출혈이 심하지 않아서 아직은 견딜만 하군."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어. 당신이 내 친구와 자는게 이상하지는 않아. 당신에게는 야망이 없잖아. 돈이라면 충분히 있는 것이고. 그렇다고 당신이 내 친구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는 마. 그게 아니라는 것은 잘 아니까."

아무말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아내의 입이 열렸다.

"자유. 무엇이든 할수있는 자유. 그걸 원했어요. 물론 불륜을 통한 자극이 나를 조금 더 과감하게 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어요."

"그렇군. 내가 줄 수 없는 것을 원했군. 그건 내 친구도 마찬가지고. 자네는 역시 돈?"

"성공을 위해서라고 해 주게. 소소한 성공은 나를 만족시키지 못해. 송매의 몸 조차도 나를 만족 시킬수가 없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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