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학습지 교사 시절 이야기

야채쥬스 작성일 20.12.16 23:43:52 수정일 20.12.17 0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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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0여년전 이야기 네요. 

 아시다 시피 학습지 교사라는 직업이 여자들이 90프로 이상이고 남자는 거의 가뭄에 콩나듯 존재 합니다. 그러다 보니 방문할 때 어머님들이 환대를 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불편해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어느 날 식욕도 없고 입맛도 없어 사무실 근처에서 빵과 우유로 대충 때우고 수업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먹었던 우유가 안맞았던지 2~3집 돌다가 슬슬 큰게 마렵기 시작하더니 다음 집에서 일이 일어났습니다.

 

 7살짜리 아이를 3과목 가르치는 집이었는데 어머님은 반지하집 주택의 화장실에서 배추를 저리고 계셨습니다. 배도 아프고 수업도 해야 했기에 어머님이 어디서 무엇을 하시는지 전 관심도 없었죠. 10분 정도 수업을 하고 있는데 도저히 급똥이 설사성으로 나올거 같아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참다참다 거실쪽으로 급히 나가서 “어머니? 어머니?” 하고 부르자 화장실 문을 열고 배추를 저리다 말고 어머님이 절 보셨습니다. 

“ 저 죄송한데 화장실 좀 써도 되겠습니까? ”

 어머님은 첨엔 작은거려니 하고 흔쾌히(?) 화장실을 쓰라고 하셨습니다. 

 급똥의 냄새는 생각보다 심각했고 일을 끝냈을 때 화장실에는 배추 냄새에 버무려진 응가 냄새가 묘한 향기를 내뿜었습니다. 

 그렇게 수업은 마무리가 되었고 다음날 그 집에서 사무실로 항의와 학습중단 전화가 왔습니다.

 

 그 시절 남자라서 힘든 직업이었기에 기억에 남는 일도 많고 재밌었던 기억도 많은데 배추급똥 사건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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