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 주행실험중 바퀴 파손, 현대차 "그런적 없다"
“시속 110km에서 좌측바퀴 이탈” vs 현대차 “그런적 없다"
현대자동차의 에쿠스 차종이 지난해 고속도로 시험운전 중 뒷바퀴가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결함사고가 발생했으나 정작 본사에서는 이같은 사실이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어 진실공방이 뜨겁다.
현대차는 경기도 화성(남양연구소)에 각각 차량 외부테스트에 3개업체, 내부테스트에 2개업체 등 모두 5개업체와 하청계약을 맺고 자동차 성능(수화물부와 승용차부)시험을 현재까지 해오고 있다.
A시험업체에서 시험엔지니어로 일했던 김모씨는 지난달 16일 중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 중순 에쿠스 차종을 시험운전중에 영동고속도로구간 진부 나들목 부근에서 이 차의 좌측 바퀴가 빠져나가는 황당한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당시 운행 속도는 시속 110km 정도였으며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고 사고 차량은 견인차에 의해 A업체로 입고돼 원인 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때 현대차 연구소 직원들도 함께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에쿠스)뒷바퀴 체인이 주행시 공기압으로 굴러가는데 체인이 벌어지면서 브레이크호스 고무관에 닿아 파열돼 뒷바퀴가 빠져나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안전하게 양산된 차량에 의한 사고였는데 되레 업체는 ‘(전날 오후반이 운행한 차량을 오전반)운전자가 정비를 안했다’고 문책 했다”며 “이 사고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고 농사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김씨는 승용차부에 배속돼 현대차의 고급기종인 에쿠스, 제네시스 등으로 화성을 떠나 서해고속도로-칠곡-상주-청주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원주-여주와 영동고속도로 이천-서평택을 통해 귀환하는 시험운전코스를 담당했었다.
현대차측은 5일 중앙뉴스가 입수한 당시 사고차량 사진 확인절차에 들어가자 그때서야 부랴부랴 연구소측에 사고 경위를 알아보는 구태를 보였다.
현대차측의 한 관계자는 “좌측 바퀴축의 볼트가 헐거워 빠져나간 것 같다”면서 “바퀴가 이탈된 사고는 없었다. 현재 이 사고차량은 연구소에 보관 중”이라고 일축했다.
당시 이 차량의 시험엔지니어 김씨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사고사진에서는 사고충격으로 뒷바퀴 축이 찢겨나가 심하게 훼손된 점 등을 감안할 때 당시 사고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진을 감정한 서울 1급자동차정비소의 김인식(40) 정비사는 “(이 사진은) 예쿠스 차종이 맞다”면서 “찢겨나간 정도로 봐서 바퀴가 이탈됐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김 정비사는 이어 “사고차량은 시험용이어서 현재 출시되고 있는 에쿠스 차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측은 지난달 16일 중앙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에쿠스 바퀴 이탈 사고에 대해 A하청업체나 연구소측으로부터 보고 받은바 없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사고차량의 사진 등 증거자료가 입수되자 말을 바꾼 것.
이에 대해 김씨는 “사고 차량에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어 사고원인과 상황이 기록돼 있을 것”이라면서 “현대차측이 몰랐다는 것은 당시 현대차 직원도 있었는데 은폐의혹이 짙다”고 반박했다.
에쿠스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김모(47)씨는 “고속도로 시험중에 바퀴가 빠져나갔다면 어떻게 이 차량모델을 신뢰할 수 있겠냐”면서 “목숨을 담보로 운전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